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한국 최대 선교단체인 GMS가 지난 10일 대한교회에서 'TMN(Tentmaker Mission Network) 2016 전문인 선교 개발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자비량 선교와 관련된 한국교회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제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상영규 선교사(GMS필리핀)는 "교회사 속에 나타난 비즈니스 자비량 선교와 자립선교 방안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먼저 사도행전 속 놀라운 선교 사역과 부흥이 최초의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들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와 목사는 거룩하고 세상과 직업은 세속적이라는 오해를 풀어야 비즈니스 선교가 제대로 될 수 있다"고 밝히고, "비즈니스 혹은 전문직업과 동시에 하나님의 선교사역을 수행하는 것, 즉 비즈니스 전문직이 곧 선교(Business is mission)"라 이야기 했다.
이어 상 선교사는 "목사 선교사의 비중이 유난히도 높게 차지하고 있는(94%) 현 GMS 선교사 파송 구조(교단평균 91%)는 전문인 선교사 후보생 군단의 적극적 파송으로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목사 선교사라 할지라도 목회 사역만이 우리의 할 일이라는 성과 속을 분리하는 이원론적 사고를 버리고,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전환해 선교사로서 하나님 앞에서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 현지인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선교사역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총체성 가운데 이해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선교 방향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을 '총체적 선교'라 부른다고 밝히고, "이 세상의 왜곡된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말씀의 원리가 삶의 원리 원칙이 되는 하나님 나라 건설이 우리 선교사의 사명임을 믿는다"고 이야기 했다.
상 선교사는 예일대 역사학자 케넷 라토렛의 말을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케넷 라토렛의 말에 따르면,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재정후원에 의해 해외선교단체가 형성된 것은 최근의 현상으로, 기독교 확장의 주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은 그 임무에 전문적으로 임했던 이들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순수한 자비량 선교 방법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신앙을 전했던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었던 것 같다고 한다.
상 선교사도 초대교회 시대 예루살렘에서 발생했던 핍박으로 인해 흩어져서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한 이들은 평신도였다고 밝히고,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평신도인 의사, 간호사, 교사, 영농기술자, 교육행정가 등 전문인들이 선교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전통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지로 한국교회 초기 서양 전문인 선교사들이 의료 교육 농업분야에서 섬긴 결과 한국은 점차 기독교와 선교사들에게 문호를 열기 시작했고, 의료선교사 알렌의 경우 그는 개신교 최초의 거주 전문인 자비량 선교사였다고 이야기 했다.
또 한글 성경을 처음으로 번역한 서상륜은 보부상이었고, 서양 선교사가 입국하기 전 한국 전문인에 의해 시작된 최초의 한국 개신교회는 소래교회였다고 한다. 상 선교사는 "서상륜의 봇짐에는 항상 성경과 금계랍이라는 약재, 그리고 씨감자가 있었는데, 그는 복음을 전할 때 전도대상자의 영적인 필요뿐만 아니라, 육체적, 경제적 필요도 심각하게 고려해 전인적 사역을 했다"면서 "그를 한국 최초의 전문인 비즈니스 자비량 선교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또 상 선교사는 선교학자 박기호 교수의 말을 빌어 "산동성의 한국교회 최초의 타문화 선교 팀은 전인적 선교를 했다"고 밝히고, "한국 선교는 그 초기부터 의료와 교육, 농업, 축산 등의 분야에서 비즈니스 자비량 선교사들의 적극적 기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러한 역사적 기초를 토대로 자신의 자비량 선교를 소개한 상 선교사는 현지인 자립선교를 위한 제안을 몇 가지 던졌다. 그는 먼저 "선교사역과 자립을 위한 비즈니스 선교는 사람을 키워 세우는 것이 최우선"이라 밝히고, "선교사는 목회자이기 보다는 개척자이며, 교회들의 감독자임을 인식하고 사역은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상 선교사는 "선교사가 현지인들이 할 수 있는 사역을 될 수 있는 한 빨리 이양해야 한다"고 말하고, "어떻게 언제 자립시킬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목회자 중심의 전통적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사역 성공의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평신도들을 선교에 과감히 동등한 선교사로 기용하는 것"이라며 "이 시대 가장 효율적이고 적실한 선교 전략이 전문인을 통한 전인적 선교사역임을 인식하고, 나의 선교를 돕는 조력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동역자요 동등한 선교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상 선교사의 발표 외에도 윤충호 선교사(TMN 중동) 김범규 선교사(TMN 모로코, 알제리)의 발표가 있었으며,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의 인도로 선교부흥회가 있기도 했다.
GMS 이사장 김찬곤 목사(안양석수교회)는 "사람들이 비즈니스 선교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비판도 하고 문제점도 지적하면서 '그것은 단순한 사업이지 선교가 아니'라고 말하기 까지 하는데, 오직 예수 오직 복음 오직 선교를 위해 우리의 달란트를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밝히고, "특히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대 자비량 선교는 더욱 중요하다"면서 "그러기에 TMN은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현장이 되어야 하고 많은 전문인 선교사들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위원회 위원장 송종완 목사(수원삼일교회)도 "현대 선교는 전문인 선교시대"라 밝히고, "텐트메이커 미션(TM)은 성경적으로도 사도 바울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면서 "TM은 선교사의 경제적 뒷받침을 자비량으로 해서 파송교회의 후원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사역이 가능"한 것이라 했다. 그는 특히 "비자발급이 어렵고 창의적 접근이 필수인 지역에서는 더더욱 전문인 선교전략과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텐트메이커 미션은 최우선적으로 예수의 선교 메시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준비위원장 윤충호 선교사는 "아직도 많은 곳에서 선교사를 부르는 구원의 손길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구태의연한 선교에 대한 개념과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가두리 안의 많은 보물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를 세우고 신학교를 운영하는 일은 목회자 선교사가 앞장서고, 비즈니스를 하고 학교를 설립하고 전문적인 일은 전문인 선교사가 앞장서며, 부족한 영성은 영성의 목회자 선교사가 도와주고 부족한 물질은 전문인 선교사가 도와주는, 그리고 누가 대장이 되려는 것보다 서로 낮아지고 협력하는 선교의 현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이번 대회의 또 하나의 목적 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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