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보고서 공개 코앞인데 2019 보고서 22일 업로드
통일부 관계자 “단순 누락, 다른 이유는 없어” 해명
“1년 지났는데 이제야 누락 사실 인지? 말도 안돼”
미국 국무부가 곧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통일부가 2019년 보고서의 북한편을 22일 뒤늦게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통일부는 홈페이지의 ‘북한인권기록센터’ 자료실을 통해 이전 보고서들을 게시해 왔는데, 2019년 보고서를 약 1년이나 지나 올리자 “‘북한인권기록센터’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업무 방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미 국무부는 해당 보고서를 지난해 3월 11일 공개했었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실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까지만 해도 통일부의 해당 웹 게시판에는 2019년 보고서가 업로드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지 의원실은 “통일부가 유엔결의문, 남북한교류협력 등의 일반적인 자료들은 계속 공개하고 있으면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침해 실상이 담긴 해당 보고서만을 (그 때까지) 업로드하지 않았다”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뒤늦게 해당 보고서를 올린 이유에 대해 “매년마다 미 국무부가 발표하면 주기적으로 항상 올려왔던 것인데 (2019년 보고서는) 단순하게 누락됐던 부분 같다”며 “다른 이유는 없다. 단순 착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보고서가 나온지 약 1년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누락 사실을 알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북한 인권을 소홀히 다루는 현 정부의 전반적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인권법 제13조에 따르면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과 인권 증진을 위한 정보를 수집·기록하기 위한 기구다.
지 의원실은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북한인권법 제13조에 따라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해야 하지만 공개보고서를 단 한 차례도 발간하지 않았다”며 “통일부와 집권 여당이 우려하는 것은 미 국무부 국가별 인권보고서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조사보고서에 담긴 북한 인권 침해 등의 기록들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참혹한 실상들이 그대로 공개되면 문(文)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도 약화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항상 자유롭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의 ‘2019 국가별 인권보고서’ 북한편에 따르면, 북한은 1949년 이래 김씨 일가가 지배해온 권위주의 국가이며, 임의적 처형, 정부에 의한 강제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보위 조직에 의한 임의 구금, 정치범수용소를 포함한 가혹행위, 표현의 자유 및 언론 그리고 인터넷에 대한 제한과 검열 및 사이트 차단, 평화적 집회 권리와 결사의 자유까지 침해하고 있다.
지 의원실은 또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편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나 나올법한 이러한 인권침해 실상들이 미 국무부 한국편 2020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담겼다는 사실”이라며 “21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 이례적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 탈북자 단체들의 인권활동 제약 등의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성호 의원은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 때문에 항상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을 2천5백만 북한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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