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돈원 목사
민돈원 목사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설날은 가족이 다 모이는 명절이었다. 비록 한 두날 휴일로 그쳤을지라도 어떻게 해서든 최저가 비둘기호 열차를 타고서라도 고향집을 가기 위해 표를 사려고 밤을 지새우거나 잠을 설치고 나온 새벽에 매표소 앞은 줄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극적인 행운으로 좌석표는 고사하고 입석표라도 끊어 시골의 고향길 부모님을 뵈러 장장 12시간 이상 소요되는 반나절의 그 머나먼 거리의 여정도 불사할 만큼 고향에 대한 향수는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이라고 해봐야 80~90세 넘은 손에 꼽을만한 마치 장수 경쟁하는 듯 연로한 몇 분들만이 마을을 지켜 명맥을 유지하는 형편이다.

한때 정을 나누던 일가 친척도 타지로 이사가고, 대부분 하늘나라로 이사간 나머지 옛정을 찾아볼 수 없게된 지 오래다.

그런데 한 세대가 바뀐 지금은 명절 휴일이 한 두날이 아니다. 토요일이 휴일로 지정된지 벌써 오래다. 게다가 간혹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여 이번처럼 10일 가까이 노는 게 일상화된 나라가 되었다.

그렇다고 명절에 고향을 찾을 일도 그리 많지 않다. 비록 부모님이 생존해 계신 경우라도 평일이든, 월차가 자유로운 요즘은 얼마든지 휴일이 많아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런 옹골진 휴일이면 공항이 인산인해로 북적인다. 해외여행쪽으로 선회해서다.

개인적으로 삶의 의미있고 창조적이며 나아가 국가의 발전에 기여가 되는 생산성 있는 임시휴일, 긴 공휴일 지정이라면 모를까 지금처럼 부모님도 없어 고향 찾을 일도 없는 일주일 이상의 한편으로는 소모적이고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몰역사적인 명절로 국민적인 기강과 정신이 나태해지고 해이해져 가고 있지는 않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휴식은 땀 흘린자에게 재생산을 위해 선별적으로 필요한 보상에 해당한다. 그런데 정부가 모든 다수의 비노동력을 가진 절대다수에게도 획일적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의례적으로 일년에 수차례 임시휴일 지정에 급급해하기보다 이로인한 국가경쟁력에 따른 생산성 효율을 심각하게 검토한 산출 보고서를 작성해 보라. 그리고 국민 계몽정신이 필요하면 대응방안도 강구해 보기를 권한다.

아울러 교회 차원에서도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3:10)는 성경적인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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