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 이하 여가부)가 ‘가족 변화에 맞추어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필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13일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여가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경선 차관 주재로 ‘가족 관련 법령 개선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여가부는 “간담회는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건강가정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보도자료에서 “현재 국회에는 가족의 정의 확대, ‘건강가정’ 용어를 가치중립적인 용어인 ‘가족’으로 변경,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통합 근거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강가정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계류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인순·정춘숙·서정숙·이양수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9개의 관련 법률안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중 특히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정춘숙 의원안은 △“‘가족’이라 함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를 말한다”는 ‘가족’에 대한 기존 정의를 삭제하고 △“누구든지 가족의 형태를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새로 들어가 교계에선 “동성결혼 합법화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여가부는 “개정 법률안은 혼인과 혈연 중심의 관점에서 형성되고 유지되어 온 우리 법과 제도는 1인 가구, 노인 가구, 동거 가족 등의 비중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가족을 ‘비정상 가족’으로 구분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여가부는 국가인원위원회가 지난 2005년 ‘건강가정’과 상반되는 ‘건강하지 않은 가정’이라는 개념을 도출시키므로 중립적인 법률명으로 수정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덧붙여 놓기도 했다.
이 밖에 여가부는 자체 조사한 것을 인용해 △혼인이나 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하는 비율이 69.7% △함께 거주하지 않고 생계를 공유하지 않아도 정서적 유대를 갖고 친밀한 관계이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하는 비율이 39.9%라고 했다.
이어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92.7%가 △이혼 또는 재혼에 대해 85.2%가 △성인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에 대해 80.9%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48.3%가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며 “비혼 출산·동거 등 가족 형성의 다양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가족의 형태와 규모,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가족 관련 법·제도 및 정책도 현실에 맞도록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가족이 존중받고 편견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을 개정하고, 모든 가족을 위한 보다 보편적인 지원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장종현·이철 목사)은 얼마 전 발표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반대 성명에서 “개정안은 ‘혼인’과 ‘가족제도’를 기초로 한 ‘건강한 가정의 구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다”며 “‘가족’의 정의규정을 의도적으로 삭제함으로써 동성혼을 합법화하려는 의도가 보이기에 더욱 심각하다”고 했었다.
특히 “최근 여성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따르면, 가족의 구성방식을 혼인·혈연·입양으로 규정한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에 ‘사실혼’을 추가해, 비혼·동거 가정도 가족 범주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법이 여가부의 의도대로 개정되면 동성 동거자는 사실혼 관계로 해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교총은 “헌법과 민법, 건강가정기본법으로 체계화된 ‘혼인과 가족’이라는 신성한 헌법적 가치관을 허물고 동성혼 가족을 가족의 형태로 포괄하고 이에 대한 차별금지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은 위헌적인 과잉 입법 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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