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들 주 안에서 하나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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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총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가 25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부제는 ‘미래지향적 연합운동’으로,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사이에서 ‘기관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 거시적 방향성을 고찰하는 자리였다.

한장총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금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한국교회 예배의 회복”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교계 연합기관들이 주 안에서 하나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이 세미나가 한국교회에 새 이정표를 제시하는 일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서영 목사는(한장총 상임회장)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존재 목적이 선교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문제는 교단 이기주의와 멤버, 곧 사람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되풀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 연합단체가 정부와 사회를 향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1907년 대부흥, 연합운동 진원지”

이어 본격 발표 순서에선 이희성 교수(총신대 구약학)와 변창배 목사(예장 통합 전 사무총장)가 강사로 나섰다. 먼저 이 교수는 ‘성경에 근거한 연합운동 역사의 본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장로교회만 해도 1백여 개 이상의 교단으로 분열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며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성경적 본질이 무엇인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1907년 평양대부흥은 초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출발점이자 아름다운 열매였다”며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의 집회에는 당시 한국에서 선교하고 있던 거의 모든 교파들이 다 같이 참여했다. 예장과 감리교 뿐만이 아니라 다른 교파들까지도 함께 참여해 한국의 영적 부흥을 위해 기도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런 점에서 1907년 대부흥운동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진원지였다. 장로교 선교사들은 복음주의 입장에 있는 다른 교단의 선교사들을 이해하면서 서로의 교제를 기피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선교, 교육, 부흥운동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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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특히 그는 “장로교회의 교리와 개혁주의 신학에 충실하면서도 복음주의적인 입장에 있는 교회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통일성 가운데 다양성을 견지하며 그리스도의 공교회를 세워가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칼빈은 당시 영국 교회 대주교 크레머에게 보낸 편지에서, 복음주의 입장에 있는 교회들이 서로 교제를 기피하는 것을 지적하고, 교회 연합을 위해 자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대양(大洋)을 열 번이라도 건너겠다’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며 “칼빈의 이러한 태도, 한국 초기 선교사들의 연합 정신은 오늘날 교회 연합의 과제를 앞에 둔 우리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두 가지 방향

이어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연합운동의 방향과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변창배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방향을 크게 두 가지로 제시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준비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장기 전략 모색이 그것이다.

변 목사는 먼저 전자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서 전 세계 거의 모든 교회의 예배가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중단되는 초유의 경험을 했다”며 “다른 종교나 사회단체와 함께 한국교회의 앞날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마스크를 비롯한 방역 물품 보급, 긴급방역봉사활동, 노숙인을 위한 긴급 돌봄, 자립대상교회를 위한 긴급구호, 예배와 교회생활을 위한 지침의 공유, 대정부 교섭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변 목사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향한 대응에는 보수적인 연합기관의 통합을 비롯한 한국교회의 개혁과 체질 개선을 병행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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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어 후자, 곧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장기 전략 모색’과 관련해 변 목사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일은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개인의 영성적 삶으로부터 시작해서 연합운동의 새 틀을 공고하고 하고 발전시키는 데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변 목사는 한장총이 한국 장로교회의 일치 증진에 기여할 것을 주문하면서 “일치의 증진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일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공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적인 연합기관의 발전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며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발표 이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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