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행 19:8>
어느 순간부터 교회에서는 이 땅의 이야기들로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나라 이야기는 듣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분명 속으로 이러한 의문이 드실수도 있습니다. "아니, 저건 목사님의 편협한 생각이 아닌가? 교회에서 어떻게 이 땅의 이야기들이 더 많을 수가 있는가? '형제님, 자매님, 목사님, 집사님, 장로님, 성도님' 이러한 사람에 대한 용어들도 교회에서만 들을수 있는 이야기이고, '하나님, 예수님, 기도, 말씀, 예배' 이러한 신앙적인 용어들도 교회에서만 들을 수가 있는 이야기이고, '사랑, 인내, 섬김, 봉사, 헌신, 교제' 이러한 용어들도 이 세상에서 보다는 교회에서 더욱 더 많이 사용하는 용어들인데 말이야. 어떻게 이러한 용어들을 사용하는 교회의 이야기가 이 땅의 이야기라고 할 수가 있는가?" 라고 말입니다.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고 반드시 가져야 할 의문입니다. 그러한 용어들을 교회안에서만 사용하고 또한 이 세상보다 더욱 더 신앙적인 용어들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하나님나라의 이야기가 되는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쓰고 있지 않는 거룩한 용어들을 사용하고 이 세상보다 더욱 더 신앙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가 결코 될 수가 없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나라는 장소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장소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은 아무리 그 장소가 거룩한 장소이고 구별된 장소일지라도 그 장소 자체가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교회라는 건물자체가 분명 세상과는 구별된 장소이긴 하지만, 그 교회라는 장소 자체가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교회라는 장소 자체가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기에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이야기들이나 일들은 자동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나 일들이 될 수가 없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장소개념이 아니라 주권 개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주권의 개념이라는 의미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곳이 어디이든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삶의 현장이나 장소의 주인이 누구냐가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신앙적인 용어들이나 거룩한 용어들을 많이 들려진다고 해서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사역속에 하나님이 주인 되는 실질적인 역사를 경험하고 또한 그 교회를 이루는 성도들의 삶 속에 하나님이 주인 되는 삶의 고백이 이루질 때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져가는 것입니다. 그 경험한 하나님을 나누는 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지금 교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지고 있습니까? 과연 하나님이 주인 되셔서 다스리는 이야기가 들려지고 있습니까? 아니면 자신이 주인 되어서 이루어지는 세상 이야기가 많이 들려지고 있습니까? 이러한 내용의 제 설교나 이야기를 들은 성도분들 중에 저에게 종종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그렇다면,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신앙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럴 때 마다 저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신앙의 본질은 '어떻게 믿음으로 이 세상을 잘 살아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믿음으로 저 세상을 잘 준비하느냐 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교회에서도 다른 종교집단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믿음을 이용해서 이 땅에서 잘 사는 것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자녀들이 복을 받을 수 있을지를 가르칩니다. 고 3 입시때만 되면 각 교회마다 수능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엽니다. 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귀한 기도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인 자녀들의 신앙적인 헌신을 위한 특별기도회는 잘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녀를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의 기도회는 잘 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대학 가는 것은 은혜이지만 힘든 선교지에 나가는 것은 은혜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을 살아갈지를 가르칩니다. 직장에서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을 가르칩니다. 가정에서 행복하게 그리스도인으로써 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칩니다. 이웃 간에 사랑으로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르칩니다. 한번 더 강조하지만, 이러한 가르침들은 정말 꼭 필요하고 귀한 가르침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을 살아야 할 궁극적인 이유인 하나님 나라를 먼저 더욱 더 가르치고 있지 않다면, 천국의 소망을 먼저 더욱 더 가르치고 있지 않다면, 지옥의 끔찍함을 먼저 더욱 더 가르치고 있지 않다면, 영원한 생명의 시작인 복음을 정확하게 가르치고 있지 않다면, 그것들은 단지 종교적인 행복한 이 세상 사람들을 만드는 이 땅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이 주인 되는 삶을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공동체가 많이 일어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박진우 목사(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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