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3일, 1년여 만에 주일예배 강단에 복귀했다. 김 목사는 이날 1부 예배 설교 직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원고를 읽으며 복귀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김 목사는 “2021년을 맞아 새로운 소망 가운데 서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린다. 하나님은 선하시고 완전하셔서 그 분의 뜻을 신뢰하고 모든 것을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와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짐을 지게 하고 마음을 어렵게 했던 모든 것에 죄송한 마음이다. 계속해서 우리의 낮아짐으로, 그리고 더 교회다워짐으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복음을 전하며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더욱 힘써 일하겠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도 부족했고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지금부터는 명성교회 교우들을 전심으로 목양하고 맡겨주신 선교 사명에 집중하겠다. 외부활동은 삼가겠다”며 “고난과 수고 속에서 말씀을 전하신 원로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원로목사님의 헌신을 통해 자리를 비운 저의 시간이 오히려 우리 교회가 영적 풍요함을 누리고 믿음의 성장을 한 전화위복이 되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상실과 아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온라인 예배를 지키신 모든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명성교회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진심어린 우려와 질타를 겸허한 자세로 듣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명성교회 담임목사직을 1년 넘게 쉬면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모든 세대를 살리는 교회를 위해 일할 때 하나님의 은혜가 새로운 시대를 소망으로 채워갈 것임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 목사는 ‘기대의 차원을 높이라(여호와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시편 30:18~22)라는 제목으로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오랜만에 돌아와 사역을 시작하는데 혹시 저를 너무 기대하지 말라. ‘김하나 목사가 돌아오면 무슨 좋은 일이 생길까?’ ‘교회가 더 좋아질 수 있을까?’ 물론 저는 여러분에게 기대받을 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분명히 아실 것은 제가 설교한다고 해서, 제가 있다고 해서 달라질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저를 향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그 1차원적인 기대보다는 한 단계 높여서 2차원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가장 높은 길은 아니지만 그 다음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러분을 향한 기대를 먼저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제가 여러분에게 은혜를 줄 수 없다. 여러분이 은혜를 사모해야 은혜를 받을 수 있다”며 “2021년 첫 주일을 맞아서 이 시간 나에 대한 기대를 먼저 가져보시길 바란다. 내 안에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과 준비된 마음, 그것을 향한 기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높은 차원의 기대는 하나님을 향한 기대”라고 덧붙였다.
한편,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총회장 신정호 목사) 측은 지난 2019년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소위 ‘수습안’을 가결하며,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을 올해 1월 1일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김 목사는 지난 1일 자정께 송구영신예배에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런 가운데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대표 박은호 목사)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난 제104회 총회의 명성교회 수습안 가결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