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물론이고, 생각하지도 못한 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마비된 것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계획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 해결의 작은 실마리라도 얻는 것이다. 분명한 답을 생각할 수 있다면 불확실한 상황을 인내하고 버티는 데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믿음으로 살고,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한다고 하지만, 당장 마주한 현실의 벽이 높게만 느껴진다. 뿌연 안개 속에서 어디로 갈지 막막한 사람처럼 암담한 현실에 믿음마저 잃어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답 없는 삶을 살아가는 동료 그리스도인 형제와 자매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7쪽)
“그리고 답 없는 현실 속에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랑하고 인애를 베푸는 삶을 선택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12쪽)
저자 김형익 목사는 ‘시작하는 글’에서 말하고 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답 없이 막막한 삶, 거기에서 느끼는 암울한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위로를 얻고 소망을 보며, 주어진 길을 열심히 걸어가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러한 위로는 자신이 가진 어떠한 능력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다. 립서비스 하듯 막연하게 잘 될 것이라고 말만 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의 위로는 근본적이고 영원한 위로다. 철저하게 창조주 하나님에게서만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성경을 통해서만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고, 삶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근거를 성경에서 끌어내어 이야기한다. 성경의 인물들이 살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상황과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만 막막하고 암울한 현실에 처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그들도 비슷한 상황에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성경의 인물들은 암담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이끄셨는지를 이야기한다. 암담하고 막막한 삶을 빠져나가는 것은 결국 그들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며, 하나님의 끊임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의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삶에 적용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진정한 위로와 소망, 믿음의 길을 찾도록 안내하고 있다.
『답 없이 살아가기 답 없이 사랑하기』는 총 4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각 장에서 말하는 주제는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하지만 여전히 이끄시는 하나님을 믿고, 그 뜻에 합당한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거기에 위로가 있고 소망이 있다고 말이다.
“믿음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거나 부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하면서 사는 것입니다.”(51쪽)
암울하고 막막한 현실에 있는 나오미와 룻을 이야기하면서 믿음을 말한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에게 피해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바른 것인지 질문하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직 하나님께 질문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이다.
“답 없이 산다는 것은 현실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되, 내 옆에서 나와 함께 쓰라리고 답 없는 삶의 과정을 지나는 형제들에게 헤세드를 베푸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88쪽)
‘보아스와 룻’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을 넘어서는 공동체적인 교회를 말한다. 내 옆에 있는 이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이웃 사랑, 진실한 사랑의 밑바탕이 되는 마음이다. 산상수훈에서 말씀하신 애통해하는 모습일 것이다.
“마라에서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엘림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누리는 삶입니다.”(128쪽)
‘마라와 엘림’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다. 마라에서 경험하는 어려운 삶은 저주의 삶이고, 엘림의 풍부한 삶은 은혜와 축복의 삶이라고 여기는 것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마라와 엘림 모두 하나님의 은혜가 있는 곳이며, 어느 곳이든 하나님의 뜻이 있기에 축복의 자리라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물질의 문제를 다루면서 그리스도인에게 물질은 목적이고 목표가 아닌 수단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한다. 주신 것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선한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시각을 바꾸어야 합니다.”(170쪽)
저자가 독자에게 말하는 것은 새롭고 특별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신앙인이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많이 들어 본 것이다. 그러나 내 것이 되지 못한 것, 잊어버렸고 생각하지 않았던 그리스도인의 참된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성경의 가르침으로, 바른 믿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여전히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느끼고, 갈 길의 방향을 잡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답 없이 막막한 세상에 혼자 서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손잡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진정한 위로를 얻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세상, 이런 현실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다.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십니다’라는 고백뿐일 것이다.
비록 한 권의 책이지만 막막하고 뿌옇게 보이는 현실에서 작은 불빛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만이 진정한 위로와 소망이라는 것을 깨닫고, 삶에 적용함으로 변하기를 소망한다. 현실을 이겨내는 진정한 위로가 있기를 말이다.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대표), TGC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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