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1]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또 하나의 골칫거리인 ‘인포데믹’ (Infordemic)이 요즘 회자되고 있다. ‘인포데믹’은 ‘정보’ (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가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사안에 대해 부정확하게 증폭되어 부작용을 낳는 정보의 범람을 뜻하는 용어로, 2003년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Rothkopf)의 글에서 ‘정보 전염병’이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되었다. 이후 이 용어는 ‘특정 사안에 대해 왜곡되어 범람하는 정보의 흐름’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2]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유행하자 지구촌이 문을 닫아걸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고 일정 기간 거소 (shelter-in-place)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이런 와중에 사람 잡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민간요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급속히 퍼져왔다. ‘위스키 양치질이 좋다’, ‘안티플라민을 코에 발라 숨 쉬면 예방된다’, ‘소금물 알코올 마늘 카레를 섭취하면 예방할 수 있다’ 등 무책임한 정보가 난무해왔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 검증되지 않고 널리 유포되는 가짜 정보를 ‘인포데믹’(infordemic)이라고 한다.

[3] 감염병은 ‘epidemic’인데 대유행을 하면 ‘팬데믹’ (pandemic)이 되고, 지역에 터를 잡고 토착화 되면 풍토병, 즉 ‘엔데믹’(endemic)으로 바뀐다. 그러나 ‘인포데믹’ (infordemic)은 감염병에 관한 엉터리 정보만을 뜻하지 모든 잘못된 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가짜 정보나 부정확한 정보는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이라고 한다.

지난 20일 동안 북한의 김정은에 관한 수많은 ‘설’들이 있었다. ‘김정은이 죽었다’나 ‘김정은이 죽은 거나 다름없다’ ‘김정은의 죽음을 99% 확신한다’ 등등 무수히 많은 추측성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4] 하지만 그동안 건강 이상설에 휩싸이며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인 오늘 공개 행사에 나타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하자 청와대는 탈북자 출신의 미래통합당 태영호, 지성호 당선자가 ‘김정은 건강 이상설’ ‘사망설’ 등을 주장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들의 주장이 다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영호 당선자는 앞으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힘쓰겠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5] SNS의 발달로 인해 정치, 경제, 연예계, 스포츠계 등등 수없이 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산다. 그중 잘못된 가짜 정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이 가짜 정보인지를 분별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큰 문제로 다가온다.

가짜 정보나 뉴스에 속아 재산을 날릴 수도 있고, 뽑아서는 안 될 정치가들을 선택해서 나라를 망치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한 사람의 영원까지 망칠 수는 없다. 최악의 경우 거지가 되거나 아니면 죽음이다.

[6] 그런데 ‘영원한 진리’에 관해서는 사안이 다르다. 잘못된 정보나 지식으로 말미암아 영원한 멸망의 길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자신의 가르침이 진리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 대한민국의 이단들의 천국이다.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가르치는 이단이 있는가 하면, 자신을 예수님으로 믿으라는 이단도 있다.

그들이 가르치는 진리란 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이 ‘미스인포메이션’에 빠져서 이단의 소굴에서 지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7] ‘김정은이 죽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닌 게 맞다 치더라도, 가짜 정보를 사실로 잘못 알고 있는 내 영혼에 큰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다. 믿었던 친구가 소개한 가짜 정보에 속아 재산을 다 날려버렸어도 내 영혼에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참 진리가 아닌 다른 진리, 즉 거짓 복음에 속아 넘어가버렸다면 정말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생이 아닌 ‘영벌’(eternal death)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 가짜 복음을 진짜 복음이라 믿고 전하는 이단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8] ‘에피데믹’(epidemic, 생물학적 전염병)인 코로나19는 한 개인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그치지만, ‘인포데믹’(정보 전염병)과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 가짜 정보)은 순식간에 사회 전체에 경제적 파국을 가져올 수 있다. 가짜 정보 중 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이단들이 유혹하는 가짜 진리, 거짓 복음이다. 성경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을 따르는 것을 내가 이상하게 여기노라”(갈 1:6)

[9]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 1:8)
이때 ‘다른 복음’이란 헬라어 ‘헤테론 유앙겔리온’(ἕτερον εὐαγγέλιον)으로 ‘질적으로 족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르고 가짜인 복음’이란 뜻이다. 성경을 빙자해서 ‘복음’이라 가장하기에 사람들이 잘 속아 넘어가지만, 사실은 전혀 복음이 아닌 가짜 진리요 거짓 진리이다. 성령으로 영감 된 성경의 참 진리 내용 그대로 전하지 않는 모든 것은 ‘다른 복음’이다.

[10] 그럼에도 세상 가짜 뉴스는 경계하면서도 우리와 우리 자녀들과 소중한 사람들의 영혼을 향해 특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이단들의 가짜 진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 영혼이 천하보다 소중하건만, 나 개인의 영혼 뿐 아니라 주변에 참 진리를 알지 못하는 죽어가는 자들과 잘못된 진리에 빠져서 허덕이는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점검해보는 하루가 되자.

신성욱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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