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총회가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15일 온누리교회(서빙고)에서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임성빈 총장(장신대 총장)이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임 총장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은 미증유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전염병으로 인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 등 각 영역을 막론하고 일상적인 대면 접촉을 자제하고 비대면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생활 세계의 풍경을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온라인 예배나 수업, 재택근무가 시도되는 등 일하고 여가를 보내고, 관계를 맺는 방식의 변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변화의 속도와 방향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 중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변화의 내용이다. 새롭게 변화된 개인적·구조적 차원에서의 삶의 내용과 방식의 급속한 도래는 재난적 상황에 잘 대처하는 것만큼이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이할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의 공감대를 확장토록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향후 수십 년 후에나 도래할 것이라 예상했던 미래를 갑작스레 맞이하는 이 문명사적 분기점에 있는 한국교회 역시 대내외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며 “코로나 시대 속에서 교회공동체는 공적 역할 뿐만 아니라, 목회적으로 교회 됨의 본질을 회복하는 매우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극복과 재난 극복 이후 교회의 위상과 존립을 위한 교회의 방향성을 생각해 볼 때 먼저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며 “코로나19는 신앙인에게 이웃이 단절되거나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 ‘나’의생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했고, 이웃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성찰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교회는 신앙인들로 하여금 교회가 교회됨은 신앙인들이 부르심의 목적을 다시금 깨닫고 신앙인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양육할 때, 비로소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둘째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세계관과 가치체계에 대한 신앙이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를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세계관과 가치체계에 대한 신앙을 명확하게 세워가도록 힘써야 한다. 지체로서 인류애를 굳건히 함으로써 경제적 상황과 인종과 국가를 넘어서서 창조세계의 생명과 연약한 지체의 기본권에 가치를 두는 생명 중심의 삶을 실천함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셋째는 고통의 현실 속에 고난당하는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하나님의 일을 행하는 신앙”이라며 “교회는 모두가 신음하는 재난의 상황 속에서 신앙인들이 악과 죄와 고통의 현실을 깊이 인식하고 고난당하는 이웃을 마주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세워가야 한다. 참된 신앙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고난 한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아파하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고난당하는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행할 것을 도전한다”고 했다.
임 총장은 “넷째는 철학과 사회과학, 정치와 언론 등 일반은총의 영역에 대한 관심”이라며 “일반은총에 속한 여러 영역, 특히 자연과학, 사회과학, 철학, 언론, 정치 영역 등과의 소통과 그 영역들에 대한 신앙적 해석과 응답 등이 신앙인의 신앙인 됨에 주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이 모든 영역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지만 이 때 기억해야 할 것은 만인제사장, 즉 자신의 영역에서 모두가 ‘제사장적 역할’을 한다는 신앙적 각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섯째로 목회적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제 교회는 이른바 평신도들의 책임적 사회참여와 교회사역 사이에서 역할분담과 연계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목회 방향, 교육과 정책결정의 구조변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설교의 중요성과 함께 예배의 통전성이 회복하고, 예배 공간은 실질적인 드림과 헌신의 거룩한 공간으로 회복되어야 한다”며 “그리고 만남의 성격에 따라 온라인 모임과 오프라인 모임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교단과 신학교, 그리고 개교회적 차원에서 향후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전염병이나 지진, 사고 등의 재난적인 비상상황을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디지털 역량 격차 해소를 위한 섬김과 소형 교회들을 위한 협력 지원 체제 구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회는 안전한 곳이어야 하며 동시에 세상의 안전함을 넘어서 위험한 교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안전한 교회와 복음적인 삶, 즉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한 신앙의 여정을 감당할 수 있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 신앙인들은 더욱 신앙인다워져야 하고, 안전하지만 위험한 교회는, 오로지 말씀 위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무엇보다 앞세우는 교인들, 복음의 공공성과 차별성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인들이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는 결과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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