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4:1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게 되리라
한국교회의 역사를 연구하는 분들의 모임에서 한번은 “우리나라에 북한에 뿌리를 둔 교회들이 많이 있는데, 그 교회들에 대해 연구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모두 그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교회들의 이름을 ‘북향(北鄕)교회’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이 고향인 교회’라는 뜻입니다.
오늘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우리나라 북향교회들 가운데에서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락교회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통일선교 방향”이라는 주제로, 6․25 전쟁이 일어난 날이 들어 있는 6월의 월례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갖고 있는 것은 퍽 의미 있는 일입니다.
북향교회 이야기를 할 때 한 분이, “북향교회는 관심과 시선이 북을 향해 있어야 정말 북향교회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모두 이 말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모세오경의 마지막 성경인 신명기는 광야생활 끝 무렵에 광야생활을 회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명기는 광야생활을 되돌아보는 것이 전부입니까?
아닙니다. 신명기를 읽어보면 오히려 요단강 너머로 가나안 땅을 바라보면서 그곳에서의 생활을 내다보는 내용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명기에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라는 말이 오늘 본문인 4장 1절에서 시작해서, 여러 번 나옵니다.(4:5, 6:18~19, 8:1, 9:1, 10:11)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이와 같이 행하라”, 이것이 신명기를 기록한 목적입니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우리들의 신명기’를 기록해야 할 때입니다.
분단 70년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통일 이후를 내다보면서 ‘통일이 되면 이렇게 해야 한다.’ 해야 할 때입니다.
왜 지금이 그런 때라고 하는 것입니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 통일선교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었고, 엎치락뒤치락 끝에 북미정상회담이 확정되었습니다.
두 번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나친 조급함이나 낙관은 삼가야 하지만, 통일선교의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나는 올해가 ‘또 하나의 분단 70년의 해’이기 때문입니다.
분단은 1945년에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로부터 70년이 되는 재작년에 우리는 ‘바벨론 포로생활 70년만에 귀환을 허락하신 주님, 우리의 분단을 거두시고 통일을 주옵소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올해, 2018년은 남과 각기 정부가 수립된 1948년으로부터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분단 고착 70년’의 해입니다.
우리는 신앙의 눈으로 지난 70년, 그리고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경의 많은 부분이 포로생활 기간에 기록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지난 시간을 돌아보아야합니다.
그리고, 앞을 내다보아야합니다.
대개 30년을 한 세대로 여기는데 30년 전에 NCCK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선언’, 약칭 ‘88선언’이 발표되었습니다.
30년 전에 발표된 노태우 ‘대통령의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대통령 특별선언’, 약칭 ‘77선언’도 통일선교 실무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돌아보면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깊이 생각해야합니다.
하나님은 통일선교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우리들의 신명기에는 어떤 내용이 기록되어야 하나?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신명기에는 무엇이 기록되어야합니까?
오늘 우리의 기도제목들, 발표 주제가 다 그것을 찾기 위한 노력입니다.
하나님은 통일 이후에 어떻게 하라고 말씀하실까요?
몇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교회, 지금 이 모습으로는 안된다, 새로워져야 한다, 순수해져야 한다, 첫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그런 모습을 갖추고서 통일선교에 임해야 한다….
“교회가 지금과 같이 신뢰를 잃은 모습으로 북한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이 말을 했는데 반박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차라리 안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내용의 신명기를 주실 것입니까?
우리는 귀를 기울여 들어야합니다.
호렙산 동굴 앞의 엘리야처럼, 크고 강한 바람, 지진, 불 후에 세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엘리야가 되어야 합니다.(왕상 19:1~18)
하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명기에는 ‘만일’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만일 너희가 그 땅에 들어가거든’, 이런 표현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신명기뿐만 아니라 민수기에도 가나안 진입에 대한 말씀이 여러 군데 나오는데(민 15:18, 33:51, 35:10) 거기에도 ‘만일’은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기 때문에 ‘만일’이라는 가정법을 아예 쓰지 않은 것입니다.
가나안 진입에 대한 말씀들 가운데는 가나안 땅에 이미 들어와 있는 것처럼 여기고 기록된 것들도 여럿 있습니다.
이것을 두고 어떤 성경학자는 "이것은 ‘예언적 완료형’이라는 독특한 시제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루어질 것이 확실한 예언’,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의 예언’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설교가는 이것을 두고 ‘현재적 미래’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통일에도 ‘만일’은 없습니다.
통일은 확실히 이루어집니다. 분단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확실히 믿고, 우리들의 신명기를 기록해야 합니다!
본문을 다시 한 번 봅니다.
“이스라엘아”, ‘한국교회야’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이제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그러면 너희가 살 것이요”, ‘준행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씀입니다.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게 되리라”,“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 통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받기에 합당한 존재들이 되어야 하고,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들의 신명기를 기록해야 할 때입니다.
무엇이라고 기록해야 할까, 깊이 생각하는 여러분과 저,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이 아침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글=한국복음주의협의회 제공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