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표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표지. ©자료사진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김일성 회고록은 역사 왜곡의 전형이다, 전쟁범의 날조된 선전물 출판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30일 발표했다.

언론회는 “최근 전쟁범인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발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혼란을 겪고 있다. 이를 출판한 측은 ‘이 기록은 (김일성)이 1920년대 말엽부터 1945년 해방의 그날까지 20여 년간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싸워 온 투쟁기록을 고스란히 녹여 낸 진솔한 내용을 수채화처럼 그려 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김일성의 회고록에 담긴 1926년은 김일성이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때이다. 그런데 그가 조선로동당의 뿌리이며 혁명 역사의 출발이라는 반일 청년 투쟁 조직으로 ‘타도 제국주의 동맹’을 결성했다는 것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라고 했다.

이들은 “김일성의 회고록은 한 마디로 북한의 공산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하여 날조, 왜곡, 그리고 개인의 우상화를 위하여 만들어진 대외 선전용일 뿐”이라며 “그런데 이런 책을 북한에서 미화한 그대로 대한민국에서 출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국민을 너무나 우습게 본 것”이라고 했다.

언론회는 “이런 사정 때문에 2011년 대법원에서는 이 책을 ‘이적 표현물에 해당 된다’며 법적인 판단을 내린 바 있다”며 “우리나라의 법률에는 ‘반국가 단체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하고, 고무 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한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혹자들은 김일성의 회고록이 너무나 허황되고 그들의 우상화를 위한 것으로, 오히려 그 책으로 인하여 북한의 실체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럴듯한 말”이라며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 셋, 넷은 모르는 것이다. 이 책의 출판을 허용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첫째는 우리나라의 법치주의가 무너진다는 것. 이들은 “우리나라는 북한의 3대 세습과 1인 절대 독재와는 다르게 법률을 통하여 국가의 질서를 세우고 국가를 운영한다”며 “그래서 법률에 의하여 이런 이적물(利敵物)이 제한되고 있는 것인데, 이를 외면하면 법률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고 범법적인 행위들이 줄지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둘째는 이런 이적물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 언론회는 “개인적으로는 많은 책을 사지 않는다고 하여도, 특정 이념에 경도된 교육감과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이적물을 구입하여 학교 도서관에 비치할 것”이라며 “도서관에 이런 책이 있어 접하게 될 경우 얼마나 많은 순진한 아이들이 왜곡된 이념 선전물에 오염되어 결과적으로 희생되겠는가”라고 했다.

또 “셋째는 역사관이 훼손될 것이다. 이런 저급 환타지 같은 것들도 인정하자는 것은 이미 1980년대부터 나온 주장으로, 소위 ‘내재적 접근법’을 말한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자는 주장”이라며 “이런 것까지 받아들인다면 역사 해석은 엉망이 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바르게 해야 되지 않는가”라고 했다.

끝으로 넷째는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킨 특급 전범이라는 것. 언론회는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지금까지도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라며 “그런 김일성의 회고록(내용은 왜곡과 날조)을 우리 땅에서 발행한다는 것은 그의 범죄행위를 용납하고 덮어주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라고 했다.

언론회는 “따라서 정부와 사법부는 이런 책이 출판된 동기를 파악하여 적법하게 처리해야 하며, 국민들과 학부모들은 이런 이적물로 인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이 왜곡되고 날조된 출판물에 의한 역사적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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