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그리
솔그리의 독거노인 식료품 지원 모습 ©솔그리

'솔그리'는 크리스천 청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봉사단체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기 위해 존재하며 활동한다'라는 행동강령을 세우고,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소외된 이웃을 위로하고 사랑을 흘려보내고 있다. "소외된 이웃을 향한 우리의 작은 관심이 사회로부터 받지 못하는 사랑을 채워주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솔그리의 단장, 박윤호 청년을 만났다.

Q. 솔그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솔그리는 라틴어 'Soli Deo Gloria'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Soli Deo Gloria의 뜻처럼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솔그리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에 한 번씩 다양한 분야의 봉사를 통해 소외된 곳이 없도록 돌아보고자 합니다. 솔그리의 모든 활동은 자체 모집 인력과 직접 모금한 후원금으로 진행합니다.

Q. 솔그리가 만들어진 배경이 있나요?

A. 솔그리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말씀대로 살고 있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수그리스도의 눈과 귀는 항상 소외된 자들을 향해있는데, 저는 그렇지 못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대하면 1~2개월에 한 번씩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제대하고 봉사를 하려고 알아보니 마땅한 단체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주변에도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은데, 이들의 마음을 실현해 줄 수 있는 통로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직접 솔그리를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활동하고 있나요?

A. 참여 인원은 대부분 20~30대 대학생, 직장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솔그리 멤버는 그리스도인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솔그리의 활동에는 비그리스도인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한 목적이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너희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해진 다음,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고 하십니다. 순서가 거룩성에서 보편성입니다. 솔그리도 이러한 모습을 취하고자 저희의 핵심가치에 동의한 그리스도인을 멤버로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활동할 때는 비그리스도인도 모셔 함께 활동하면서 하나님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지금까지 모든 활동마다 비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Q. 멤버 모집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솔그리는 'face to face(면대면)' 방식으로 모집합니다. 멤버들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와 친구, 지인에게 연락해서 활동을 소개하고 관심 있는지 물어보거나, 솔그리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홍보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싶은데 이를 삶에서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는 지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솔그리의 방향성과 가치에 많은 공감과 지지를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가 20명의 멤버 모집이었는데, 벌써 26명이 되었습니다. 이 중에는 사회복지사, 디자이너,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모여 있습니다. 솔그리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재능 있는 청년들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Q. 솔그리는 주로 어떤 봉사활동을 하나요?

솔그리
솔그리의 연탄 나눔 모습 ©솔그리

A. 크게 여덟 가지 분야를 계획하고 활동합니다. 겨울에는 연탄봉사에 집중하고 있고, 이외에 독거노인 식료품 지원, 저소득 여성 생리대 지원, 노숙인 식사 지원, 환경 미화, 결식아동 식사 지원, 외국인 이주자 정착 지원, 저소득 아동·청소년 등을 지원합니다. 활동처를 선정할 때는 여러 복지기관과 단체를 직접 알아보고, 마음이 통하는 곳을 선택해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활동을 위한 모금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A. 먼저는 활동을 위한 참가비 5만원을 받습니다. 솔그리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활동하기 위해서는 일정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참가비를 책정하게 되었습니다. 단, 대학생이 많기 때문에 학생은 적게 내도 되고, 더 내고 싶은 분들은 추가로 후원금을 내고 있습니다.

참가비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시는 분은 있었지만, 기뻐하지 않는 사람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솔그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직접 후원과 모금에 참여하고, 모금액이 어떻게 쓰이는지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후원금만 전달하는 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단체에서 후원금만 전달하는 것을 권고하지만, 정중히 거절합니다. 왜냐하면 모금부터 봉사까지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을 때 느끼는 감동이 정말 다르기 때문입니다. 멤버들이 한 번이라도 활동하고 나면 계속 더 하고 싶어 하고, 활동이 끝나자마자 '다음 활동을 빨리 정해서 하자.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이 나눠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천국의 향기인 것 같습니다.

솔그리는 온라인에서도 모금하는데, 감사하게도 매 활동마다 수백만 원이 모입니다. 올해 7월에도 40명이 600만 원을 모았습니다. 이것은 저희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제가 중국에서 유학할 때 다녔던 상해우리교회에서도 항상 100만 원씩 지원을 해주십니다. 이 교회가 유학생 교회여서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데도 담임목사님께서 '때마다 하나님께서 무한한 은혜로 채워주신다. 우리에게 고마워하지 말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자'며 후원해주십니다.

항상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모금액이 훨씬 많이 모입니다. 정말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할 때 여러 통로를 통해 채워주심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보다도 소외된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분이 많다는 것에 감동을 받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A. '저소득 독거노인 식사 지원'을 위해 식료품을 포장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 4월, 7월에 성민재가노인복지센터와 연계해서 봉사를 했습니다. 몇백만 원어치의 식료품이 쌓여있어서 정리하고 포장하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들었습니다. 제가 들어도 무거웠는데, 여성분들은 아마 굉장히 무거웠을 겁니다. 이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는 데, 힘든 상황과는 달리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한 명 한 명이 다 연합되어 있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모두 행복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포장을 끝내고 나서는 모두가 지친 기색도 없이 빨리 어르신들께 배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활동하기 전에 예수님을 대면하는 마음으로 임하자고 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작은 예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하나님 나라가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황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활동에 함께한 분들이 하나 같이 '짐이 너무 많고 무거운데 불평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오히려 서로 더 고생하려고 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습니다.

Q. 솔그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동하나요?

A.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솔그리는 활동하기 전에 항상 '예수님을 대면하는 마음으로 활동하자'고 이야기합니다.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는 마태복음 25장 40절 말씀처럼, 저희가 찾아가는 모든 분을 예수님이라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으로 활동하는 솔그리를 통해 세상이 하나님의 사랑의 향기를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향기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Q. 솔그리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A. 솔그리는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부족한 단체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부분에 있어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고 기다리고 갈망해야 합니다. 무능력하기에 하나님께만 의지하려고 하는 자세, 이것이 솔그리의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부족한 저희가 감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입니다. 이 부분만큼은 아무리 사람이 많아지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이 오더라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본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나눔의 활동을 넘어서 각 교회 청년들이 선한 일에 연합한다는 것입니다. 멤버들이 주변에 권유를 많이 하다 보니 여러 교회에 퍼져나가서 각 활동마다 신규 인원이 5~6명씩 생겨납니다. 솔그리라는 바운더리를 통해서 여러 교회 청년들이 서로 교제하고 선한 일을 위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Q.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소외된 이웃이 놓인 상황과 실태에 대해 많은 자료 조사를 하고, 문제를 알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사랑할 수 있고, 상대에 대해 알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때 더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솔그리는 모금을 위한 홍보 글을 작성할 때 '우리가 사회에 얼마나 등을 돌리고 있고 어렵게 사는 이들에 대해 모르고 있는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후원금을 헛되게 사용하지 않도록 늘 조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솔그리는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각 활동마다 후원자분들을 모임 통장에 초대해 후원금 입출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 번 참여해보신 분들은 신뢰를 가지고 계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Q. '나눔'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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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그리의 연탄 나눔 모습 ©솔그리

A. 나눔은 사랑의 그림자라고 생각합니다. 나눔의 본질은 사랑이고, 사랑의 근원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나눔은 결국 하나님의 향기를 풍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모든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모든 활동의 원동력은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입니다. 말씀은 우리가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이유를 알아도 실천할 힘과 환경이 필요한데,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가 이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고 공급해주십니다.

Q. 8월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요?

A. 8월 14일에 '취약계층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 사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모금 중에 있습니다. 여성이라면 약 40년 동안 한 달에 5~7일의 생리기간을 보내며, 하루 평균 4~5장의 생리대를 사용합니다. 생리대는 여성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만,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비쌉니다.

2019년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5천만명 중 13만명 이상의 여성 청소년이 생리대가 부족한 생리빈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생리대 지원을 시작했지만, 저소득 여성 청소년들이 필요한 만큼 구입하기엔 너무 빠듯한 예산입니다.

생리대가 없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간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생리대가 없는 여성 청소년들이 신발 깔창이나 신문지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균감염으로 인해 나중에 여성 질환이나 임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고, 이는 결국 대한민국의 사회문제와 저출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처음부터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충분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지원해 여성 건강의 기초권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솔그리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여성 청소년들을 위해 3~6개월 분량의 생리대 키트(생리대, 위생 속옷, 여성 청결제, 생리대 파우치, 기초 화장품, 편지, 설명서)를 제작하여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이 활동을 통해 생리대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을 사회에 알리고, 여성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습니다. 이들이 생리대로 인한 걱정과 불안에서 단 몇 개월이라도 멀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합니다.

사랑의 마음을 보태주실 분들은 '카카오뱅크 3333-14-3241999(예금주 솔그리)'로 8월 13일까지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Q. 앞으로의 비전, 그리고 솔그리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서 계획하고 있는 마라톤대회와 여러 액티브한 프로그램으로 활발한 모금 활동을 진행해 더 많은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길 소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만 종식된다면 솔그리의 사역이 더 확장되리라 생각하고, 그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솔그리가 꿈꾸는 세상은 소외된 자가 없는 세상입니다. 무관심이 없는 세상입니다.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리고 사랑이 필요한 곳에 항상 저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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