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이 지난 11일(이하 현지 시간) 홍콩의 조셉 젠 추기경이 체포된 후 우려를 표명했다.
대표적인 반중인사인 젠 추기경은 90세로 고령의 종교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중국 당국과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완차이 경찰서로 이송된 그는 인도주의적 자선단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외세와의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젠 추기경이 도운 단체는 ‘612 인도주의 국제기금’(612 Humanitarian Relief Fund)으로 이 단체는 민주화 시위자들에게 법률 및 의료 비용 등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다.
젠 추기경은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의 마지막 총독이자 영국에 기반을 둔 홍콩 감시단체의 후원자인 패튼 경은 “추기경의 체포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을 경찰국가로 만들려는 또 다른 터무니없는 예”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품위있고 용감한 홍콩시민들을 동시에 체포하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일의 사악함을 배가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징은 인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을 홍콩의 차기 행정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는 홍콩 경찰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켰으며, 홍콩 경찰이 범죄를 저지르면 법치에 무지함을 보여주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티칸과 가톨릭이 위대한 가톨릭 사제이자 옹호자의 체포에 대해 항의하고 그의 안전과 홍콩 전체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기를 바란다”며 “어떤 종류의 종교라도 중국 공산당은 그들의 독재적인 권력 장악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라고 했다.
젠 추기경은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홍콩 교구의 주교였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그의 체포 소식에 대해 “교황청은 젠 추기경의 체포 소식을 우려스럽게 접했으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 추기경 외에 마거릿 응 변호사, 가수 데니스 호, 후이포킁 홍콩 링단대 교수도 체포됐다.
2020년 6월 국가보안법이 통과되면서 크리스티안, 조슈아 웡을 비롯한 다수의 민주화 운동가가 체포 및 투옥됐다고 CT는 전했다.
보안법이 시행된 후 젠 추기경은 “체포될 준비가 되었으며 침묵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나는 신중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말할 것”이라며 “이런 옳고 합당한 말이 그들의 법에 어긋난다면, 모든 소송과 재판과 체포를 감수하겠다. 많은 선배들도 그와 같이 견뎠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항상 그들을 도우시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베네딕트 로저스 홍콩워치 최고경영자(CEO)는 젠 추기경의 체포에 대해 “중국이 홍콩의 기본권과 자유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라며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 잔혹한 탄압에 빛을 비추길 촉구하며 이들 활동가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홍콩워치 후원자인 리버풀의 알튼 경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체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젠 추기경을 비롯한 홍콩에서 가장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변호사, 인기가수, 저명한 학자를 체포한 사건은 중국 공산당 정권과 홍콩의 그 대리인들이 훨씬 더 낮은 수준의 터무니 없는 비인도적 행위를 취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라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체포에 대해 신속하고 명확하게 말해야 하며, 중국 정부가 더 이상 처벌받지 않고 그러한 지독한 부당함을 피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신호와 행동, 수사를 동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