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명을 가지고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나를 나타내리라 (요 14:21)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다고 입술로만 말하면 주님이 인정하시지 않는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인정을 받으려면 주님이 말씀하신 계명을 지켜야 한다. 계명이란 권위 있는 가르침이나 명령 혹은 위임을 뜻한다. 특히 신의 명령이나 위임을 뜻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면 주님의 계명은 무엇일까? 보통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막 16:15),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는 것(마 28:19), 주님의 어린 양을 먹이는 것(요 21:15), 땅 끝까지 주님의 증인 되는 것(행 1:8)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이런 명령들도 주님의 계명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님이 그보다 앞서 제자들에게 주신 계명이 있다. 요한복음 13장 34절이 바로 그것이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이 계명이 바로 사실은 요한복음 14장 21절의 배경이요, 전제가 되는 계명이다. 제자상호간에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 같은 공동체 안에서 같은 삶의 방향과 삶의 목적을 가졌으니 서로 사랑할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인간은 제자상호간에 사랑하기가 더 어렵다. 그것은 선교명령에 순종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 이유는 멀리 있는 사람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왜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하기가 어려운가? 가까이 있는 사람은 멀리 있을 때 볼 수 없는 죄와 허물이 보이기 때문이다. 죄와 허물이 빤히 보이는 데 사랑하기는 어렵다.
왜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 어려운가?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가까이 있는 사람을 찌를 수 있는 단도를 가지고 있다” 멀리 있는 사람들의 말과 행위로 상처를 잘 받지 않는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사람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러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사람은 밉고 사랑하기가 어렵다.
끝으로 제자 상호간에 왜 사랑하기 어려운가? 그것은 경쟁심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최고가 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리 부족해도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있다. 또한 사람은 근본적으로 이기심이 본성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을 아끼고 자신이 잘 되기를 바라며, 자신이 높아지고 자신이 주목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인간은 토마스 홉스가 이야기한 대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즉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기심에 기초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이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사랑하지 않을 때 사역에 대한 열심과 선교적 열정은 위선이 될 수가 있다. 모든 자기애의 다른 표현에 불과할 수 있다. 예수님은 성경의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바리새인, 서기관들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마 22:36~40). 예수님 말씀에 의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그리고 나보다 이웃을 더 사랑해야 한다. 정확히 표현하면 자기를 사랑한 만큼 이웃을 사랑하면 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자신을 위해서 그럴 수 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어떤 면에서 신앙의 척도가 될 수 없다. 가장 정확한 척도는 이웃을 사랑하는가 이다. 즉 서로 사랑하는가 이다. 서로 사랑! 이것이 한 사람의 신앙의 척도며, 성숙의 척도이다. 특히 이것은 예수님이 죄인들을 위해서 성육신하시고 자기 목숨을 내려놓으신 것을 알지 못하면 결코 실천할 수 없다. 따라서 서로 사랑하는 것을 보면 그가 정말로 예수님을 잘 알고 기독신앙의 정수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다. 다른 모든 부분이 잘 되더라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안 되면 그는 신앙의 정수에서 빗겨나간 셈이다.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서로 사랑하면 주님이 사랑하실 것이라고 하셨다. 서로 사랑하면 주님이 자신을 그에게 나타내시겠다고 하셨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주님이 삶에 나타나기를 원하는가? 그러면 주저 없이 서로 사랑의 길을 걸으라! 조덕삼 장로는 자신의 마부 출신이요 같은 장로였던 이자익을 목사로 섬기고 모든 물질을 지원했다. 하나님은 그를 축복하사 그의 삶과 그의 후손의 삶을 축복하셨다. 정말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의 나라에서 인정받고, 또한 축복을 받기 원하거든 서로 사랑하라!!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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