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칼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마16:19)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메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는 이 한 구절의 말씀이 오늘날 잘못된 신앙관을 가진 목자들과 교인들에 의해 ‘이 세상에서 당면한 인생목제 해결의 만능열쇠, 혹은 무적의 축복권, 혹은 ’무엇이든지 목적하고 기도하면 그 기도가 응답된다’는 식의 웃지 못할 가르침으로 해석되어 승리의 복음 행세를 하면서 교인들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한 절의 말씀을 올바른 목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편협하고 왜곡된 생각을 투영할 것이 아니라, 마태복음 18장 15절로 20절에 기록된 동일한 표현의 말씀이 어떤 취지로 기록되었는가 하는 것을 문맥적 해석 차원에서 살펴봄으로써 그 바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본문 마태복음 16장 19절에서 베드로에게 허락된 천국 열쇠의 권세가 마태복음 18장 15절로 20절에서는 교회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 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 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증참케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에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15~20)
그러므로 마태복음 16장 19절에서 베드로에게 약속된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는 말씀의 의미를 올바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마태복음 18장 18절에서 교회에게 약속된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는 말씀의 의미를 함께 해석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문맥적 차원에서의 해석이다.
마태복음 18장 18절에서 약속한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는 권세의 말씀은 교인 개개인에게 인생문제 해결의 용도로 주신 것이 아니라, 두 세 사람이 주의 이름으로 모여서 하나님의 나라를 구성하는 교회가 그 구성원들을 어떻게 다스리고 치리해서 교회라는 공동체를 유지할 것이라는 가르치면서 주신 말씀이다. 그러므로 마태복음 18장 15절로 20절에 언급된 내용은 교회의 교유한 권세 중 하나인 치리권과 관련이 있다.
교회는 세상 법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는 하나님의 법의 원리에 의해 다스림을 받아야 한다. 세상나라는 영토와 민족을 따라 구성되어 있었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혈통적으로나 육적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로 구성된 나라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오는데, 그것은 거룩함과 순결함과 의로움과 신성불가침이다. 오로지 교회는 신성불가침의 특성으로 거룩함과 순결함과 의로움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거룩함과 순결의 의(義)를 침해하는 요소는 하나님의 법으로 단호하게 척결해야 한다.
마태복음 18장 15절로 20절은 교회 안에 교회의 일치성을 파괴하는 죄를 범한 형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그 사람은 교회의 거룩함과 교회의 순결과 교회의 의(義)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과연 그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에게 국가의 형법을 적용시켜야 하는가? 그래서 형무소에 보내야 할까? 아니다.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의 거룩함과 순결과 의(義)를 침해한 사람을 제지할 수 있는 국가는 형법은 있지도 않을뿐더러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러므로 교회는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의 법에 입각하여 하나님께서 지시하는 방법으로 교회의 거룩함과 순결과 의(義)를 침해하는 사람에 대하여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출교의 권한이다. 이 출교의 권한은 오로지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에 주어진 신성불가침의 권리이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세상 법과 상관없는 하나님의 법인 치리권을 제정하여 교회의 암적인 요소를 출교시켰고, 이를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의 거룩함과 순결과 의(義)의 주권을 사수하였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위임하신 치리권은 교리의 문제에도 적용된다. 만약 교회 안에 잘못된 교훈을 설파한 거짓 선생들을 추방할 권세와 책임이 있다. 물론 이런 권세는 세상 법으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하여 성령의 조명 아래서 잘못된 교훈과 선생을 분별하고 추방할 것을 결의하면 어떠한 세상의 법도 교회의 신성불가침의 교리권 발동을 방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에베소 교회가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분별하여 출교시킨(계 2:2)것은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주신 고유한 치리의 권세를 활용한 사례이다. 이것은 세상의 어떠한 법으로도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주님으로부터 천국 열쇠를 받은 베드로는 사도들의 대표였다. 그러므로 사도 베드로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천국 열쇠는 결국 교회의 터(엡 2:20)인 사도들 전체에게 주어진 것이고, 그 열쇠는 또한 교회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세의 열쇠인 것이다. 때문에 마태복음 18:15~20에서 교회에게 주어진 땅에서도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는 이 놀라운 권세가 교회의 치리권과 관련된 것을 볼 때, 문맥적 해석 차원에서 마태복음 16:19의 베드로에게 주어진 천국 열쇠의 권세는 개개인의 당면한 인생문제 해결을 위한 만능열쇠도 아니며, 목사가 교인에게, 장로나 권사가 평신도에게, 교인이 교인에게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선언하는 축복권도 아니며, 무엇이든지 입술로 시인하면 시인한 대로 되고, 생각한 대로 기도하면 생각한 대로 된다는 주술적 권세가 아니다.
주님께서는 교회의 터가 된 사도들의 대표인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셨고, 이 권세의 열쇠는 또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인 ‘주는 그리스도시며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동일하게 고백하는 성도들의 모임인 교회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졌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로 고백하는 교회와 교회의 터가 된 사도들은 이 고유한 권세로 하나님 나라의 기틀을 견고하게 세웠던 것이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주신 천국 열쇠의 권세는 오늘날 이 시대의 복술(卜術)의 목사들처럼 세상 축복을 받기 위한, 혹은 세상 축복을 빌어주기 위한 헛된 기도의 권세, 헛된 영권의 권세, 말의 권세, 혀의 권세, 입술의 권세가 아니라 하나님의 터를 닦고 질서를 세워나갈 수 있는 권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ㅣ윤요셉 목사(모리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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