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제137차 정기학술발표회를 마치고.
한국개혁신학회 제137차 정기학술발표회를 마치고. ©한국개혁신학회 제공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벤자민 워필드(Benjamin B. Warfield, 1851-1921)는 개혁주의 전통 안에서 중요한 신학자들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학자들은 그를 탁월한 칼빈주의 연구가임을 증거하고, 혹자는 교회사 주요 신학자들의 계열에 위필드를 올려놓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인식론은 상식철학과의 관계, 이성의 역할과 관련하여 크게 비판받기도 했다.

지난 7일 백석대에서는 한국개혁신학회 제137차 정기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상엽 박사(백석대)는 "벤자민 워필드의 인식론"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워필드의 인식론은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며 "‘워필드 사후 100주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한국 초기 장로교에 큰 영향을 준 그의 신학적 유산을 다시 평가하며 그의 인식론을 살펴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했다.

워필드에 대해, 일부 해석가들은 그가 변증학과 믿음에서 이성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해 로마 카톨릭이나 아르미니우스주의적 경향을 드러낸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그러나 김상엽 박사는 워필드가 "변증학을 신학서론으로 다루며 그 안에서 이성의 역할을 설명한다"면서 "이때 변증학은 기독교 신학을 구체적으로 다루기 전에 객관적 토대를 확립하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기독교 신학을 전개하기 위한 공통 토대로서의 신존재와 계시 가능성 등을 확립하기 위함이란 것이다. 때문에 김 박사는 "이 때의 이성의 역할을 구원론이나 인간론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무리"이라 지적했다.

또 김 박사는 워필드가 "변증학에서 인간 이성의 역할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올바른 이성' 개념을 통해서 성령의 역사를 동시에 강조한다"고 설명하고, "자연계시를 이해함에 있어서 중생하지 않은 사람의 이성도 어느 정도 수준의 이해에 도달할 수 있지만, 결국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김 박사는 "워필드가 믿음과 이성의 관계에서 이성에 보조적 역할을 부여한다"며 "워필드가 믿음의 시작이 이성이라고 본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워필드가 아르미니우스주의적인지 평가하려면, 변증학에서가 아니라 믿음에서 이성의 역할을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믿음과 관련하여 워필드가 제시하는 이성의 역할은 개혁주의 전통의 설명과 동일하다"고 했다.

특히 김 박사는 "비 그리스도인이나 세속학문과 대화하고 변증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토대가 있어야 하는데, 워필드의 인식론 체계는 하나님이 주신 인간의 이성을 공통의 토대로 본다"고 말하고, "중생을 통해 새로운 기능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 이전에도 있던 이성의 기능이 좀 더 회복되는 것"이라며 "워필드가 제시하는 변증학의 수준에서 신자와 불신자가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워필드가 "'올바른 이성' 개념과 믿음에서의 이성의 역할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논의의 범주를 한정시킴으로써 안전장치를 마련한다"고 말하고, "워필드의 이러한 인식론은 21세기 그리스도인에게 좀 더 유익한 틀을 제공한다"면서 "세속학문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익하고 안전한 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라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 박사의 발표에 대해 이진락 박사(칼빈대)와 양신혜 박사(합신대)가 논평자로 수고했으며, 김 박사의 발표 외에도 "신명기 29:4의 의미화자의 발화 의도"(성경신대 장성길 박사) "사도행전에 나타난 율법과 기독론"(성경신대 장석조 박사) "존 다브넌트의 자유의지 이해"(화평교회 강효주 박사)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제27차 학술심포지엄은 오는 10월 19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열리며, "젠더 이데올로기와 종교다원주의"란 주제로 바이어하우스학회와 공동학회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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