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소장 정진우 목사)가 새누리당 윤리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비판의 논평을 발표했다.
인권센터는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으로 내정된 부구욱 전 판사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배석 판사였으며, 강기훈을 악마라고까지 지칭하면서 사법적 정의를 능멸하고 진실을 우롱하였던 장본인"이라 지적하고, "이러한 사람을 집권 여당 윤리위원장으로 내정한 새누리당에게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이어 인권센터는 "집권여당의 윤리위원장은 한 당의 윤리적 기준만이 아니라 우리 정치의 윤리적 기준도 함께 세우는 무거운 자리"라 밝히고, "그러한 자리에 국민적 지탄을 받아야하는 인사, 과거 자신의 판결에 책임지지 않는 인사를 내정한다는 것은 사법정의와 공당의 정치적 윤리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 이야기 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새누리당은 역사를 조롱하고 진실을 배신하려는가?”
[부구욱 전 판사의 새누리당 윤리위원장 내정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논평]
지난 수 십 년간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의 진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진실규명을 위해 기도해 온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지난 7월 4일,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으로 부구욱 전 판사가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판 ‘드뤠피스 사건’이라고 불렸던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이 사건이 발생한 1991년 이래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을 받기까지 한국 사법역사의 가장 큰 오명으로 기록된 조작사건의 배석판사로서 당시 강기훈을 악마라고까지 지칭하면서 사법적 정의를 능멸하고 진실을 우롱하였던 장본인이 우리나라의 집권 여당 윤리위원장이라니 ! 참으로 기이하고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윤리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다. 이것은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조차 망가뜨리는 어리석음이다.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겠다고 하는 새누리당은 강기훈의 망가진 삶과 그 사건으로 무너진 사법신뢰를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이번 인사는 새누리당 스스로 엄청난 짐을 지게 되는 무거운 올무가 될 것이 뻔하다. 집권여당의 윤리위원장이란 한당의 윤리적 기준만이 아니라 우리 정치의 윤리적 기준도 함께 세우는 무거운 자리가 아닌가? 그런 자리에 부구욱 같은 국민적 지탄을 받아 마땅한 자를 임명하는 무슨 숨겨진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그렇게도 집권여당 주변에 사람이 없단 말인가? 아니면 작정하고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를 반윤리위원회로 만들어 당과 나라를 망가뜨릴 작정인가? 더 이상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기 전에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다시 내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이에 우리는 우리 사회의 사법정의와 공당의 정치적 윤리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부구욱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년 7월 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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