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사학의 중요성

이태희 목사
이태희 목사

이번 사립학교 개정 법률안의 통과를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의 목회자이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독교 사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 초기에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온 선교사님들은 가장 먼저 이 조선 땅에 교회를 세우고 그리고 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이들이 세운 교회와 학교는 조선의 근대화를 이루는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조선에 세워진 최초의 근대적 사학은 미국의 북감리회 선교사 아펜젤러(Appenzeller)가 세운 배재학당이다. 배재학당은 기독교 정신과 개화사상에 근거하여 근대 교육을 시작하였다. 즉 유교적 구습에 사로잡힌 한국인을 무지에서 해방하여 근대 문명의 지식을 주고 과학을 이해하도록 하여 사회와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일꾼을 기르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당시의 배재학당은 한국인, 서양인, 일본인, 청국인이 두루 섞여 배우고 가르치는 국제학교였다.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 중 한 사람이 바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였다. 이승만 박사는 그 곳에서 처음으로 기독교 예배에 참석하여 아펜젤러 선교사의 설교를 듣게 되었고, 기독교 사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자유와 인권, 평등의 개념을 배우게 되었다. 훗날 이승만 대통령은 배재학당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내가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학교에 나가게 된 것은 오직 영어를 배우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영어를 배우겠다는 포부는 달성했지만 곧 영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정치적 평등과 자유의 사상을 알게 된 것이다. 조선인들이 당하는 정치적 압제를 아는 사람이라면 기독교 국가의 국민들이 통치자들의 압제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내 가슴에 어떤 혁명이 일고 있었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런 정치 원리를 채택할 수만 있다면 고통에 처한 동포들에게는 대단한 축복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 첫째는 어두운 시대에 “이승만”이라고 하는 탁월한 지도자를 허락해 주셨던 것이고, 둘째는 이승만 대통령을 길러낸 “배재 학당”과 같은 기독 학교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시대는 구한말의 배재 학당과 같이, 우리의 다음 세대들을 성경적인 세계관으로 무장시켜,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 하나님께 쓰임 받는 하나님의 종들로 훈련시키는 크리스천 사립학교와 대안 학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모든 세대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시대적 사명이 있다.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이다. 흑암과 사망의 땅에 묶여 있는 우리의 북한 동포들을 해방시키는 “모세의 사명”, 그리고 그 땅의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는 “느헤미야의 사명”이 바로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다. 그와 같은 시대적 사명을 위해 “분단된 조국의 통일”과 “통일된 조국의 재건”을 위해 쓰임 받는 통일 한국의 지도자들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절실하다.

기독 사학의 생명은 교사 선발권

기독교 사학의 생명은 기독교 사학의 건학 이념을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교사 선발권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 이번 사학법 개정안이 요구하는 대로 교사신규채용을 위한 1차 필기 시험을 시도 교육청에 위탁하여 진행하게 된다면 기독교 사학은 그들이 원하는 교사를 선발하는 데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고,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기독교 사학은 존재 이유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와 기독 사학의 지도자들은 이번 사학법 개정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힘을 모아 개정 법률안 안에 담겨진 독소 조항을 철폐하고 사립학교의 설립과 운영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헌법 소원을 비롯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끝)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담임, 윌버포스 크리스천 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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