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와 크리스챤아카데미(채수일 이사장)가 8일 오후 6시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와 교회’라는 주제로 온라인을 통해 제5차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에선 ‘언택트 사회 속에서 새로운 신앙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정경일 박사(새길기독사회문화원, 신학)와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명예교수, 문화인류학)가 각각 발제했다.
정 박사는 “재난 속에서 종교는 두 가지 이중적 경험을 하고 있다”며 “먼저는 과학적인 해법을 제시했다고 해도 여전히 원인과 해법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과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나 어떤 사태가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 속에서 재난을 당할 때마다 인간의 종교심은 깊어진다. 반면에 제도와 종교에 대한 불신은 커진다”고 했다.
이어 “종교가 사회적 공공성과 책임성을 지지 않을 때 시민들은 종교에 대한 신뢰를 하지 못한다. 문명 전환을 위한 기여나 마음의 치유를 위한 기여 등을 하려면 우선은 사회와 윤리적 신뢰 회복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를 고민하게 된다”며 “종교는 재난 상황에서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여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는 결국 사회적 윤리의 부재로부터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종교가 가지고 있는 윤리적이고 영적인 자원들을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종교 안에 있는 문명 전환에 중요한 자원들을 종교인들조차 꺼려하는 것은 오늘날 종교들이 보이고 있는 사회적 민폐로서의 모습”이라며 “종교가 기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책임 있게 응답하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고요하고 고독한 시간을 가지기에는 오늘의 고통이 너무 가까이에 있다”며 “개인에게 고요한 시간을 가지고 고통과 연대하며 살라고 말하기 보다는 시민사회와 종교공동체에서 공동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며, 고요와 고독이 고통의 자리를 떠나거나 멀리 떨어지지 않는 영성의 자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온라인 모임이 일상이 되었다. 오프라인의 기본적인 신뢰가 형성이 되면 온라인에서 만나지 못해도 인격적 친밀함을 경험할 수 있다. 교회는 어느 정도 안전해지면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인격적 만남이 필요하다”며 “작은교회, 작은공동체가 오히려 이 시대에 필요한 온택트 영성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재난의 종식이 끝이라기보다 지금의 재난과 다음의 재난의 사이일 가능성이 많다”며 “이전의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재난은 계속해서 돌아올 것이기에 우리는 다가오는 재난과 재앙 속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력을 잃지 않고 살아가며, 또한 다음 재난을 덜 괴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형교회 위주의 제도적인 모임보다 인격적이고 친밀한 관계들을 계속 찾아가고, 마음으로 소통하고 성찰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한혜정 교수는 “재난의 시대는 서로를 돌보는 작은 움직임이 회복되어야 하며 이것이 영성과 모성의 자리”라며 “난감함을 공유하며 질문하고, 실험하는 공동체가 있는가. 자신의 삶을 포기 하지 않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로 읽는다.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총체적으로 읽는다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이어져 있는 세상의 삶을 자세히 관찰하고 토론하며 보다 낫게하는 식으로 비판적이고 실천적으로 읽는다는 말(탈식민지 시대 글읽기와 삶읽기, 1992, 193쪽)”이라고 했다.
끝으로 정 박사는 “교회 안에서부터 사회적 모성을 되찾아가고, 경험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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