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4명을 비롯한 8명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애틀랜타 총격 사건 이후 미국 곳곳에서 추모집회와 아시안 혐오에 대한 반대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교회들도 지역 구분 없이 실제로 다가온 아시안 혐오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뉴저지한인교회협의회(회장 이정환 목사)는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아시안인 혐오 범죄 어떻게 대응 할 것인가?’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갖는다. 줌(Zoom)을 통해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에 대해 뉴저지교협은 “미국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해 교회가 가질 수 있는 대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애틀랜타 총격 사건 이후 미국 내에서 아시안 혐오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오히려 아시안들에 대한 혐오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는 사건들이 미주 곳곳에서 연달아 발생해 크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일에는 LA한인타운 인근에서 산책 후 귀가하던 60대 한인 남성이 흑인 여성으로부터 벽돌로 머리를 맞아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목격자인 딸의 진술에 의하면 한인 남성이 집에 가까이 왔을 때 누군가가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소리를 쳤고 현관 인터폰을 누를 때 뒷머리를 가격 당했다. 40대인 용의자는 쓰러진 피해자를 한 차례 더 가격했다.
21일에는 LA인근인 다이아몬드바 지역에서 아시안 혐오범죄 중단을 위한 시위대를 향해 차량이 돌진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50대인 백인 용의자는 거칠게 운전하며 중국을 비난하는 욕설을 했고 교차로를 건너는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위협하듯 몰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유턴해 한 차례 더 시위대를 위협했다.
뉴욕에서도 아시안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뉴욕의 한인타운인 플러싱에서 34세의 아시안 남성이 신원미상의 한 남성으로부터 아시안 혐오 욕설을 들었고, 맨하탄 애스터플레이스에서는 혐오범죄 반대 시위에 참가하던 36세 아시안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 앞서 20일에는 뉴욕 F전철에서 한 백인 남성이 중국계 20대 여성에게 방뇨하는 사건도 있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주말 사이에 뉴욕에 접수된 아시안 혐오범죄가 5건 이상이다.
한미연합회(KAC), 뉴욕한인회 등 미국 전역의 한인회들은 오는 26일을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 및 치유의 날’(Stop Asian Hate National Day of Action & Healing)로 정하고 전 미주 지역과 전 세대를 아우르는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애틀랜타 희생자들을 위한 대규모 추모식도 함께 진행한다.
LA교협 회장을 지낸 바 있는 신승훈 목사(주님의영광교회 담임)은 이번 미국 내 아시안 혐오 범죄와 관련, 본지와의 통화에서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미국에 인종차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 사는 우리 모두가 느끼고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 목사는 “이제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아시안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인종차별로 인해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대처해야 한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다민족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미 주류 사회뿐 아니라 비주류 사회와도 끊임없이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행동이 필요할 때임을 강조했다.
장기적인 해결책과 관련해서는 “인종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나라에서는 범국가적이고 범민족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가는 인종차별 금지와 관련된 법을 제정 및 집행해야 하고, 학교에서도 이웃화합에 대한 부분을 교육해야 한다. 교회에서는 복음을 기초로 이웃사랑을 가르쳐야 한다. 나라와 학교, 교회와 가정에서 교육이 이뤄진다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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