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최근 자신의 SNS 계정에 ‘긍휼의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유 목사는 “지난 토요일 다른 교회 장로님 두 분이 의논할 것이 있어 제 사무실에 찾아오셨다. 반가운 분들이기에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기뻤다. 그런데 제주도에서의 느헤미야 이사회 일정 중, 그 중 한 장로님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두 곳의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저도 밀접 접촉자이니 속히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해 있으라는 것”이라며 “보건소의 통보를 받고 급히 가까운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택시를 타고 보건소에 가는데, 택시 기사님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택시 기사님도 마음이 찜찜해서인지 차의 창문을 열고 찬바람을 맞으면서 운전을 하셨다. 차 안이 몹시 추웠지만 저 보다 택시 기사님에게 너무나 미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큰 죄인인 느낌이었다. PCR 검사를 하고 돌아왔지만 이사회의 남은 일정을 중단하고 모두 숙소로 돌아왔다. 다들 별일이 없을 거라고 말씀을 해 줬지만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기에 오늘 아침식사를 일행과 함께 하지 못하고 따로 해야 했다. 서글플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말씀 묵상과 설교 준비, 동행일기 나눔 방에서 댓글로 섬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유 목사는 “잠잠히 주님을 바라보니 이 시간이 저에게 힘든 시간이 아니라 너무나 필요한 시간이었고 또한 큰 은혜였음을 깨달았다. 보건소에서 검사 결과가 음성이란 문자를 받고 일행들과 호텔을 출발하는 차에서 다시 만났다”며 “다들 기뻐해 줬다. 웃으며 농담도 하며 공항으로 출발하였는데 그 순간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살 수 있음이 주님께서 허락하신 큰 은혜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곧바로 지난 토요일에 만났던 장로님께 전화를 드렸다. 전화 연결이 되자마자 제 안부부터 물으셨다. 그러면서 너무나 미안해 하셨다”며 “장로님께 몇 번이고 미안해하지 마시고 속히 회복되시라는 위로와 축복의 말씀을 드렸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심정이 어떨지 충분히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조심스럽게 이번 제주도 일정에서 겪은 일에 대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우쳐주시기를 구했다. 순간 사람들이 자기에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스스로 자신이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소리쳐야 했던 성경에 나오는 나환자들 생각이 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심정이 그와 같을 것”이라며 “그러면서 자신의 몸에 손을 대신 예수님의 손길을 경험한 나환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받고 있는 은혜가 그 은혜였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제주도 일정을 통하여 주님은 제가 어떤 은혜를 받고 있는지 새롭게 깨우쳐 주셨다. 늘 속죄의 은혜에 감사한다고 했었지만 이번에 그 은혜를 깊이 경험했다”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를 향한 긍휼의 마음이다. 누구도 남의 일처럼 여기면 안 될 것 같았다. 누구도 그런 일을 겪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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