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하게 분열해 동역자 의식 상실
한국교회 전체 공동체, 심각한 위기 직면”
정 박사는 이 인터뷰에서 “한국교회의 위기는 오늘날 교회의 공동체성과 공공성 상실에 있다고 본다”며 “‘공동체성 상실’이란 한국교회가 내적으로 너무 심하게 분열해 복음의 동역자 의식을 상실한 채, 교회의 분파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이며, 서로가 경쟁자가 되어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공성’의 상실은 한국교회가 오늘날 사회적 공신력을 잃고, 우리 사회로부터 심각한 불신을 받게 된 문제”라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우리 목회자의 비윤리성과 비도덕성에 관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성과 공공성 상실의 근본 원인은 지나친 개교회주의적이며, 개교파 주의적인 한국교회의 모습 때문”이라고 했다.
정 박사는 “교회의 전체성은 망각한 채, 개체교회의 독립성만 강조하거나, 개교파의 독립성만을 주장하는 모습에서 한국교회 전체의 공동체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며 “그것은 교회를 공동체의 공적인 것으로 여기기보다 사적인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모습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달리 말하면, 이러한 모습은 한국교회 공교회성의 상실을 의미하며, 반대로 그 회복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것을 뜻한다”며 “(그래서) 현실적으로 한국교회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의 위기문제를 거론하며, 그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한국교회의 연합성을 말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예수 사랑에 근거한 관용적 태도 갖고
신학적 이념대립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이를 위해 정 박사는 “우리 모두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제 자매들로서 하나인, 교회 전체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교회 내적으로는 교회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며, 교회 밖으로는 대사회적으로 더 어필할 수 있는 선교(전도)전략과 목회전략을 새롭게 모색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결국,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며, 공교회성 회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본다”며 “죄를 회개하고 마음을 주님께로 되돌리는 새로운 신앙각성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안으로 ‘교회의 공동체성’을 일깨우고, 그에 알맞은 새로운 교회개혁이 뒤따라야 하며, 목회자의 인간성을 바꾸는 새로운 영성 운동과 함께 목회자 재교육이 대대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에 먼저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적어도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며 “첫째는 인격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에 근거한 관용적인 삶의 태도를 지니는 일이며, 둘째는 신학적인 이념대립을 극복하도록 힘쓰는 노력”이라고 했다.
정 박사는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신학 사상은 매우 이념화(이데올로기화)되어 있다. 물론 사이비 이단 종파의 신앙을 분별하고 기독교 복음의 진리를 방어하기 위해 우리 지도자들에게는 신학사상적인 교리의 이념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이런 이념적인 신앙사상을 정통주의 개혁주의, 복음주의, 자유주의 등등의 표현에서 만나게 되지만, 신앙실천과 관련해서 이 모든 이념적인 표현들이 상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리고 지금까지 교파의 우월성을 강조하던 개혁주의, 정통주의 등, 교파절대성의 의미는 이미 상대화되었음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할 기독교 신앙 진리의 절대적인 것은 교파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삼위일체 하나님과 성경의 복음의 진리뿐이라는 사실을 오늘날 기독인 대부분은 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정 박사는 “여기서 오늘날 우리는 지나치게 이념화된 신학사상의 대립은 뛰어넘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라며 “지나치게 이념화된 신앙 교리에 매여, 서로 대립하며 다투며 교파분열의 명분으로 삼았던 지금까지의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행동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신사학사상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라며 “다만 이 시대에는 우리를 용납하시고 사랑해 주신 그리스도를 통한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 보여주는 복음의 관용으로, 이념적인 신앙대립을 극복할 줄 아는 성숙한 신앙의 통찰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교파분열의 중요한 명분으로 삼았던 신학적인 교리 이해의 차이를 극복해 갈 수 있는 여지를 거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 우리는 나누어진 교파끼리 서로 대립하면서 다르다는 말만 계속 주장해 오지 않았나? 그러나 그들이 정말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멍에를 함께 지고 갈 수 없는 분들인지를 이 시대는 다시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지도자들이 올바른 복음의 정신, ‘우리 모두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형제연합의 정신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진해 갈 때, 그 극복의 분명한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로교회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존중
대정부, 대국제, 대북한 등에 한 목소리를”
구체적 전략으로 그는 “현재 300여 개의 교파로 갈라진 대한예수교장로회 그룹들이 하나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며 “300여 개로 분열한 한국 장로교회는 다행스럽게도 역사적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존중을 표방하고 있다. 이것을 근거로 하여 하나의 통일된 장로교회로 통합하기를 바라며, 참으로 신앙의 교리적 이해 차이와 분열의 명분을 극복하기 어려운 교단들은 서로의 신앙과 분열의 역사성을 존중해, 서로 연대하여 협력하는 협의체로 결속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서로 연합하고 연대하여 무엇보다도 교단 내 목회자 간의 경제적인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시급히 찾아내야 한다”며 “목회자의 최저 생계비를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은퇴 목회자의 은급 제도를 보장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 박사는 연합한 한국교회가 향후 감당해야 할 책무로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전 세계를 향한 복음 선교(전도)의 방향(전략)과 방법 제시 △북한 돕기 등 전 세계와 이웃을 섬기는 사회 봉사 실천 △복음 진리 수호와 이단(사이비 종파) 방어 △기독교 신앙의 표준과 통일성 준비 노력 △대정부, 대국제, 대북한 등 사회적·정치적·신앙적 일들에 대한 공동 대응이 그것이다.
특히 “북한 정부의 비종교적이며, 비인권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로 지적해야 한다”며 “또 최근 사회적 주제가 된 동성애 문제, 코로나 팬데믹 문제 등에서 한국교회가 문제해결의 기독교적 방안을 제시할 때 한국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은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팬데믹서 국가 방역 정책에 적극 협조하길
자연 포함한 총체적 우주적 구원 인식해야”
현재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선 “한국교회는 국가 방역 정책에 조언할 뿐 아니라, 적극 협조해야 한다. 특히 의사들과 간호사의 수고를 격려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비상의 경우에 한국교회는 무조건 종교의 자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천하보다 귀한 것이 인간의 생명’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예수님의 말씀에도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오늘날 팬데믹의 원인은 전 세계 기후변화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그간 인간이 경제적 이윤추구의 대상으로만 인식하여 자연을 무자비하게 개발하고 파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그간 한국교회는 자연생태계에도 정의로운 인간의 윤리적인 책임이 요구된다는 것을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 박사는 “그러므로 차제에 한국교회는 자연 피조물들도 썩어짐의 종노릇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해방을 기다린다(로마서 8장 19~22절)는 사도바울의 복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인류의 구원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의 구원에도 힘쓰는 신학적 성찰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한국교회는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단순한 인간의 영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 자연 피조물까지도 포함한 총체적인 우주적 구원임을 인식하고, 이러한 구원론의 새로운 통찰을 일깨우는 노력을 전 세계의 교회, 우리 이민사회의 교회들과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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