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미션컨퍼런스
사학미션컨퍼런스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2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기독사학, 사명으로 새롭게!’라는 주제로 제1회 사학미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컨퍼런스는 23일에도 진행된다.

이날 개회예배는 정길진 목사(우리성문교회, 진선학원 이사장)의 사회로 정성진 목사(학교법인 연신학원)의 기도,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 꽃동산학원)의 설교,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한동학원)의 환영인사, 윤남훈 회장(전국초중고법인협의회, 삼산학원)의 축사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김종준 목사는 ‘황금어장’(마4:19)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하나님께서 우리를 학원 선교사로 파송했다. 교회에 모이는 것은 어려워도 학교에 모이는 것은 가능하다. 학원 선교만큼 청소년 선교에 있어 효과적인 것이 없다. 그러므로 학원 선교는 황금어장이라 이름을 붙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 모임을 통해 한 마음이 되어 황금어장인 기독사학법인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학원 선교를 잘 감당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주제강연이 진행됐다. 신국원 교수(총신대 명예교수)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을 토대로 ‘기독사학 정체성’에 대해, 박상진 교수(장신대, 사학미션 상임이사)는 기독사학의 요구 분석 연구를 토대로 ‘기독사학의 발전 과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신국원 교수
신국원 교수가 22일 사학미션컨퍼런스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신국원 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가 한 세기를 넘긴 지금 기독교 문화의 토대는 여전히 탄탄하지 않다. 목적은 학문 연구와 미래 지도자 교육을 통해 기독교 문화의 기초를 세우는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과 사명을 돌아보는 것”이라며 “그 목적을 위해 우리나라 기독교 대학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오늘의 실태를 분석하여 미래를 조망하는 일도 요구된다”고 했다.

이어 “한국사회 고등교육은 근래에 들어 매우 보편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률이 선진국 그룹인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며 “특히 2008년에 83.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980년에 22.9%이었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지난 30년 사이에 약 4배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독교 학교는 백년 전 이 땅에 대학이 시작하던 때부터 고등교육 확장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85개의 4년제 대학들이 있으나 그 가운데 공립은 26개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모두 사립이며 그 중 기독교 대학은 159개교 중 61개로 38.3%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독교 대학은 역사적으로 현재 고등교육에서도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 대학은 세속화로 인해 신앙적 정체성과 비전을 상실함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기독교 대학의 연구와 교육은 지난날의 미션스쿨의 제한된 정체성에서 벗어나 공적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그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 변화가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큰 세계적이며 문화적 변화에 따른 요청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서구에서 중세 중반에 대학이 시작되었을 때 학문 일반과 교육의 근간은 철학과 교양교육이었다. 하지만 18세기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대학 학문 연구와 교육의 기초인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그 기초가 달라졌다. 가장 강력한 영향력은 심리학에서 시회학과 인류학을 거쳐 생태학으로 변화되어 왔다”며 “그에 따라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관심에서 문화 연구로 그리고 이제는 생태학이 모든 연구와 교육의 기반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기독교 대학의 연구와 교육 역시 이 추이에 따른 변화에 부합한 정체성 정립과 소명의 재발견이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기독교 고등교육은 지금 점차 숫자가 줄어드는 학생들을 놓고 대학들 간의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이러한 때 기독교 대학들은 진정한 기독교적 비전과 학문적 탁월성 그리고 질적으로 수준 높은 교육 서비스를 스스로 갖추는 일을 통해서만 앞으로의 생존과 번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기독교 대학들은 고등교육의 장에서 좋은 평가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문적 탁월성과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많은 기독교 대학들은 여전히 기독교 고등교육을 진지하게 반영할 조직적이며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개발해내지 못했다. 그러한 노력이 개인과 기관에 의해 수행될 때에 공동체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일도 여전히 수월하지만은 않다”며 “교회가 기독교 고등교육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해가 낮은 것 역시 낙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 교육은 성취를 자랑할 수 있는 무엇이기보다 추구해야 할 사명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독교적 학문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어렵지만 흥미진진한 과제이다. 기독교 고등교육의 통합적 비전을 깨우고 증진시키는 일은 도전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오늘의 기독교 대학이 신앙의 정체성을 바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성경의 근본 진리인 창조와 타락과 구속의 진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비전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하나님 나라의 근본 속성은 모든 생명이 충만한 번영을 누리는 샬롬이다. 그것이 창조의 본래 목적(창1:26~28, 2:15)이다. 복음은 타락으로 인해 죄와 악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회복시키는 기쁜 소식이다. 성경 전체의 메시지를 생명을 살리고 돌봄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생명돌봄은 곧 지상명령”이라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실천하고 전해야 할 복음의 내용이다. 그것은 또한 기독교 대학의 교육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했다.

박상진 교수
박상진 교수가 22일 사학미션컨퍼런스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두 번째 강연을 맡은 박상진 교수는 “기독교사학이 처한 상황은 초·중·고·대학교가 각각 다르지만 과도한 정부의 개입과 통제에 의한 자율성의 약화로 인해 기독교적 사학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에 해당하는 기독교사학은 1974년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자율성의 침해를 받아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며, 그 이후 사립학교를 정상화시키는 조치가 취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립학교의 준공립화를 고착시키는 사립학교법 개정 및 정책, 제도의 실행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등교육에 해당하는 기독교사학도 등록금 책정을 비롯한 재정과 회계의 국가 통제 강화, 개방이사제를 비롯한 법인 구성의 자율성 박탈, 예배와 종교교육, 교원임용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일방적인 권고, 그리고 공영형 사립대학을 비롯한 사학공영화의 추구를 통한 사립학교 구조조정 등을 통해 존립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학미션은 오늘날 기독교사학이 직면한 외부적 위기, 즉 사립학교법을 비롯한 법과 제도, 정책으로 인한 위기와 내부적 위기, 즉 기독교사학 내의 건학이념 구현 의지 약화, 접촉점을 상실한 예배, 무기력한 신앙교육 및 교육과정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는 “1885년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에 의해 시작된 우리나라 기독교사학의 역사는 이제 136주년을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지역마다 선교의 사명을 지닌 교회들과 헌신된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기독교학교들이 설립되었고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기독교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수많은 기독교 인재들이 배출되어 민족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만이 아니라 해방 이후 작금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사학의 정체성과 건학이념 구현을 어렵게 하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 법이 시행되고 있다”며 “더욱이 최근 국가주도의 교육 정책 및 사학공영화 방안과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을 비롯한 교육 관련 법률 개정은 그나마 남아있던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이로 인해 기독교사학은 그 존립마저 위태로워지게 되었다. 이러한 때에 출범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기독교사학의 정체성을 다시금 세우고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명실상부한 기독교사학으로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사학법인 요구분석 연구는 향후 사학미션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며 “사학미션이 모든 기독교사학들 및 일반사학들과 함께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교회와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이 땅의 기독교사학이 건강하게 회복되어 나아가 부흥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담임, 사학미션 이사)가 ‘기독사학 사명으로 새롭게!’라는 제목의 메시지 발표, 이정미·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홍락 대표, 자정위원회 위원장 김신 전 대법관의 비전토크, 발표자 대담 및 참석자 질의응답이 이어졌으며, 이재훈 목사의 결의 및 마무리로 첫날 컨퍼런스 일정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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