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롬10:17)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을 때 믿음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그리스도의 “말씀”이 “로고스”로 기록되어 있지 않고 “레에마”로 기록되어 있다. 즉 “로고스”를 통해 “레에마”를 들을 때 그 때 나의 믿음에 영적인 생명력이 들어와 내 삶에 하나님의 역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 “로고스”가 “레에마”가 되어서 우리의 삶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오셔서 우리의 삶 속에 믿음의 표적을 일으키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1:1) / 로고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1:14)
하나님의 말씀, 로고스가 육신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걸어 들어오셨다. 문둥병자인 나에게 찾아와 “네가 이 병에서 낫고자 하느냐”라고 “말씀”하셨고, 나에게 “자리를 들고 일어나라”고 말씀하셨다.바로 이것이 “레에마”다. 간음하다 붙잡혀서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는 나에게 로고스가 다가 오셔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으니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그 순간, 내 마음과 영혼에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자유함이 임하여 그 후부터는 모든 죄를 이길 수 있는 힘이 들어오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 “레에마”다. 죽을 병에 걸려 죽어서 무덤에 들어가 있는 나에게 로고스가 찾아오셔서 무덤 안에 누워 있는 나를 향하여 “말씀”하셨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나의 죽어 있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했고, 마른 뼈같이 굳어 있던 나의 팔과 다리에 생기가 들어오면서 일어나 무덤 밖으로 걸어 나오는 기적의 역사가 내 안에 일어나게 되었다. 이것이 “레에마”다.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이 방 안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걸어 들어 오신다. 하나님의 기록된 활자체가 내가 쓰러져 있는 광야 한 복판으로 걸어 들어 오신다. 그리고 나의 이름을 부르신다. 그리고 내게 말씀하신다. 이 말씀이 바로 “레에마”요, 이 “레에마”를 들어야만 나의 믿음에 성령에 생기가 들어와 하나님의 역사를 일으키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는 것이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38년된 병자에게 바로 이와 같은 “레에마”의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예루살렘에 가면 베데스다라고 하는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아주 신비로운 연못이었다. 하늘의 천사가 가끔 이 연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그렇게 물이 움직인 직후에 가장 먼저 그 연못에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에 걸렸든지 깨끗한 치유를 받았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연못 주변에 머물러 있었겠어요? 그 베데스다 연못 주변에는 수많은 병자들, 맹인들, 다리 저는 사람들, 혈기 마른 온갖 환자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
그 중에 오늘의 주인공인 38년된 병자도 함께 있었다. 이 38년된 병자는 앉아 있을 수 조차 없어서 자리를 깔고 그 자리에 누워 있었다. 그렇게 38년이라는 시간을 아무런 소망도 없이 질병에 묶여서, 절망과 슬픔에 묶여서 살아가고 있던 이 사람에게 어느 날, 그 수많은 병자들 가운데에서도 오직 이 38년된 병자 이 사람에게 어느 날 “로고스”가 찾아 오셨다. 그리고는 이 병자에게 “말씀”을 거셨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그러자 이 38년된 병자가 로고스에게 대답한다.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요5:7)
그 순간 예수님께서 이 병자에게 “말씀”하신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가니라.” (요5:9)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 로고스가 38년된 병자에게로 걸어 오셔서 이 병자를 향하여 “네가 낫고자 하느냐.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그리고 그 말씀을 의지하여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38년된 병의 권세가 끊어지고, 38년된 절망과 슬픔의 결박이 끊어지고 일어나게 되는 믿음의 표적이 나타났다. 바로 이 음성,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가 “레에마”인 것이다.
베데스다 연못에서 일어난 38년된 병자의 치유 사건은 놀라운 영적인 비밀을 담고 있는 표적이다. 마치 베데스다 연못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는 성령의 파동에 의해 움직이는 순간 그 곳에 들어가게 되면 치유가 임했듯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이 기록된 말씀, 로고스가 레에마로 변하여 내 마음과 영혼에 성령의 파동을 일으키는 순간, 이 레에마가 38년이라고 하는 기나긴 시간의 저주와 절망의 결박을 끊어내고 우리의 삶에 회복과 치유의 역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베데스다 연못을 통해서 일하셨던 하나님이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일하신다. 이제 이 베데스다 연못으로부터 나오는 생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나오는 생수로, 베데스다로 달려 나가는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우리를 향해 걸어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귀신이 떠나가며 새 방언을 말하고 뱀을 집어 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않고, 우리의 38년된 모든 질병들이 나음을 얻는 믿음의 표적을 일으키시는 것이다. 그 믿음이 표적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레에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레에마의 말씀을 경험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로고스” 앞에 진을 치고 머물러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마치 38년된 병자가 다른데 가지 않고 베데스다 연못 주변에 진을 치고 누워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삶은 항상 이 로고스 옆에 진을 치고 항상 그 곁에서 살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언제 로고스가 레에마가 되어 나의 심령에 파동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이 로고스 옆에 진을 치는 삶을 살아야 할 뿐 아니라, 이 로고스가 언제 내 마음과 심령에 성령의 파동을 일으키는지를 주시하는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레에마를 경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그것은 바로 “기도와 말씀의 습관”이다. 기도와 말씀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요, 삶의 습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그 자라나신 곳 나사렛에 이르사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 (눅4:16)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 그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이르시되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시고” (눅22:39)
점심 시간에 은행에 가면 열려 있는 창구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다 식사를 하러 갔기 때문이다. 한 번은 조금 늦은 점심 시간에 파스타를 먹으려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종업원들이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켜서 점심을 먹고 있더라.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점심 먹고 있는 모습은 그 때 처음 봤다. 그것도 파스타집에서 짜장면을. 너무 당황스러워 가지고 “죄송합니다” 그러고 나왔다.
그런 습관. 점심 시간에는 점심을 먹어야 하는 그런 습관. 그 시간에 가면 그 사람 그 자리에 없어. 그 시간에 전화하면 그 사람은 전화 안받아. 그 시간에 만나자고 하면 그 사람은 절대 안만나. 그런 습관. 우리가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피곤해도 절대로 빼먹지 않고 하는 습관들이 있다. 그런 습관. (계속)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담임, 윌버포스 크리스천 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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