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성격도 다르고 인격도 다르고 가치관도 천차만별이다. 무난한 사람도 있고 별난 사람들도 있다. 그 모든 이들로부터 한결같이 인정받고 존경받는 사람이 있다면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다. 만인으로부터 군소리 없이 찬사의 대상이 되려면 정말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흔하지 않기에 더욱 그런 이들이 매스컴에 회자되는 것이다. 그 케이스의 한 인물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2] 2012년 12월 2일, 스페인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있었던 실화이다. 아주 힘겹고 고된 경기인 국제 크로스컨트리 경주에 참가한 케냐 선수 아벨 무타이(Abel Mutai)는 선두를 확고히 하며 승리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경주 코스를 알려주는 안내판을 잘못 보고 자신이 이미 결승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여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춰서 버리고 말았다. 결승점을 10m 앞에 두고서 말이다.
[3] 그때 2위로 달리고 있던 스페인 선수 이반 페르난데즈 아나야(Ivan Fernandez Anaya)가 무타이의 실수를 감지했다. 그는 케냐의 무타이 선수를 재빨리 따라잡아, 결승점을 통과한 것으로 착각하고 서 있는 무타이 선수를 앞지르지 않고 그 선수 옆에서 결승점이 저 앞에 있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무타이로 하여금 결승점을 향해 다시 달리도록 인도해서 그가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4] 기자들이 아나야에게 무타이를 지나쳐버리면 1위로 골인했을 텐데 왜 일부러 우승을 양보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자신이 아니라 무타이가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내가 이겼다면 그 승리가 가치 있는 일이었을까요? 그런 메달에 명예가 있을까요? 내가 그랬다면 어머니가 뭐라고 하셨을까요?”(What would my Mom think of that?”)
한 기자는 “아나야 선수는 승리보다는 정직을 선택했다”고 썼다(Michael Katz, “Heartwarming proof that sportsmanship is not dead,” USA Today (Jan 19, 2013)).
[5] 정말 보기 드문 미담이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눈앞에 다가온 우승을 실수한 선수에게 양보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나야가 1등으로 들어왔다고 그를 비난할 사람 역시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격 없는 1위보다는 가치 있는 2위를 선택했다. 영상에서 보듯이, 아나야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록 착각했으나 우승 가치가 있는 진정한 실력자 무타이가 그 자리를 차지하도록 인도해주었다.
[6]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실제 결승선 바로 코앞에서 양보하는 아나야와 무타이의 마지막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스포츠맨들이 가져야 할 정신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천국에서 영원히 살아갈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자들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겠는가? 지금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불신자들보다 더 인색하고 너그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
[7] 보다 친절하고 융통성 있고 친화력 있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불신자들보다 더 너그럽고 양보심 강하고 겸손한 자세가 우리에게 절실한 시대이다.
탁월한 도덕성과 윤리성이 아니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가 없고 전도에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아나야도 욕심이 전혀 없는 사람은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눈앞에 다가온 우승이라는 엄청난 유혹을 떨치고 힘든 양보를 할 수 있었을까?
[8] 그의 고백을 통해 그 비결을 찾아볼 수 있다. 불과 10여m 밖에 남지 않은 짧은 거리에서 그는 우승이라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을 다음과 같은 질문 하나로 떨쳐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라면 사랑하는 아들이 남이 받아야 할 떳떳하지 못한 우승 트로피를 가로채는 것을 칭찬하셨을까?’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유혹이 왔을 때 어떤 질문을 던져야 좋을까?
[9] ‘WWJD’이다. ‘What Would Jesus Do?’ ‘예수라면 어떻게 하실까?’ ‘예수라면 지금 내 행동을 칭찬하실까?’이것이 우리가 힘든 유혹을 떨치고 영적으로 날마다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이다.
오늘 우리는 어떤 유혹을 받고 있는가? 그 유혹을 떨치기가 불가능에 가까운가? ‘WWJD’ ‘예수님이라면 과연 어떻게 하실까?’ ‘예수님이라면 지금 내 행동을 칭찬하실까?’
유혹의 순간마다 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함으로 날마다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신성욱 교수(아신대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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