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한 교회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 키릴 총대주교를 반대해 러시아 정교회를 탈퇴하려 한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라의 성 니콜라스 러시아 정교회 교구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성직자들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내에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으며 신자들에게 영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발표는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매우 고통스럽고 어려웠다”라고 덧붙였다.
교구 평의회는 “일반교구회의가 열리는 기간에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이는 안전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목회적 고려 때문이기도 하다. 이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예배 중 기도하는 분위기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교구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의 아테나고라스 대주교(콘스탄티노플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청)에도 그의 교구에 받아들여지도록 요청을 보냈다”고 말했다.
가톨릭매체인 크럭스와 네덜란드 현지언론인 내덜란드 다그블라드는 “회중과 제휴한 사제와 부제가 헤이그 교구와 러시아 정교회 네덜란드를 감독하는 알렉세이 대주교에게 침공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키릴 총대주교의 이름을 성찬예배를 거행하는 동안 언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크럭스는 적어도 15개의 러시아 정교회 교구에서 사제들이 성찬예배를 거행하면서 키릴 총대주교를 기념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지난 2월 27일 설교에서 러시아의 반대자들을 “악의 세력”으로 묘사하면서 “러시아의 통일”에 대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FP에 따르면 키릴 대주교에 반대하는 발언을 한 후 네덜란드 교회는 알렉세이 대주교의 방문을 받았으며 그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모스크바가 그들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세계 정교회의 최고 권위자로 여겨지는 콘스탄티노플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청이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인정한 후 러시아 정교회는 중앙 정교회에서 분리됐다.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를 탈퇴한 지 몇 달 만에 수백 개의 교회가 합류했다고 C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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