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정면]조선의 작은 예수 서서평

*  소개

서서평, 작은 예수로 살아간 그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배운다

조선의 아픔을 등에 업고 살아간 푸른 눈의 선교사 서서평의 삶과 신앙

서서평(E. J. Shepping, 1880-1934) 선교사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복음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한국에 와 일생을 마감한 의료 선교사이다. 서 선교사는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하며 선교사로 헌신, 미혼의 몸으로 한국에 들어와 간호사로서 전라도 광주를 거점으로 선교사의 삶을 살았다.

미혼모, 고아, 한센인, 노숙인 등 할 것 없이 가난하고 병약한 많은 사람들을 보살펴 주어 '나환자들의 어머니'라 불릴 정도였다. 54세의 나이로 병에 걸려 죽게 되었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담요 반 장, 강냉이가루 두 홉, 동전 일곱 개가 전부였다. 그의 한국 이름처럼 '천천히 평온하게' 주님 닮기를 원했던 그는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나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노력하여 한일장신대의 전신을 세우고 애양원의 기초를 만들었다. 그는 조선의 선교사였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어머니였고, 한복에 검정 고무신을 신으며 살아낸 조선인이었으며, 마지막 순간 자신의 시신마저 의학용으로 기부하며 조선을 위해 죽은 하나님의 딸이었다. 서서평 선교사가 짧다면 짧은 생을 통해 남기고 싶었던 것은 오직 예수님을 전하는 것뿐이었다.

이 책은 미혼인 서 선교사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결혼하여 복음 전도자로 일생을 보낸 고결한 사랑과 헌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서 선교사의 삶과 신앙을 접한 이들의 증언과 기록들을 토대로 하여 작성된 것이다. 예수님을 알고 자신의 삶의 이유와 목적을 알게 된 한 그리스도인이 생의 한계와 절망들을 극복하며 오히려 상처 입은 치유자로, 사랑을 전하는 자요 타인을 돕는 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각자의 생의 조건 속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 사랑을 실천하며 작은 예수로 살아가야 할지 자문하게 된다.

서서평 선교사 다큐 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 4월 26일 극장 개봉(CGNTV 제작)!

* 저자 소개

지은이 _백춘성

백춘성(1913-2010) 장로는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광주신안교회에 다녔다. 그 교회는 서서평 선교사가 주일학교 확장운동에 의해 설립된 것으로, 이 교회에 부임한 이현필 전도사에 의해 저자의 어머니와 그 자녀들이 모두 서서평에 대해 듣게 되고, 그에게서 믿음과 삶의 태도를 배웠다. 저자의 누이동생은 서서평 선교사가 설립한 이일학교에서 배움과 신앙을 얻어 부인조력회 회장도 역임했다.

저자는 성경을 암송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사업가뿐 아니라 문필가로도 활동하였다. 특히 예수님을 알고 믿는 것이 감사하여 평생토록 복음을 증거하고 예수 닮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수필가협회, 한국크리스챤문학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외에도 여러 책을 출간했다.

* 추천사

그는 크면서 작은 일꾼이었습니다. 한국 여성을 국제 무대에 올려 놓을 만큼 큰 활동가이면서 환자 한 사람, 고아 한 명을 자상히 보살펴주는 작은 일꾼이었습니다. 큰일을 하기 때문에 작은 일을 할 수 없다고 스스로 위로해온 우리 자신들이 얼마나 부끄러운지요. 그는 이름 붙이기 어려운 일꾼이었습니다. 미국 사람이면서 한국에 동화된 사람이었기에 선교사 아닌 선교사였습니다. 또 간호사면서 간호 교육과 행정까지 했으니 단순한 간호사도 아니었습니다. 고아와 한센병자들의 어머니였으며, 독립 운동가였고, 금주 금연 운동가였습니다. 호남 지방에서 조력회라고 불렸던, 지금의 여전도회를 처음 시작한 장본인으로 전국연합회 결성에도 공로를 세운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눈을 감았을 때 광주에서 사회장을 할 정도였으니, 놀랄 만한 여성이었음이 분명합니다. '한국 기독교 여성의 본보기, 서서평'이라고 이름 지을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여성들의 일을 때때로 남성들이 해주기도 하지만, 이 위대한 스승 서서평 선교사 일대기를 백춘성 장로님이 쓰신 것에 대해 고마움과 함께 부끄러운 생각마저 듭니다. _ 주선애(장로회신학대학 명예교수)

성도의 삶은 천국으로 향합니다. 내 생애 가장 영광스러운 마감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한평생 천국을 사모했던 서서평 선교사님의 삶은 귀한 본이 될 것입니다. 한 여선교사의 삶을 통해 보여주셨던 주님의 놀라운 사랑이 책을 읽는 많은 분들께 큰 위로와 소망을 불러 일으켜주실 줄로 믿습니다.

_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

우리는 하나님을 육안으로 보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귀한 분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을 뵙기 원하는 분이면 누구나 이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 보내신 서서평 선교사님을, 이 땅의 모든 성도들이 이 책에서 꼭 만나시기를 권합니다.

_ 박은조(은혜샘물교회 담임목사, 은혜샘물 기독교 학교 이사장)

이 책에 기록된 그녀의 일화들은 복음에 빚진 자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작은 예수 의 삶이었습니다. 그녀는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고자 자신의 식비까지 아끼느라 결국 영양실조와 과로로 54세의 이른 나이에 천국으로 갔습니다. 복음의 빚진 자로, 사랑과 헌신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그녀는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 책을 통해 복음의 본질과 작은 예수로 살아야 하는 믿는 자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_ 이재훈(온누리교회 담임목사, CGNTV 이사장)

* 이 책을 통해..

- 답이 없는 현실에서 예수를 만나 삶의 비전과 목표를 발견한 선교사의 일대기를 보며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깨닫게 된다.

- 예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실제 한국 땅에서 예수님처럼 살다간 선교사를 통해 신앙의 실체를 만난다.

- 복음 전도의 사명과 복음 전도의 열매들을 확인하게 되어 전도와 선교에 대한 책임감이 아니라 열정과 동기를 얻게 된다.

- 이국 땅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들의 사역의 중요성을 깨달아 구체적 지원 혹은 기도 후원을 선교 사역에 동참하게 한다.

- 한국 교회가 개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이타적이고 전방위적인 복음 전도와 선교 사역에 집중해 나가야 함을 확인하게 된다.

* 차례

 추천사

1 나는 조선의 간호사입니다

홀홀단신 조선으로 | 우리말을 잘하는 선한 사마리아인| 여성들에게 간호사라는 직업을 | 한국 민족의 슬픔을 안고 | 잊지 못할 설교 | 어머니의 리더십 | 저버릴 수 없는 간호사 직분

2나는 조선의 교육자입니다

결혼도 마다한 채 | 어린이에 대한 남다른 사랑 | 사재를 털어 시작한 광주 이일학교 | 가르치고 쓰고 양육하고 | 무엇보다 정직하기를 | 서서평 교장 흉내 내기 | 그가 가르친 제자들

3나는 조선의 전도자입니다

부인 전도단을 꿈꾸다 | 부인조력회로 분주한 나날들 | 2년 만에 전국으로 퍼지다 | 복음으로 꽃핀 추자도 | 교회 봉사는 서평처럼 | 참 어머니요 참 형제 | 주일학교를 방방곡곡에

4나는 조선의 돕는 자입니다

돕는 자에게 필요한 세 가지 | 구제의 사도 | 윤락 여성과 함께 울어준 사람 | 술 취하지 말자 외치노니 | 13명의 고아를 딸로 | 아픈 손가락, 양자 요셉 | 자선 사업가의 씨앗이 된 서평

5서서평과 함께한 작은 예수들

동료 선교사들 | 최흥종 목사 | 김필례 선생 | 조아라 자매 | 개인적 관계

6천국에서 만납시다

아직 힘이 있으니 | 누구도 따를 수 없는 | 130일을 앓고 | 천국에서 만납시다 | 마지막 순간

저자 후기 | 서서평 연보 | 사진으로 보는 서서평

* 본문 맛보기

지금은 어디에서나 부모님을 '아버지' '어머니'로 호칭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나 '아버지' '어머니'라 씌어 있었지 전라도 지방에서는 '아부지' '어매'라고 불렀다. 서평은 이렇게 부르는 것을 보면 언제 어디서든 서슴지 않고 고쳐 부르도록 했다. 그리고 지방 사람들은 아버지에게는 '예' '하십시오' 같이 존칭을 쓰면서 어머니에게는 어린아이들도 '어이' '하소'라며 하대했는데, 서평은 이 또한 그냥 두지 않았다. '어이'나 '이러소' '저러소'는 양반이 상놈에게 또는 동기간에 쓰는 말이니, 어머니에게는 반드시 '예' '하십시오'라는 존칭을 써야 한다고 철저하게 국어 교육을 시켰다. 어머니를 어찌 상놈 취급할 수 있으며 동기처럼 대접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다음부터는 꼭 그렇게 말해야 한다면서 약속의 표시로 1전짜리 동전 다섯 닢을 주곤 했다. <30쪽 중에서>

서평은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에 있어서도 특이했다. 그녀에게는 총 14명의 양딸들과 양아들이 있었다. 어째서 서평은 남의 아이들을 그토록 많이 길렀을까? 자신은 영양실조가 될 만큼 못 먹고 헐벗으면서까지 말이다.

그것은 오로지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였다. 양딸들과 양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김 씨의 자녀든 이 씨의 자녀든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들이 그녀의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 이것은 서평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닐 것이다. 서평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어린이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린이는 순수하고 하나님의 형상을 가장 많이 닮은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평이 어린이를 사랑한다는 말은 바로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65쪽 중에서>

서평은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은 오늘 해야 된다고 가르치신 예수님 말씀을 더 귀히 여겼다. 내일 나 먹기 위해 오늘 굶는 사람을 본 척 만 척할 수 없으며, 옷장에 옷을 넣어두고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 사람을 버려둘 수는 없다고 했다. 집이야 비만 새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 서평의 소신이었다. 그런 생활을 했으니, 그녀가 운명했을 때 남은 소유물이라고는 낡은 담요 반 장과 지갑 안의 27전, 부엌의 강냉이가루 2홉이 전부였다. 통장 잔고 역시 0원이었다.  <146쪽 중에서>

구제가 체질화된 서평은,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늘 눈에 어른거려 마음이 아팠고, 자신의 남루한 모습은 볼 새도 없었고 생각할 틈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두 벌 옷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갖가지 병이 생길 만큼 몸은 영양실조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예수 십자가의 신앙'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막을 길이 없었다. 서평은 의학 지식이 깊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풍속과 예의에도 밝았다. 그래서 그녀의 설교는 듣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부흥 강사로도 곧잘 초청받았다.  <155쪽 중에서>

서평은 자기 성격이 너무 급하다는 게 고민이었다. 이 성격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 늘 생각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너무 급하게 하지 말고 서서히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성을 '서'(徐)로 했고 '서서히'라는 단어를 보니 '서' 자를 하나 더 써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이름에 들어간 '서'(舒)자에는, '자기 감정을 차분하게 편다'라는 의미도 있고 '소처럼 느릿느릿 여유 있고 침착하게'라는 의미도 있다. '평'(平)자 또한 다급한 데서 생긴 모난 성질을 평평하게 해야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서평은 그만큼 이름에 관심이 많았다.  <174쪽 중에서>

김필례는 서평보다 11세 연하로 같은 금정교회 교인이었다. 게다가 김필례는 수피아여학교 선생이었고 서평은 이일학교 교장이었으니, 인접한 지역의 기독교 학교에서 일하는 이웃 교육자들이었다. 이들은 사역에 있어서도 늘 같이 했다....김필례는 서평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서평의 마음은 완전히 한국인이었고 성경대로 사는 분이었으며 고아였던 한국 아이를 입양하여 친아들처럼 키웠다....나는 서평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녀는 한국 여성 해방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195-196쪽 중에서>

서서평 선교사는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쉴 새 없이 바쁜 생애를 보냈다. 짧은 시간에 실로 많은 일을 해낸 것이다. 한국간호협회와 부인조력회를 조직하여 지도, 운영하였고, 금주동맹을 만들어 거리와 시장에서 계몽운동을 벌였으며, 학교를 세워 손수 가르쳤고, 사경회 강사로 여기저기에서 말씀을 전했고, 구제 사역과 윤락 여성 구출을 위해 빈민촌과 유흥가를 누비고 다녔다. 또한 간호회지 제작 발간, 도서 번역, 집필, 출간, 전도 등으로 바쁜 것은 물론, 주일이면 교회 봉사와 확장주일학교 교사 동원 및 배치 등 모든 일을 자신이 직접 움직이고 뛰어다녀야 했다. 이러한 상황인지라 서평은 걷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숨을 헐떡이며 뛰어다녔다. 그에게는 '걸음 보'(步)자가 무용지물이고 '달릴 구'(驅)자만 필요했다. 몸은 항상 말처럼 바쁘게 뛰어다녔고 일은 소처럼 우직하게 우직하게 했다.

광주 제중병원 간호 과장이었던 마가렛 프리챠트는 "그녀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지 안일하게 앉아서 일이나 시키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그렇다고 해서 몸이 건강한 것은 아니었다. 1932년 6월 10일에 한국 교회 각 기관들이 여전도회 후원으로 선교 20주년 기념행사를 했는데, 통례적으로 하는 25주년보다 5년을 앞당긴 것이었다. 왜냐하면 서평의 건강 상태가 도저히 그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208-209쪽 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서평의 유언이다. 이 유언들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옆에 있던 이들에게 했는데 내가 모아보았다.

모두에게는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브라운에게는 "호흡을 거두면 시체를 해부하여 연구 자료로 삼으십시오", 타마자에게는 "장례 치르고 남은 내 살림은 조화임에게 주십시오", 조화임에게는 "요셉이를 아들처럼 맡아주세요", 문안식에게는 "화임과 오래오래 같이 잘 살아요. 결혼 반대한 것 미안하게 생각해요", 오복희에게는 "광주천 강변 빈민들에게 전도해라"고 말한 것이 서평의 유언이었다.  <226-227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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