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사순절이 3월 5일부터 시작된다. 이날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순절은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이다. 이번 사순절의 첫 주일은 오는 9일로, 기독교 신자들은 이 기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희생을 묵상하며 영적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사순절(四旬節)’은 라틴어 ‘quadragesima’에서 유래했으며, ‘40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 새벽에 세례를 받기 위해 세례 예비자들이 40일 동안 회개와 준비의 시간을 가졌으며, 이미 세례를 받은 신자들도 자신을 되돌아보며 신앙을 갱신하는 기간으로 삼았다. ‘40일’은 예수님의 광야에서의 시험, 모세의 40일 금식,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 후 제자들과의 40일 간의 만남 등 성경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숫자이다.
교회에서는 사순절 기간 동안 매일 40일 새벽기도회 등을 통해 성도들이 예수님의 고난과 희생을 묵상하며, 그분의 길을 따르기 위한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사순절의 초점은 나 자신의 필요를 구하기보다는, 예수님의 희생적인 사랑과 고난에 집중하며, 그분이 가신 길을 우리의 삶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데 있다.
특히, 사순절 첫날인 ‘재의 수요일’은 ‘참회의 수요일’로도 불리며, 이날의 예배에서는 재를 사용하는 전통이 있다. 교회에서 목사는 성도들의 이마에 물에 적신 재로 십자 성호를 그리고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는 말씀을 전하며, 인생의 유한성과 죄를 인식하고 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재’는 참회와 회개, 정화, 그리고 새로운 생명과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의미하며, 이는 1년 전 종려주일에 사용된 가지를 태워 만든 재로 준비된다.
사순절의 마지막 한 주간은 부활절을 준비하는 절정의 시기로, 서방교회에서는 이를 ‘성 주간(Holy Week)’이라고 부르며, 동방교회에서는 ‘성 대주간(Great Week)’이라고 칭한다. 이 시기는 예수님의 고난과 그에 대한 성도의 참회가 중심이 되는 중요한 기간으로 ‘고난주간’이라고도 한다.
사순절의 주제는 예수님의 고난과 이를 대하는 성도의 참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첫째 주는 예수님께서 받으신 유혹을 묵상하며, 둘째 주는 죄를 물리치라는 명령에 대한 묵상으로 채워진다. 셋째 주는 회개로의 요청을, 넷째 주는 치유와 회심을 생각하며, 넷째 주는 ‘장미 주일(Rose Sunday)’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죄인의 회개에서 그리스도의 치유 능력으로 강조점이 바뀌기 때문이다. 다섯째 주일은 종려주일로, 부활절을 미리 맛보는 의미를 지닌다.
교회사학자인 이상규 교수(고신대 명예, 백석대 신학전문대학원 석좌)는 “사순절은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하고 축하하는 기간으로, 몸과 마음을 준비한다”며 “사순절을 통해 성도들이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의미를 기억하고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사순절은 유익한 절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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