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세계에 온전한 성경 없는 목회자들도 많아
성경 중심으로 훈련시키고, 성경을 가르치게 해야
성경 제대로 깨달으면 당연히 삶도 변화될 것
성경 도외시하면 결국 교회 약해지고 문 닫아,
복음 떠난 교회는 끝난 것, ‘변질된 복음’ 전수 안 돼
한국 목회자·지도자들이 성경 연구하는 ‘프리칭클럽’ 준비,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 간직하고 가는 한국교회 되길
현대 복음주의의 확산을 이끈 20세기 최고의 설교가이자 신학자 존 스토트 목사가 약 반세기 전 설립한 랭함파트너십(Langham Partnership)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과 함께 설교자 훈련 등 다양한 사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얼마 전 방한한 랭함파트너십 국제대표 타요 아리까웨 목사(Tayo Arikawe)는 “한국 목회자들이 ‘프리칭클럽(설교클럽)’에서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말씀을 연구하고 관련 정보를 부담 없이 배워가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싶다”며 “랭함파트너십 코리아가 올 하반기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 아직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한국교회와 파트너로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1969년 존 스토트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기독교 단체인 랭함파트너십은 전 세계 120개국 이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가르치고, 그에 따라 살아가는 성숙한 목회자와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일에 주력해 왔다. 또한 신학을 연구하는 박사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매년 60권 이상의 책을 출판해 왔다.
존 스토트 목사, 크리스토퍼 라이트 목사에 이어 2021년 4월부터 3대 국제대표로 활동 중인 타요 아리까웨 목사는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랭함파트너십에 52년 만에 세워진 최초의 비서구권 및 아프리카 기독교 지도자이다. 영국에서 성경을 연구하고 선교 훈련을 받은 신학자로서, 선교기관 및 복음주의 신학교에 참여해 세계교회를 정비하고, 세계선교의 성장에 동참해 왔다. 특히 아프리카, 영국, 유럽 대륙의 여러 국가에서 교회 개척과 목회자 훈련 사역을 하고, 성경적 선교 신학을 명확한 전략적 비전과 효과적인 실천에 맞추고자 노력해 왔다. 아내 카리스타(Calista)와 아들 메쿠스(Mekus)와 함께 런던 남서부에 거주하면서 영국의 다양한 디아스포라 기독교 공동체 간의 관계와 선교적 비전을 강화하고자 했고, 랭함파트너십에 오기 직전까지 약 4년간은 200년 전통의 런던시티미션(London City Mission) 사역 디렉터로 활동했다.
한편, 아리까웨 목사에 앞서 2001년부터 20년간 랭함파트너십를 이끈 수장이자 ‘하나님의 백성의 선교’의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 목사는 글로벌 앰배서더 자격으로 계속 랭함파트너십을 섬기고 있다. 다음은 2018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방한한 타요 아리까웨 목사와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나 인터뷰하고, 이후 온라인 등으로 추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통역은 랭함파트너십 코리아 대표로 섬기게 된 박진호 총신대 신학대학원 선교신학 교수가 맡았다.
ㅡ랭함파트너십은 어떤 단체인가.
“1969년 존 스토트에 의해 영국 런던의 한 지역인 랭함에서 시작됐다. 원래 ‘존스토트미니스트리’에서 지역 이름을 따 ‘랭함파트너십’으로 바뀌었다. 아시다시피 존 스토트는 좋은 복음주의 설교자로, 많은 기독교 지도자를 만나 훈련시키는 일을 했다. 이것이 ‘랭함’이 시작된 이유이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성숙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효과적인 응답을 하며 성취를 이루는 완전히 준비된 지도자를 길러내는 과정들은 굉장히 중요하다.
지도자들을 잘 준비시키는 일은 물론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한다. 세 가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첫째 ‘설교 프로그램’은 성경을 더 완전히 이해하고 성경 중심의 설교를 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리더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120여 개국에서 프리칭클럽이 진행 중이며, 이곳에서 훈련된 이들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하게 성장하는 다수 세계의 교회가 세워졌다. 둘째 ‘학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성경신학적 측면에서 박사학위 등 학위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이들이 공부를 마치고 자기 나라에 가서 또 다른 리더를 훈련시키고 신학교를 하도록 돕는다. 셋째 ‘문서 선교 프로그램’은 책 출판 및 배포 사역으로, 서구에서 출판하는 것이지만 다른 세계로 보내지고 있다. 세계의 유수한 크리스천 리더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볼 수 있는 책을 출판한다. 이밖에 정말 열악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박해 받는 나라의 목회자와 지도자들을 도와주고 있다.”
ㅡ목회자, 지도자를 훈련하는 타 기관들과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랭함파트너십이 우수한 리더십 훈련을 하고 있지만, 특히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는 목회자와 지도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사학위(Ph. D.)를 꿈꾸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있는 카자흐스탄 지도자들을 훈련시킨다. 이들이 랭함으로 와서 공부하고, 학위가 끝나면 본국으로 돌려보낸다. 그분들이 책을 쓰면 카자흐스탄에서는 출판해주지 않지만, 우리가 출판해준다. 그들이 책을 출판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들을 모를 수 있다. 또, 랭함파트너십에 의존적인 상황이 아니라 자기 나라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ㅡ어떻게 랭함파트너십과 함께 일하게 되었나. 2년 가까이 국제대표로 사역하신 소감은.
“저는 원래 런던시티미션에서 런던 내 무슬림 사역을 하고 있었다. 2대 국제대표인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코로나 기간 직접 저희 집에 방문하여 랭함파트너십을 설명해주시고 초청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와는 원래 알고 있었다.
랭함 사역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제약이 있어서 직접 방문할 수는 없었으나 줌으로 많이 만났다. 줌으로 만날 때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읽을 수 없어서 좀 아쉬웠다. 작년부터는 미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등 많은 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ㅡ팬데믹 기간에 사역은 어떻게 이뤄졌나.
“비대면 상황에서 전 세계 지도자를 직접 만날 수 없어 아쉬움이 있지만, 별로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이 기간 줌으로 열린 프리칭클럽이 확장되는 축복의 결과를 얻게 되었다. 줌을 통해 더 많은 목사님과 연결됐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코로나 기간 많은 기관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는데, 오히려 우리는 지원을 많이 받아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각자의 프리칭클럽에 참여하는 분들이나 가족이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코로나에 취약한 나라의 목사님, 지도자들을 위해서는 우선 기도해주고, 실제적인 재정지원도 해주었다.”
ㅡ다수 세계 기독교 리더십 훈련 시 핵심은 무엇인가.
“질 좋은 성경 교육을 통해 훈련하는 것이다. 성경 자체가 그들에게 이야기하도록 초점을 두고 훈련한다. 많은 목사님이 성경을 읽지만,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성경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기 원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성경이 무엇을 말하고 있느냐이다.
이러한 훈련의 목적은 말씀을 통해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교가 성취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경을 아주 중요하고 진지하게 연구한다. 전 세계 목사님들 가운데 작은 성경이나 부분 성경만 있고, 제대로 된 성경이 없는 분들도 많다. 그러면 목사님들이 무엇을 가르칠까. 성경 없이 자기 생각대로 이야기하고 끝나는 것이다.
성경을 제대로 알면 삶이 당연히 변화된다. 그러한 목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가야 된다. 성경을 누가 기록했고 무슨 내용인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성경을 서로 비교하면서 의미를 찾아가며 교육해야 한다.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유다에게 가서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요 13:27)고 하셨는데, 유다가 하려는 일은 나쁜 일이다. 그런데 성경을 잘 모르는 일부 목사님은 예수님께서 하는 일을 하라고 하셨으니, 자신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경우가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 다윗, 솔로몬도 많은 아내를 두었다고 말하면서 2~3명의 아내를 두는 성도들이 있는데, 누구도 사실적 이야기를 안 해줘서 일부다처제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ㅡ한국에서의 사역 비전과 계획은.
“랭함파트너십에 한국 목사님들과 지도자들을 초청해 함께 일하기 원한다. 우선 프리칭클럽은 주입식 강해가 아니라 한 달에 한두 번 격식 없이 모여 이야기하면서 함께 성경을 연구하고 배우는 곳이다. 한국 목사님들 안에 성경을 연구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단체에서는 한국 책도 이미 많이 출판했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공식 출범이 안 돼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랭함 프리칭클럽을 통해 랭함파트너십 코리아를 론칭하고, 그 외 랭함의 다양한 사역들을 한국에서 시작하기 원한다. 랭함파트너십이 론칭한다고 해서 영향을 주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로서 함께 일하고 싶다. 현재 랭함파트너십 코리아 이사장은 박순석 목사(청주 예수열방교회 담임목사), 대표는 박진호 교수가 섬기기로 했고, 이사진 구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론칭은 올 하반기를 예상한다.”
ㅡ세계 기독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흐름과 이슈가 있나.
“제가 글로벌 단체들에 관심이 많은데, 세계 지도자들이 성경을 도외시하고 자기들의 방식으로 보는 경향이 많이 보인다. 그 결과 영국에서는 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고, 무슬림들이 교회를 사서 모스크로 만들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교회도 아니고, 예수님도 아니고, 목회자들이 교회를 뒷전으로 밀려나게 하여 황폐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교회가 강했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약해진 상태다. 교회 자체가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복음을 떠난다면 교회는 끝난 것이다. 물질만능주의나 번영신학으로 교회가 많이 망가지고 있는데, 한국교회에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은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된 정말 큰 이슈가 다음세대에 신앙을 물려주는 일이다. 이전에는 교회 성도들의 믿음이 뜨거웠는데, 지금은 세계관이나 문화가 달라져서 우리에게 있는 뜨거운 믿음이 전수가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복음은 변하지 않으므로, 우리가 배워서 저들에게 복음의 진수가 잘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복음을 변질시켜 선교하거나, 다음세대에 전해준다면 망하는 것이다. 교회가 복음을 있는 그대로 유지시키고 지켜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랭함파트너십의 핵심은 성경이다. 문화가 다르고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도, 성경 자체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성경이 중심이 되도록 훈련해야 한다. 영국 교회의 경우 흥에 겨운 아프리카 교회들에 비해 위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 모습은 다르지만, 성경과 복음이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기독교인들은 문화가 다르다 할지라도 공조하고 동역해야 한다. 작은 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서로를 괄시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피부색이나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를 받아들여야 하고, 그런 것들이 전 세계를 향해 증거하는 복음의 모습이다. 누가 누구보다 높지도 않고, 누가 누구보다 낮지도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한편, 랭함파트너십 코리아 대표로 섬기게 된 박진호 교수는 “프리칭클럽을 통해 한국교회 강단에서도 더욱 성경 중심의 설교가 선포되고, 그것을 통해 교회도 건강해지면 좋겠다”라며 “계속 교육으로 박사과정을 하실 목사님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한국 목사님들에게 많은 유익을 제공하는 랭함파트너십 코리아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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