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가 ‘기독교 사회주의의 기원과 문제점’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트루스포럼 토요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 대표는 “기독교 사회주의는 초대교회를 본받는다고 하지만, 국가와 법을 전제로 한 사회주의는 교회 공동체주의와 분명 다르다”라며 “소득 100만원을, 50만원을 내놓는 선행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사회주의다. 이는 결단코 초대교회의 정신과 다르다”고 했다.
이어 “초대교회의 선행은 자율성이 보장돼 있었고, 성령을 받으면서 결단코 인간 자의로 운영되지 않았다. 선량한 양심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인 선행은 기독교적이지만, 법으로 선행을 강제하는 건 잘못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희년제도는 50년이 되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땅을 팔았던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기독교 사회주의자들은 희년제도의 근거인 ‘모든 토지는 나의 것이니…’(레위기 25장 23절)라는 말씀으로 토지공유제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뜻이지, 국가의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국가를 하나님의 위치에 올려다 놓는 것인데, 국가는 하나님처럼 완전하지 않다”고 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은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건 불평등이다. 가장 야만적이고 비합리적인 불평등이다. 불의와 폭력이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착취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임한 게 공산사회주의”라며 기독교 사회주의를 주장했고, 도올 김용옥도 자신의 책 로마서 강해에서 “예수의 일차적 관심은 사회의 구원이며 사회정의의 실천”이라며 두 명 모두가 예수를 민중 운동가로 봤다고 한다.
여기서 김은구 대표는 지난 2011년 이덕주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가 저술한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을 중심으로 기독교 사회주의를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이 책에서 “기독교 사회주의는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대화와 공존을 모색했던 진보적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초대교회 신앙으로 돌아가는 기독교를 기독교 사회주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마태복음 20장 1~6절 말씀에 대해 “일한 만큼 받는다는 성과급의 경제활동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p157)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은구 대표는 “시장경제 안에서 성실히 노력해서 번 돈은 박수를 쳐줄 만한 성경적인 활동”이라며 “구제 또한 성령의 감동 없이는 될 수 없다. 이는 하나님을 강제하시는 분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덕주 교수는 “토지 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 소유주는 수익의 상당부분을 토지세로 내서 사회복지 기금으로 활용하자는 제도… 기독교 사회주의는 이런 토지공개념을 지지한다”며 “그것은 토지공개념이 사회주의적일 뿐 아니라 성서적이고 신앙적이기 때문”(102, 103p)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토지공개념은 토지를 통해 실현되지도 않는 초과 이익에 대해 과세할 수 있어 문제”라며 “토지공유제를 주창한 헨리 조지는 토지의 사적 소유가 불로소득을 발생시켜 진보에 필요한 평등과 자유를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토지를 임대해 발생하는 소득인 지대는 불로소득으로 보고, 이를 모두 사회로 환수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쓸 것을 주장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헨리 조지가 살았던 19세기 말 미국에선 철도 개발로 땅값이 올라 불로소득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토지세를 제외한 근로소득세, 법인세 등에 대해선 과세를 주장하지 않았다”며 “아울러 헨리 조지는 개발된 가치에 대해선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심지어 레위기 25장 29절은 ‘성 내의 가옥’을 희년제도의 예외 규정으로 제시했다. 왜냐하면 개발에 따른 인간의 노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아담 스미스는 자신이 구상한 시장 제도란 ‘보이지 않는 손’을 전제로 했는데, 이는 하나님의 섭리를 말한 것이다. 착취를 정당화한 구조는 아니”라며 “노동에 근거한 정당한 보상을 추구했다. 시장이라는 공정한 제도와 자유로운 개인의 이익추구를 이용해 실현가능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아담 스미스는 자신의 책 ‘도덕감정론’에서 탐욕자본주의를 정당화하지 않았고 독점·로비집단·세금우선권 및 특권·탐욕도 반대했다”며 “건강한 시장을 구축해 개인의 경제적 추구 또한 사회의 도덕적 한계 내에서만 허용하자고 주장했다”고 했다.
아울러 “자율적 시장 질서를 보호할 때 빈곤의 해결을 포함한 사회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고 도덕적으로도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했다. 마르크스와 달리 그는 시장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절대적으로 신뢰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독교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약육강식이라며 나쁜 체제로 오해한다. 이는 본질적 오해를 전제로 깐 기독교 사회주의의 오류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며 “문제는 기독교 사회주의가 분배를 법으로 강제해 선행의 자율성을 박탈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유의지로 이뤄지는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을 왜곡하는 길이다. 기독교 사회주의는 결국 공산주의를 포함한 급진적 사회주의자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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