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지구 경계 지역에 위치한 비전성온교회(김인희 목사)가 29일 불시에 철거되면서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도를 요청해 왔다.
2006년 현 위치(인천 서구 불로동 462-4번지)에 개척된 비전성온교회는 260여 평 토지와 축사를 임차 후 리모델링하여 60평 규모의 단층 건물로 설립됐다. 성도는 50여 명이며, 코로나 상황으로 예배는 20여 명이 드리고 있다.
김인희 목사는 30일 “목요일마다 학교에 가는데 29일 새벽 6시경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저녁기도회를 드리기 위해 돌아왔을 때 교회가 없어졌다”며 “당장 예배드릴 데가 없어 예배 장소를 구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와 성도들은 이날 저녁 6시 50분경 교회에 도착했을 때, 예배당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폐자재만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주저앉았다. 교회 집기는 29일 오후 2시쯤 5t 트럭 4대에 실어 옮긴 것으로 보이며, 연안부두 창고에 집기를 보관 중이니 한 달 내 찾아가라는 연락을 30일 오전에 받았다. 마당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트램펄린도 설치해 놓았으나,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비전성온교회는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지구 내에 있으며, 관할 세무서에 등록된 교회로 2014년부터 김 목사가 인천도시공사 측에 종교시설의 손실보상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토지보상법에 종교시설의 보상항목은 특별히 없다”며 “다른 지역의 토지 보상(대토)과 관련해서도 협의양도인 종교용지 공급자격을 드릴 수 있으나, 종교용지의 소유자이거나 종교건물 소유자여야 하는 기본사항에 해당이 안 되어 안타깝지만 해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소유자는 보상을 받고, 교회는 감정평가를 통해 4,800만 원이 나왔는데 찾아가시지 않아 법원에 공탁한 상황”이라며 “또 자진이전 기간 동안 안 나가셨기 때문에 무단점유 임대료가 계속 발생하면서 인천도시공사가 공탁금을 압류했다. 그런데 이제 강제집행비용까지 청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2년 전에도 강제집행 하루 전 취소하고 말로 설득해보자고 했었다. 이번에는 인천지방법원 집행부가 갑자기 집행일을 정했다”라며 “도의적으로 (사전) 통보했으면 원만했겠지만, (교회 측에서) 와서 집행을 방해하셨을 것이고 그러면 저희가 공사를 못 한다. 검단신도시에서 유일하게 남으신 분으로 (공사에) 지장을 주고 있어 신속한 집행을 위해 별도 안내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근래 집행에 들어간다’고 여러 차례 문자, 카톡을 남기고 찾아도 가서 안내해 드렸는데, ‘알아서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다”고 말했다.
김인희 목사는 “교회 개척 초기에 토지와 축사의 소유권을 얻고자 했으나 주인이 소유권 이전을 원치 않아 어쩔 수 없었다”면서 “인천 시민의 주거 안정과 행복을 위해 신도시를 만든다고 하면서 인천 시민이 모여 기도하는 교회를 없애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안타깝다. 저와 성도들이 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비전성온교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인이 대부분이지만 교인 헌금의 80% 이상을 선교비, 구제비로 사용하고, 선교 목적의 부업장 4곳을 열어 교인들의 자립자활을 돕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라오스에 마스크 7만 장, 필리핀에 4만 장을 보내고, 국내 이주민 사역지에도 마스크를 지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태국 우돈타니에 라오스교회 교사들을 교육하는 선교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내외 선교에 앞장서 왔다.
GH선교회(대표 단현철 목사) 이사이기도 한 김인희 목사는 “15년 전 불로동에 선교를 모토로 교회를 개척하고, 성도들을 교육하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교회를 다시 세우기 위해 5~6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기도하면서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김인희 목사 pmki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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