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라는 말은 헬라어로서 그 의미는 "흩어진(Scattered)"이다.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처음에 팔레스타인 밖에 살면서 유대교적 종교규범과 생활관습을 유지해온 유대인들을 지칭할 때 사용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대인 외에 세계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 그 공동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동족을 가리켜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부른다. 특히, '유대인 디아스포라'와 더불어 세계로 흩어진 한민족 초기 이민자들을 '한민족 디아스포라'라 부르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하나님은 19세기 말부터 한민족을 러시아 연해주로, 중국 만주로, 미국 하와이로, 멕시코 유카탄으로, 쿠바로 흩으셨다. 이들의 이민사를 보면, 눈물 없이 읽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다. 그 안에는 깊은 고통과 슬픔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구속사적 관점으로 이를 재해석하면, 고통과 슬픔 너머에 한민족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이 담겨 있음을 보게 된다.
창세기 45장 7절 말씀,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요셉의 위대한 신앙고백이다.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의 인생은 비참한 노예이민자의 삶이었다. 남도 아닌 가족에게 버림 받아 애굽에 팔려간 요셉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늘 정직하고 성실했지만, 누명을 쓰고 시위대 감옥에 수감된 요셉은 얼마나 억울했을까?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은 이런 고난과 슬픔의 개인사를 구속사적 관점으로 풀어낸다. "하나님이 행하셨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한 신앙고백이다.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이는 올바른 사명 인식이다. '나를 먼저 보내셨나니' 이는 자신에 대한 바른 정체성 확립이다.
고난의 과정에 하나님이 함께 하셨고 아픔의 순간이 성공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요셉의 모든 상처는 치유되었고 상처가 사명이 되었다. 요셉은 70명의 가족을 기근에서 구원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야곱가족을 200만이 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 번성시키신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 성취다. 만약, 야곱가족이 기근으로 몰살 당했다면, 이스라엘 역사 속에 위대한 왕 다윗은 없었으리라. 다윗이 없었다면,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경륜인가?
우리는 마지막 시간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이 없어 기근이다. 세상은 더 화려해지고, 먹거리는 풍족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무시 당하고 외면당하고 있다. 세상은 점점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없는 사회가 되어져만 가고 있다. 이때, 하나님은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한민족을 선택하셨고, 세상에 흩으셨다. 이들이 '한민족 디아스포라'다. 우리는 이제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사명'을 듣게 될 것이다. 한민족을 세상에 흩으시고 마지막 복음전파의 사명을 맡기신 하나님의 경륜은 참으로 경의롭고 놀랍다.
우리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미리 보냄 받은 자'다. '나는 이 시대의 요셉'이다. 비록 요셉은 배신을 당했고, 억울한 일을 경험했지만, 기근의 때 애굽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 세상을 구원했다. 요셉이 경험한 아픔은 청소년기 성장통이다. 청소년기에는 아픔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한다. 동일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난 받으셨기에 온 인류가 평화를 얻었다. 그분이 채찍을 맞으셨기에 우리가 고침을 받았다. 십자가의 죽음이 없었다면, 영광의 부활은 없다. 부활은 죽음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반전의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에게 고난을 주신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반드시 영광으로 마무리하신다. 초기 이민사 가운데 나타난 고난은 앞으로 다가올 하나님 나라(The Kingdom of God)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 이 일을 위해 '미리 보냄 받은 자'가 바로 '한민족 디아스포라'다. 우리는 이 정체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종덕 목사(TIS(Trinity In Society)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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