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가톨릭 신학자이자 교수이자 사제였던 한스 큉((Hans Küng) 박사가 별세했다. 향년 93세.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큉 박사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튀빙겐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큉 박사는 가톨릭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1962-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최연소 신학자로 참여했다.
그는 1928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태어나 로마 교황청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뒤, 1954년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이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과 가톨릭 대학에서 수학했고, 1957년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9년까지 루체른에서 사목 활동을 하다 1960년부터 독일 튀빙겐 대학교 신학 교수로 재직했다.
“교황에겐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교황 무류성 교리를 정면 비판하는 등 로마가톨릭 개혁에 앞장서다, 1979년 12월 교황청 신앙교리성에 의해 설교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제직은 유지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뉴스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고인이 된 신학자는 신앙과 자연과학 간 대화를 되살리고 과학적 사고와 관련해 합리성과 ‘하나님에 대한 질문’(Gottesfrage)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라고 밝혔다.
뉴욕 유니언 신학교 예수회 신학자인 로저 해이트(Roger Haight)는 “한스 큉 박사는 신학자, 에큐메니스트, 종교가, 그리고 마침내 인류의 도덕적 지도자로서 놀랍도록 생산적인 경력을 쌓았다. 가톨릭교회, 기독교, 기타 종교와 모든 인류는 인식 가능한 방식으로 그로부터 수혜를 받았다”라고 글을 남겼다.
가톨릭 고위 당국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큉 박사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저술을 남기고, 가르치고, 비평하는 일을 계속했으며 사제로 남았다.
큉 박사는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에는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 교단 간 화해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교황청을 향해 1521년 가톨릭교회에서 파문당한 마르틴 루터를 복권하자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종교개혁 시기 교황청이 내린 모든 파면 결정을 취소하고 개신교와 영국 성공회 성직자 직제와 상호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을 인정하자고 제안했다.
큉 박사는 지난 2016년 국립가톨릭리포터(National Catholic Reporter)에 “많은 가톨릭 신학자들은 내가 받은 제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오성 이데올로기를 더 이상 비판적으로 연구하지 않는다. 하이어라키(hierarchy)로 인해 교회와 사회에서 인기 없는 주제는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톨릭의 역사’, ‘한스 큉의 유대교’, ‘한스 큉의 이슬람’, ‘한스 큉의 그리스도교’, ‘중국 종교와 그리스도교’, ‘교회란 무엇인가’, ‘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 ‘왜 나는 아직도 기독교를 믿는가’, ‘현대신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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