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에 구금돼 있던 탈북민 600여 명이 강제 북송된 지 1년을 맞은 지난 9일, 그간 국제사회의 탈북민 송환 촉구 요구에도 북한과 중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북한인권단체는 중국 정부를 향해 탈북민의 강제북송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북클럽, 에스더기도운동 등 8개 단체가 연합하는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범국민연합)은 14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박해나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강제송환을 금지하는 유엔난민협약과 고문금지협약 가입국”이라고 했다.
이어 “그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해 모범적인 국가가 돼 다른 국가들을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는 중국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행사 이후 무려 600여 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와 ‘유엔 난민협약’에 따라 탈북민에 유엔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며,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탈북민들이 자유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1951년 UN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의정서’는 강제송환 금지 기본원칙을 적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인종, 종교, 국정,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이유로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자의에 반해 추방·송환하는 절차를 금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현행 국제법상 난민 요건을 충족하는 탈북민을 ‘불법체류자’로 규정해 강제 북송을 이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발표한 ‘2024 북한인권백서’(사건 87,317건, 피해자 56,452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집계된 강제 송환 사건은 총 8,230건으로, 이 가운데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은 전체의 98.9%인 8,139건으로 조사됐다.
강제 북송된 이들은 북한에서 고문과 강제 노동 등 끔찍한 참상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제송환 피해자의 74.5%는 여성으로, 임신 여성의 경우 북송 이후 강제 낙태를 당하는 사례는 현재까지 434건으로 보고됐다.
NKDB는 “강제송환 된 탈북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내 임시 구류 시설인 보위부·안전부, 집결소 등에서 강제 낙태를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고했다.
범국민연합 측은 “한국과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재중 탈북민의 구금과 강제북송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다”며 “탈북민은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제난민인 그들을 대한민국 국가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9일 외교부는 “탈북민들이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관련국들에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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