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언론
복수 불교언론이 종교적 신념을 표출한 수상소감을 문제시한 조계종의 연말시상식 조사결과를 일제히 보도했다.

[기독일보=신앙·성도] 한 불교매체가 연말 방송 시상식에서 크리스천 연예인이 "하나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등으로 자신의 신앙을 바탕으로 수상소감을 밝히는 것과 관련, 이러한 발언을 '여고 앞 바바리맨의 기습공격'에 비유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 불교매체는 최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만당)가 발표한 지난해 연말 방송 시상식에서 수상소감 조사결과를 전하며 "1명이든 100명이든 그들의 종교적 신념 발언은 전파를 타고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퍼져나간다. 편안한 연말 저녁을 향유하던 시청자들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것에 기습적으로 공격당하며 눈살을 찌푸린다. 이런 점에서 '여고 앞 바바리맨의 기습공격'이라 표현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연말 방송 시상식에도 어김없이 예수님과 하나님이 등장했다. 15명 연예인이 무대에 올라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또는 "이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란 수상 소감을 남겼다. 너도나도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탓에 도리어 하나님이 걱정될 정도다"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이하는 불교매체의 사설 '연예 시상식 종교 발언은 '전파 낭비'' 전문.

지난해 연말 방송 시상식에도 어김없이 예수님과 하나님이 등장했다. 15명 연예인이 무대에 올라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또는 "이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란 수상 소감을 남겼다. 너도 나도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탓에 도리어 하나님이 걱정될 정도다.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만당)가 1월 28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방송 시상식에서(KBS 6명, MBC 2명, SBS 7명) 총 15명이 수상소감으로 종교적 신념을 표출했다.
그러나 1명이든 100명이든 그들의 종교적 신념 발언은 전파를 타고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퍼져나간다. 편안한 연말 저녁을 향유하던 시청자들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것에 기습적으로 공격당하며 눈살을 찌푸린다. 이런 점에서 '여고 앞 바바리맨의 기습공격'이라 표현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방송에서 종교적 발언은 '배려와 존중'이란 관점에서 문제가 된다. 숱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 "교회 다니라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나님께 감사하다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주장하는 사람들 논리에는 불특정 다수 시청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결핍돼 있다. 그들은 '불특정 다수 시청자' 범주에 개신교뿐만 아니라 불교, 가톨릭, 이슬람교, 힌두교 등 수많은 종교인들이 포함돼 있단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또한 그들 중 대다수가 안방에서 '하나님'이란 단어를 듣길 원치 않는 것 또한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예인들의 종교적 신념 발언은 일부 종교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바로 '선교'다. 선교를 위해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가치를 어필(appeal)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종교 신념을 가진 연예인들은 그들에게 부여된 '방송 출연권'으로 국민 기본권, 즉 종교의 자유를 침범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MC이자 개그맨인 신동엽 씨는 2014년 MBC 연기대상 진행 중 한 연예인이 종교적 발언을 하자 이례적인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바로 "우리나라엔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신자도 참 많다. 하지만 불교신자들 중에선 한 명도 부처님께 감사하단 말을 한 사람이 없다."는 발언이다. 신 씨의 발언은 시상식 직후 '신동엽 소신발언'이란 수식어로 큰 화제가 됐다.
주목할 점은 여론이 이를 '소신발언'이라 평가한 것이다. 수십 년간 수 천만 명의 시청자들이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는 발언에 맥없이 노출돼 왔다. 그러나 특정 종교를 믿는 소수 연예인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시청자들은 면전(面前)이 아닌 브라운관 앞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타종교 신자, 무종교인들에겐 신 씨의 발언이 그야말로 속 시원한 '사이다'가 아니었을까.
무(無)배려와 무(無)존중은 '갈등'을 야기한다. 너무나 당연한 논리다. "내 입으로 내 신념을 얘기한다"는 주장은 "내 귀로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겠다"는 반론을 낳는다. 이러한 갈등은 결국 특정종교를 믿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 사이에 선을 만들고, 종교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하나님만 찾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신념을 두고 옳다 그르다 왈가왈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만약 부처님, 알라신 등 다른 종교를 믿는 자들이 '방송'이란 일종의 공공물을 통해 종교적 신념을 표출한다면 이 역시 지탄의 대상이 돼야한다.
방송인은 '공인이냐, 아니냐'로 시비가 갈릴 만큼 한국사회에서 정치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미친다. 이러한 방송인이 종교와 같은 개인적 신념이 아닌 사랑·배려·가족 등 인류보편의 가치에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면, 가뜩이나 여러 갈등이 산재한 한국사회에 평화의 씨앗 하나 심을 수 있지 않을까. 화두를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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