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회포럼(오병욱 대표)이 28일 오전 11시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 천안교회(이재황 목사)에서 ‘보편적 고통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라는 주제로 2021 미포 2차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발표에는 하재성 교수(고신대)가 ‘목회적 관점에서: 가정과 관련해서 교회는 어떻게 보듬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김민석 박사(스턴렌보쉬대 공공신학센터 연구원)가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시대적 고통에 공감하는 교회인가?’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하 교수는 “시장 및 여론조사와 교회 마케팅 전문기관인 미국의 바르나(Barna)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가운데서도 55%의 미국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영적 상태, 건강 상태, 재정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으며, 43%의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이런 필요들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고 응답하였다”며 “비록 코로나로 정기적인 모임에 참여할 수 없는 성도들이 많아 33%의 목회자들은 제자 양육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그 외 66%의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위한 1:1 양육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특히 “SNS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비대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여 영상예배와 심방, 훈련과 소그룹 모임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계속해 가려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염 위험, 격리와 거리두기, 사회적 모임 제한 등의 방역 정책 한가운데서 생계 활동을 하는 성도들의 삶은 훨씬 치열하며,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들과 위험에 노출되어 왔다”며 “경제 활동의 위축으로 재정적 손실을 본 것은 보통이고, 청년들의 실업과 취업 기회 위축, 노인들의 고립과 우울증, 학부모들의 자녀 돌봄과 교육 부담, 감염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등 예배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성도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고민과 갈등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 교회와 목회자의 적절한 관심과 영적 돌봄이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비록 성도들의 고통을 즉시 해결해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목회자의 사역은, 예일대학교의 목회상담학자 제임스 디테스(James Dittes)의 말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현실을 (스스로) 진술하게 하도록 격려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키며, 필요할 때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돕는데 깊이 헌신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따라서 목회자가 섬길 수 있는 영적인 자원들과 교회가 제공하는 공동체 자원은 감염병 가운데 고통과 손실을 겪는 성도들로 하여금 고통 속에서의 감사, 영적 의미의 회복, 코로나 이후의 회복에 대한 소망을 유지하게 해주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류 사회 전반이 재편되는 듯 새로운 시대를 지나면서 목회자의 영적, 목회적 돌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비록 성도들을 매주일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시대에 어려운 목회를 하고 있으나, 그럴수록 목회자의 개별적이고 공동체적인 영혼 돌봄은 더욱 많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목회적 돌봄의 핵심은 경청과 공감”이라며 “손실 혹은 상실 가운데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경청해 줄 수 있는 상담자이며, 더더욱 신앙적 관점에서 자신을 공감해줄 수 있는 목회자의 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 코로나 시대에 목회자는 순수한 보편적 복음의 진리를 더 깊이 연구하고 성도들을 가르침으로서 믿음의 가정들에 대한 참된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 비록 성도들이 겪는 고통에 개별적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지만, 목회자에게 더 핵심적인 역할은 성경 텐스트에 더 큰 특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그 전제하에서 목회자의 경청은 깊고 공감적이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가 인도하는 예배는 초월자를 경험하는 보편적인 영적 의식이면서 예배자들과 가족들의 개별적 고통을 담아내는 산 자들의 경배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목회자는 개개인의 침묵을 만들어내는 고통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인식하고, 성도들을 주도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심방의 권한과 임무를 신중하게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감염병의 상황에서 일부 교인들이 두려움과 염려로 대면 심방을 거절할 때 그것 또한 존중하며 다른 방법을 찾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목회자의 임무”라고 했다.
또한 “Baxter의 말처럼 목회자는 잘 경청하고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윤리적 의무를 준수하되, 고통이나 트라우마로 의미생성 기능이 무너진 교인들이 서로 도와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의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충분히 경청함으로써 영적 의미 생성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목회자가 함께 탐색하며 고통을 겪는 가족들과 함께 발견해가는 영적 의미는 슬픔과 트라우마를 이겨 낼 힘을 준다”며 “특히 미래를 잃고 죄책감을 괴로워하는 코로나 이후 세대를 위하여 목회자는 개별적 고통에 함께 참여하면서, 그리스도인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와 하나님의 이야기를 통합적으로 풀어 낼 수 있도록 격려함으로써 고통의 이유보다 더 중요한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사역을 계속해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발표로 김민석 박사는 “교회는 그 사용하는 언어를 듣는 대상에 따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 신앙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교회의 성도들에게는 전문적인 신앙의 언어, 성경의 언어로 충분하다”며 “그러나 사회와의 대화 속에서 기독교 신앙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그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설득되지도 않고 결국 대화는 그대로 종결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기독교인을 포함한 사회와 대화 할 때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한다. 이것이 공공신학이 추구하는 지점”이라며 “즉, 공공신학은 기독교 전통과 교리를 다른 학문 분과의 지식과 논리체계를 사용하여 비기독교인들이 이해할 수 있고 설득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기독교가 바로 공적 종교이며, 교회는 항상 공적 교회였기 때문”이라며 “교회는 세상에서 완전히 고립되어 세상과 상관없이 그들만의 삶을 사는 존재가 아니다. 교회는 오히려 그들의 삶을 영위하는 세상을 더욱 하나님의 나라에 가깝게 변화시키는 것을 추구한다. 따라서 교회는 매우 개혁적이며, 선지자적이다. 방향을 잃은 세상을 향해 성경에 근거한 올바른 길을 제시해준다. 현대 사회는 매우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에 교회가 참여하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 한국을 비롯한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고통을 당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특별히 경제적, 심리적 고통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이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공공신학적 논의”라며 “교회는 경제적 약자들의 생명 담보를 위해 국가에 호소해야하며, 나아가 교회의 재정을 통해 직접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회 공동체가 가진 특별한 사귐의 은사를 통해 우울과 고독에 빠진 우리의 이웃을 돌보고, 하늘 소망을 전해 주어야한다. 이것이 현대 사회가 교회에 바라는 점이며, 교회를 이 땅에 세우신 하나님의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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