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태영·류정호·문수석 목사, 이하 한교총)이 18일 오후 서울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6.25 한국전쟁과 손양원 목사 순교 7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문수석 목사(예장 합신 총회장)의 인도로 진행된 1부 기념예배에선 참석자들이 일어나 찬송가 ‘내 주의 나라와’를 부른 후 김윤석 목사(한교총 상임회장/예성 총회장)가 대표기도를 했다. 이어 김종은 대령(한국군종목사단장)이 성경(고린도전서 15:55-58)을 봉독한 후 영락교회 중창단의 찬양에 이어 이성희 목사(한교총 명예회장, 예장 통합 증경총회장)가 ‘승리자 그리스도!’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가는 것을 막으려고 로마 군인이 보초를 섰다. 하지만 돌문은 열렸고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패배처럼 보이는 죽음이 오히려 승리였다”며 “예수님은 죽으시고 다시사심으로 승리하셨다. 예수님은 승리를 향하여 멈추지 않고 가셨다. 겟세마네동산의 기도도 멈추지 않으셨다. 부활 승리를 향한 멈춤 없는 삶이었다”고 했다.
이어 “십자가에 달리셨어도 그 길을 멈추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부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예수님은 달려가셨다”며 “패배자가 어떻게 역사의 주인이 되는가? 예수님이 우리 삶의 주인 되시기에 가능하다. 예수님이 이미 부활하셨고 그분이 첫째 열매가 되셨기에 우리도 죽은 이후에도 다시 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성공은 ‘하나님의 뜻대로 하시는 것’이었다. 이는 모두 순교의 문맥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패배, 좌절, 굴복, 절망이 결코 아니다. 우리의 승리, 영광스런 생명, 영광스런 소망이 하나님의 뜻이며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3.1운동의 중심이었던 이유는 부활승리를 믿었기 때문이다. 허드슨 테일러 연구소도 매년 15만 명이 순교한다고 보고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영원한 승리를 얻고 부활할 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보상 없는 십자가는 없다. 승리자에게 하나님은 반드시 보상을 주신다. 패배는 그리스도인의 단어가 아니”라며 “그래서 바울은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해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라고 선포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김태영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의 사회로 2부 기념식 및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먼저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담임)가 환영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 같은 예배는 없어야 한다. 오늘날 전쟁이 없었다면, 손양원 목사님이 순교하지 않았다면 오늘날과 같은 예배를 드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언젠가 복음통일에 감사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북한의 무너졌던 예배당을 수축하고 봉헌하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어 기념사한 윤보환 목사(NCCK 회장, 기감 감독회장 직무대행)는 “금년은 6.25 전쟁 70주년, 손양원 목사의 순교 70주년이다. 슬픔과 기쁨을 다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6.25 전쟁은 슬픔이지만 유물론인 공산주의를 끊어내는 기쁨이었다. 손양원 목사의 순교도 자식을 잃은 아픔이지만 이런 아픔을 하늘의 위대한 상급으로 올려드린 기쁨이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 강경민 목사(평통연대 상임대표)는 “대한민국 교회는 공산주의와 외세의 침범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대한민국 교회는 과거에 머물 수 없다. 평화를 만드는 자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더 많이 받은 자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한국교회가 평화를 열기 위한 길을 걷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손양원 목사님을 기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한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는 “일제강점기, 6.25 사변이 없었다면 손양원 목사님 같은 분들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 성경은 환난과 고난을 기뻐하라고 했다.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시편 50:15)라고 했다”며 “사실 6.25 사변이 없었다면 한국교회에 처절한 회개 운동이 있었을까? 사변 중에 한경직 목사, 박윤선 목사를 중심으로 철저한 금식·회개 운동이 일어났다. 이성봉 목사님도 ‘예수 안 믿는 사람이 지옥 가는 게 아니라 회개 안 하는 사람이 지옥 간다’며 회개 운동을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6.25 사변은 영적으로 보면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나는 대구에서 3년 동안 피난생활을 하면서 주일성수, 긍휼사업, 새벽 기도 등에 더욱 열심을 다했다. 6.25 사변 3년이 내 신앙에서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나 뿐만이 아니었다. 사사기에서도 재난 이후 하나님의 긍휼이 있었다. 6.25 사변과 일제강점기가 영적으로 보면 더욱 은혜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 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손양원 목사의 딸인 손동희 권사에게 들었다며 손 목사의 생전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손양원 목사님은 일제강점기 속에서 자신을 핍박한 일본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으셨다. 손 목사는 자기를 못살게 박해했던 일본 순사를 해방 후에 만났다”며 “순사는 ‘나는 맞아 죽게 됐다’며 벌벌 떨었다. 그런데 손양원 목사님은 그에게 ‘당신이 나빠서 나를 박해한 게 아니라 시대가 나빠서, 당신 직업이 나빠서 그랬습니다’라며 격려하고 전도했다”고 했다.
그는 “고 2때 ‘사랑의 원자탄’이란 책에서 손양원 목사님이 자기의 두 아들을 죽인 공산당원을 양자로 삼은 이야기를 봤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라며 “손양원 목사님은 평양신학교에서 전도사 안수를 받고 일본 경찰에게 박해까지 받고, 공산당에 의해 순교당할 때까지 일본 사람, 나환자 모두를 사랑하셨다“고 했다.
이어 “손 목사님은 나환자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줬다. 침이 나병에 좋다고 들어서 적극 빨아줬다. 언제는 손양원 목사님 피 검사를 해보니까 피가 깨끗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손 목사님은 오히려 ‘주님 나는 더 이상 틀렸습니다. 나는 나환자처럼 됐어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세속주의로 물든 한국교회가 지금 손양원에게 배워야할 것은 처절한 회개와 원수사랑, 그리고 섬김의 삶”이라며 “이를 바라봐야 한다. 멋진 설교, 대단한 신학, 신유나 이적, 프로그램과 행사가 아니다. 그분의 사랑을 조금 더 몸에 지닐 수 없을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행하고 원통한 재난이 필요하다면 주소서. 부족한 우리들이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아서 제물 되는 인생을 살게 하소서. 성령님, 나의 연약함을 도우소서”라고 기도한 뒤 설교를 마쳤다.
이어 류정호 목사(기성 직전 총회장)와 진희근 목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 이사장)가 한교총 성명을 발표했으며, 한교총 총무 최우식 목사의 소개로 박유신 목사(손양원 목사 외손자, 함안 산돌손양원기념관 관장)가 인사말을 전했고 윤선율 장로(예장 합동 장로부총회장)가 ‘민족의 평화공존과 번영을 위해’ 기도함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성명에서 “동족 간에 벌인 3년 여의 전쟁은 한반도를 초토화시키고, 민족의 가슴에 깊은 원한을 심어 놓았다. 전쟁이 멈춘 뒤로도 조국은 분단과 남북간의 적대정책으로 비극이 끊이지 않았다”며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아픔은 가실 길이 없다. 동북아를 둘러싼 강대국의 세력 다툼은 남북의 평화의 걸림돌이 되어 민족의 통일을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판문점의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잠시 보이던 평화의 그림자는 다시 냉기류에 스러지고 있다. 남북이 화해와 공존의 손을 맞잡을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요원하다”며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아들도 삼고, 다가올 죽음을 피하지 않고 순교의 면류관을 받아든 산돌 손양원 목사의 사랑이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을 찾게 한다. 분단의 갈등을 넘어서는 화해의 길은 용서와 사랑의 순교정신으로 열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에서는 이날 영락교회 본관 앞 광장에서 ‘순교자 손양원 관련 사진전’을 진행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손양원 목사님을 기억하도록 손양원 옥중서신과 만화 손양원 책자를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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