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오는 20일을 기점으로 NCCK를 떠나는 총무 김영주 목사가 15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 동안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7년 동안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던 총무 김영주 목사가 20일 정기총회를 끝으로 떠난다. 15일 낮 정동 한 식당에서 김 총무는 기자들과 만나 마지막 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돌아보며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주 목사는 먼저 "많은 이들의 은혜를 입고 살았다"고 밝히고, "목회도 해보고, 교단 본부에도 있어봤으며, 연합기구에도 있었다. 돌아보니, 모두 교회에 신세를 지고 살았던 것 같다"며 "한국교회 앞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했다.

더불어 김 목사는 "훌륭한 많은 인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런 직분을 맡아 감당했던 것은 세상 말로 운이 좋은 것이요, 믿는 자의 이야기로는 '은총'이었다"고 밝히고, "수많은 목회자들과 기독교 동료들의 격려와 지도로 큰 과오 없이 임기를 마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저를 낳아주고 키워준 한국교회와, 저를 놓고 지도편달을 아끼지 않았던 교회 동료들에게 어떻게 신세를, 은혜를 갚을 것인가 고민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영주 목사의 NCCK 총무 임기 기간은 우연히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겹쳐진다. 김 총무는 "처음 총무가 될 때, 성명을 많이 내지 않는 NCCK였으면 좋겠다 했는데, 성명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시대 상황에 한국교회가 목소리를 낸 것은 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성명을 많이 낸 것은 자랑스럽다"고 하고, 앞으로도 성명을 많이 내는 NCCK가 되기를 바랬다. 덧붙여 "NCCK로써는 엄중한 세월을 보냈다"고 말하고, "(정부가) 그만큼 NCCK를 견제했다"면서 "NCCK 정신을 지켜내려고 애쓰고, 잘 버텼던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사실 김 목사는 NCCK 총무가 된 후, 제일 기대했던 것이 남북문제였다고 한다. 그는 "처음 NCCK에서 평화통일 관련 일을 감당했고, 실무도 해봤으며, 공부도 했던 상황이었기에 잘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밝히고, "(남북관계에 있어) 정부의 몫과 민간의 몫이 다른데, NCCK는 민간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고 봤다"며 "때론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또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면 우리가 앞장서서 실천하며, 큰 것 보다는 정부가 놓친 인간·개인의 삶을, 민간의 몫을 부둥켜 안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남북문제에 있어 ▶인도주의 원칙과 ▶민중우선(중심) 원칙을 강조하고, "통일은 민간에 의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 분단은 이념 분단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쟁으로 말미암은 분단이었다"고 말하고, "전쟁은 3년이었지만, 개인과 가정의 모든 것이 붕괴됐고, 산업과 국가질서는 물론 개인의 삶까지 무너져 그 후유증이 아직 남은 민족이 우리 민족"이라며 "분단 극복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제일 큰 몫은 '사람과 사람의 화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한국교회가 부흥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바로 이 분단 극복을 위해 부흥시키신 것이라 믿는다"고 밝히고, "교회의 최고 가치는 '사랑'인데, 조건 없는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예수 사랑을 실천한다면, 남북 분단과 갈등, 적대감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때문에 그는 NCCK 총무를 하면서 그 일을 감당하고자 애썼다고 밝히고, "다만 정치적 상황으로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은 아쉽다"고도 했다.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한국교회를 위한 애정어린 조언도 아까지 않았다. 종교인 과세는 "당연하다"며 받아들일 것을 요청하고, 명성교회 부자 목회직 계승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바른 목소리를 냈다. ©박용국 기자

김영주 목사는 한국교회 앞에도 애정 어린 쓴 소리들을 던졌다. 먼저 그는 "교회란 이웃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밝히고, "세상은 망해도 우리 교회는 방주가 되어야 한다? 그런 교회론은 오늘날 상황과 맞지 않는다"면서 "정말 이 교회가 이웃에게 필요한가? 왜 교회를 만들고 키워야 하는가? 등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 했다.

또 최근 이슈인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해서 김 목사는 명쾌했다. "세금 내는 것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세금을 내야한다면서 다만 "우리가 낸 세금이 올바로 쓰이고 있는가. 잘못 사용되지는 않는가 등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천주교나 불교나 다 세금 내고자 하는데, 왜 기독교는 안 하는가"라 말하고, "세금 문제는 논쟁 여지가 없다"고 했다.

또 명성교회 목회 직 부자 계승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사적 공간이 아닌 공적 공간"이라 말하고, "공적 공간이 적용되는 공무원의 경우, 아버지가 공무원이라고 아들이 공무원 되느냐"면서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만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도움을 받은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국가의 공적인 일을 사적으로 도모해서 그런 것 아니냐"며 "교회 일을 공적 공간으로 올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라 했다.

새로 NCCK 총무가 되는 이홍정 목사(예장통합)에게도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김 목사는 "저보다 학식 있고, 성품도 좋은 분"이라 높이고, "앞으로 더 잘 (NCCK를) 이끌 것"이라 기대했다. 다만 그는 "NCCK는 '제도'와 '운동' 사이에서 늘 긴장관계에 놓여왔다"고 말하고, "제도 중심이 되면 창의성이 사라지고, 운동 중심이 되면 안정감이 사라질 것인데, 이 두 가지 모두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이홍정 목사가 이 두 가지를 잘 지혜롭게 해낼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김영주 목사는 20일 NCCK 총무직을 퇴임한 후, 21일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직에서 퇴임한 자승 스님과 함께 '남북평화포럼'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NCCK는 20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 회관에서 제66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총무 선임에 대한 건을 다룬다. 이홍정 목사가 신임 총무로 이 자리에서 인준이 되면, 김 목사의 뒤를 이어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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