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정부가 종교의 상징이 국기보다 높을 수는 없다는 구실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기간 교회 옥상에서 수많은 십자가를 철거했다고, 종교 자유를 위한 매거진인 '비터 윈터'(Bitter Winter) 를 인용해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달 월 중순 장쑤와 안후이의 동부 지방과 산둥 지방의 린이(Linyi) 지역의 여러 교회에서 십자가가 철거되었다.
또 지난 2월, 중국 관리들은 정부가 승인한 허시(Hexi)에 소재한 삼자교회에서도 십자가를 철거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이 교회는 정부가 시행한 종교 '중국화' 정책의 4가지 요구 사항을 이행하고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기간 동안 모든 모임을 중단했지만 단속 대상이 되었다.
이 지방에 거주하는 한 기독교인은 ‘비터 윈터’에 "정부는 전염병이 확산하는 기간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기보다 십자가를 철거하는데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헤이룽장 성 북동부에 위치한 허강에 소재한 삼자교회에서 수많은 십자가가 철거됐다.
동산(Dongshan)시에 거주하는 한 기독교인은 '비터 윈터'에 "교회 십자가가 국기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지역 관리들이 십자가를 철거하지 않으면 교회를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허강 시 뤄베이 현의 '그리스도복음교회'(Christ Goespel Church)와 '뤄베이 기독교 교회'(Luobei Christian Church)의 십자가 역시 철거됐다. 이 지방 정부의 직원은 "십자가가 너무 시선을 사로 잡아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십자가 철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정부 관리들은 허난성 구시 현 란팡 교회에 "당신들에게 음식과 돈을 주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공산당"이라며 십자가 철거 명령을 내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 십자가는 사라졌다.
교인들에 따르면 철거에 앞서 정부에서 이 교회 지도자들을 '이념적 사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소집했다. 인근 마을의 관리들이 질서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교회에 들이닥쳤다.
교인들은 "평범한 시민인 우리가 어떻게 이런 관리들의 권력에 저항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는 분노를 억제하고 침묵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수만명의 중국인이 감염됐고 수천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중인 지난 달에도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멈추지 않았다.
정부 승인을 받은 교회 뿐만 아니라 지하교회를 포함해 대부분의 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산둥성에 소재한 국영 기독교 단체인 삼자애국운동(Three-Self Patriotic Movement)과 중국기독교협회(China Christian Council)는 모든 온라인 예배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관리들에게 기독교인들이 모임을 갖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CP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중국은 미국 국무부로부터 종교 자유 침해가 특별히 우려되는 국가로 분류됐다. 시진핑 주석 하에서 중국 정부는 수많은 교회를 파괴하고 첨탑과 십자가를 철거했다. 중국에는 6천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살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미등록 또는 '불법'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난 해에는 5천명의 교인들이 출석하는 지하교회인 청도에 소재한 언약교회(Early Rain Covenant Church), 광저우의 롱궤이리(Rongguili) 교회, 샤먼의 쉰스딩(Xunsiding) 교회를 강제로 폐쇄됐다.
오픈도어즈는 "공산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를 '중국화'하는 정책이 점차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및 NGO에 대한 새로운 제한과 종교에 대한 새로운 규제는 모두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리노이에 소재한 링컨 기독 대학의 중국 연구소 소장인 지안 주(Jian Zhu) 목사는 1979년 이래 가정 교회에 대한 중국의 박해가 최악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현재 가정 교회에 엄격한 제한과 정책을 적용해 이웃들에게 서로 감시하도록 요구하고, 학교 교사와 대학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교회를 비난하는 성명을 서명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제 그들은 공적인 생활에서 기독교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출석하는 것을 관찰하고 감시한다. 가족이나 친척들은 교회 출석을 위협받거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고 C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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