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강정훈 교수] 요한계시록 제20장은 천년왕국설, 사탄의 멸망, 최후의 대심판 등 그리스도교 종말론의 중요한 신학이론들의 기초가 되는 내용들이 기록된 장이다. 특히 계시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천년왕국설의 근거가 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20장 안에서 “천 년”이란 용어가 5회나 등장하는 바 중세부터 성서 연구가들의 천년왕국설이 대립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 셋째 환상 : 사탄을 천년동안 무저갱에 가둠
“또 내가 보매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의 손에 가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잡아서 천 년 동안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넣어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계20:1-3)
11세기 초 독일에서 제작된 밤베르크묵시록의 삽화인 <짐승의 결박과 방면>은 사탄을 결박하여 무저갱에 가두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삽화는 두매가 있는데 위의 그림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거대한 용(사탄)과 거짓선지자의 목과 손목에 큰 쇠사슬을 묶어서 유황불이 타고 있는 무저갱에 던져 가두고 있다. 다시는 만국을 돌아다니며 미혹하지 못하도록 무저갱을 단단히 인봉하여 감금한 것이다,
아래 그림은 천 년 동안 유황불이 이글거리는 무저갱에 있던 용과 거짓선지자를 최후의 심판을 받게 하도록 잠시 천사가 글어내 풀어주고 있다. 용도 타락한 천사의 의 모습으로 한쪽 날개가 남아 있다.
셋째 환상을 기록한 짧은 절에서도 “천 년”이란 용어가 두 번이나 나온다. 천 년 동안 무저갱에 감금한 것은 바로 그 시기에 하나님의 인침을 받은 성도들이 부활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하는 천년왕국 시대이기 때문이다.
■ 넷째 환상 : 천년왕국
“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에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를 증언함과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니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 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이는 첫째 부활이라.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 둘째 사망이 그들을 다스리는 권세가 없고 도리어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 년 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 하리라“(계20:4-6)
요한이 하늘 보좌를 바라보니 심판하는 권세를 받아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하는 장면을 보고 기록하였다. 그 영광된 자리에 앉은 사람은 그리스도에게 충성하여 순교한 자와 짐승과 우상에게 경배하지 않고 이마와 목에 짐승의 표(666)를 받지 아니한 성도들로서 주님의 재림 때에 부활한 성도이다.
이때에 부활한 하나님의 인침을 받은 자의 부활을 “첫째 부활”이라 한다. 이와는 달리 악인들이 최후심판을 받아 영원한 고통을 당하는 것을 “둘째 사망”이라 한다.
14세기에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프랑스어로 쓴 묵시록으로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분원으로 중세 필사본과 메뉴스크립트의 보고인 클로이스터스에서 소장하고 있는 클로이스터스 묵시록에는 아름다운 삽화가 많이 수록되어있다.
이 중 <첫째 부활>에서는 무덤 속에 누워있던 많은 성도들이 부활하여 재림하신 주님을 영접하는 첫째 부활의 장면을 보여준다.
첫째 부활한 성도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하리라”는 귀절은 천년왕국설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는 용어이다.
천년왕국설(Millennialism)이란 이 성경 구절의 “천 년‘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현세와 내세 사이에 과도적인 중간시대가 있어 인간의 이상향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1천 년 간 이루어진다고 믿는 하나의 학설이다.
이 학설의 성경적 근거는 구약의 아사야(65장), 다나엘(2장),아모스(9장)와 에스겔. 스가랴 등에 있는 신학사상으로서 요한계시록이 그대로 인수 완성한 것이다.
천년왕국설에는 대체로 세 가지의 이견이 있다. (주1) 박수암 요한계시록 254-257), NIV스터디바이블(ISBN 0-310-92569-X) P.1946, 네이버 지식백과
무천년설(A-Millennialism)은 '천 년'을 상징적으로 해석하여, 그리스도의 승천 때부터 재림 때 사이의 전체 기간(신약 시대)을 상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바로 그 기간 동안 교회를 통한 그리스도의 영적 통치를 그리스도의 왕국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학설의 대변자로는 어거스틴(Augustine), 칼빈(J. Calvin), 벌코프(L. Berkhof), 등이 있다.
후천년설(Post-Millennialism)은 천년왕국 후에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 “천 년”을 재림 직전 1,000년으로 해석하는 견해이다. 여기서 '천년왕국'은 현세대(신약 시대)의 종말에 가서 복음이 크게 확장되고, 교회가 크게 부흥함으로써 이것이 그리스도의 나라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학설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학자로는 핫지(CharlesHodge, A.A. Hodge), 브라운(DavidBrown), 댑네(L. Dabney) 등이 있다
전천년설(Pre-Millennialism)은 천년왕국 전에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다고 보는 견해로서 “천 년”을 문자적인 천 년으로 해석하는 견해이다. 이 학설은 다시 역사적 전천년설과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의 두 종류의 견해가 있다.
역사적 전천년설은 천년왕국 전에 그리스도의 재림이 지상재림 한번만 있고 공중재림은 부인한다. 즉 7년 대환난(예수 승천 후 재림까지의 현세) 때에 교회는 불신자들과 함께 환난을 통과하며, 그 환난 후에 주께서 재림하시고 성도들은 그를 영접하기 위해 휴거되며, 주님과 함께 지상에 내려와 천년왕국이 실현 된다는 견해이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벵겔(J.A. Bengel), 랑게(J.P. Lange), 고뎃(F. Godet) 등이 있다.
세대주의적(世代主義的) 전천년설은 천년왕국 전에 주님이 공중에서 비밀재림하시고 그때 신자들은 휴거되어 공중에서 7년간 혼인잔치를 한다. 그동안 지상에 있는 유대인과 불신자들은 7년 대환난을 통과하며 이 환난을 통해 유대인들이 회개하며. 이 7년이 끝나면 주님은 성도들과 함께 지상재림하여 천년왕국을 건설한다는 견해이다. 대표적 학자로는 달비(S. Darby), 켈리(W. Kelly), 스코필드(C.I. Scofield), 등이 있다.
위의 세 가지 학설 중 장로교 개혁파 교회에서는 무천년설을 일반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나, 한국교회에서는 전천년설을 대채로 인정하는 편이다. 필자의 <중세 삽화로 읽는 요한계시록>은 천년왕국, 7년 대환난, 어린 양의 혼인잔치 그리고 재림에 이르기까지 모두 역사적 전천년설의 입장에서 일관되게 설명하였으며 이는 성서 전체의 문맥에서 합당한 견해라는 입장이다(주2. 박수암 p.257의 견해를 따른다).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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