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논쟁이 치열한 대선을 앞둔 가운데 신학자 존 파이퍼 목사가 최근 “정치적 깃발을 휘두르는 것은 기독교 예배에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파이퍼 목사는 ‘존 목사에게 물어보세요’라는 팟캐스트에서 한 청취자가 “권력에 진실을 말하는 것과 깃발을 흔들며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교분리를 존중하면서 성경적 진리에 기초해 기독교를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윤리적 원칙보다 정당에 대한 충성을 우선시하는 것, 도덕적 입장을 정치적 성향과 혼동하는 것, 사회 문제에 관한 정치적 해결책에 과도한 희망을 두는 것, 당파적 의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적 가르침을 오용하는 것 등은 ‘나쁜 정치적 깃발 흔들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쁜 정치적 깃발을 흔들기는 기독교 예배와 같이 정치와 관련이 없는 환경에서 당파 정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당의 정치적 강령을 주장하는 것은 당의 전국대회에 속한 것이다. 그 장소에서는 깃발을 제대로 흔들 수 있지만, 기독교 예배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파이퍼 목사는 반면, 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에 대한 명확하고 성경적인 접근 방식을 지지했다. 그는 “진정한 기독교적 방식으로 권력에 진실을 말하는 것은, 항상 회개하고 예수님의 용서하시는 은혜를 신뢰하라는 요청”이라며 “이 소명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 ‘교회와 국가의 분리’에 대해서도 “기독교인들은 사회 담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지만, 정부 권력을 이용해 종교적 신념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어떤 인간 정부도 성경적 권리를 이용해 종교를 강요하거나 또는 종교 자체를 반대하기 위해 칼을 휘둘러선 안 된다. 그리고 제가 이 문구를 사용한 이유는, 말 그대로 종교의 도덕성에 부합할 수 있으나 종교를 규정하거나 금지하는 데 전혀 포함되지 않는 법률을 제정하는 선한 행위와, 종교를 강제로 설립하거나 유지하는 나쁜 행위를 구별하기 위한 것”라고 했다.
파이퍼 목사는 복음의 메시지를 통해 모든 사람의 영적 필요를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진정한 변화를 위해 믿음과 회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권세와 약점에 대해 진실을 말하기 위해 반드시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라. 그러나 이것과 정치적 깃발을 흔드는 것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이퍼 목사가 선거 시즌을 앞두고 정치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선거에서 그는 후보자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자제했지만, ‘태아 살해’, ‘성전환’, ‘사회주의적 지나친 접근’을 지지하는 정책을 옹호한 후보로 조 바이든을 암시하며 유죄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서는 ‘회개하지 않는 성적 부도덕’과 ‘회개하지 않는 교만’의 죄를 언급했다.
당시 그는 “어떤 파괴의 길을 지지할지 결정하기 위한 특정한 계산법을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내 소명이 아니다. 내 소명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그분의 죄 용서를 신뢰하고, 이 세상 모든 것보다 그분을 소중히 여기고, 그분의 충만한 가치를 보여주는 삶을 살고, 사랑과 거룩함으로 천국에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소명은 문화적인 부패와 영원한 파멸로 가는 길을 지지하는 것과는 모순된다”고 했다.
2017년에는 과거의 부도덕한 행동과 그것을 악으로 여기려는 그의 지속적인 의지를 바탕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에서 낙태시술소를 운영 중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출신으로서 현재는 친생명 운동을 펼치고 있는 애비 존슨(Abby Johnson)은 파이퍼 목사의 입장에 대해 “어리석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존슨은 “교만이 아기를 죽이지 않는다. 자랑이 어머니 뱃속에서 그들을 찢어 놓지 않는다. 오만 때문에 아기가 목숨을 걸고 도망가는 것이 아니다. 날카로운 도구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 아기의 사지를 찢어 버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낙태는 그렇게 혼자서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자부심이나 자랑, 오만함을 입법화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낙태를 입법화할 수 있다”며 “사실 우리는 그것을 불법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위의 사항이다. 생명이 달려 있다. 소중한 아기들의 무고한 생명이 달려 있다. 자존심이나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전도자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도 파이퍼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 문제에 있어서 파이퍼의 생각은 틀렸다”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