고용노동부가 올해 3월 말 현재 고용형태를 조사해 18일 공시한 결과에 따르면, 공시대상인 300인 이상 사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는 지난해보다 2만9000명(-0.6%포인트) 줄었다.
이 가운데 회사가 직접 고용한 '소속 근로자' 비중은 82.6%(410만9000명)로 전년보다 0.9% 포인트 늘었다. 인원수로는 2만명 증가했다. 일하는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이른바 용역직 근로자(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17.4%로 86만4000명이었다.
이를 놓고 김유진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은 "앞으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고용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회사가 직접 뽑는 소속 근로자 비중이 확대되고,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줄어든 것에 대한 자화자찬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뜯어보면 고용구조의 개선 문제가 아니라 취약계층이 일자리를 잃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직접 임금을 지급하는 소속 근로자의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이른바 정규직(화) 근로자는 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기간제 근로자가 1만3000명이나 불어났다. 특히 증가한 기간제 근로자는 모두 주당 근로시간이 40시간이 안 되는 단시간 근로자였다.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일제 근로자 대신 단시간 근로자를 선호했다는 얘기다.
소속 외 근로자는 지난해(18.3%)보다 0.9%포인트(4만9000명)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300인 이상 대·중견기업이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법 규제로 구조조정이 까다로운 회사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정 대신 협력·하청·파견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형식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취약계층의 근로자에게 직격탄이 된 셈이다.
산업별로는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운수창고업(-1.6%포인트), 금융보험업(-1.4%포인트), 제조업(-1.2%포인트) 등에서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전기가스업, 숙박업 등에서는 소폭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모든 규모에서 소속 외 근로자가 줄었다. 300인 이상 500인 미만 업체에선 2%포인트나 줄었고, 5000인 이상 기업에선 -1.2%포인트, 500~999인 업체는 -0.4%포인트, 1000~4999인 기업에선 -0.3%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5000인이 안 되는 기업에선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단시간 근로자 비중을 규모별로 0.4~0.8%포인트나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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