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남해살이
    고향 진해는 4월이 아름답다. 따뜻한 훈풍이 불어오면 벚꽃 소식을 맨 먼저 알려 준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지난겨울이 따뜻해 봄이 일찍 찾아와 고향 벚꽃 개화 소식도 어제 뉴스에서 보았다. 만개한 벚꽃이 도시를 가득 채울 때는 다른 화사한 도시로 변모한다. 지금은 지자체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축제를 계절마다 많이 열고 있다. 외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지역민의 수익을 창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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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온다
    완연한 봄이다. 낮 기온이 15도. 사람들은 봄날을 맞으러 나간다. 산수유 가지마다 노오란 이파리가 움터 올라 호수공원 나들이객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시의 폐와 같은 생태공원의 주말은 봄으로 충만하다. 지난겨울 한파도 자취를 감추었다. 겨울비가 진눈깨비로 변하더니 봄눈으로 쌓이기도 했는데 이제 봄이다. 이런 계절의 순환을 보며 우린 희망을 품는다. 겨우내 가슴에 남은 삶의 생체기도 곧 사라지..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생명 예찬
    고향에서 초등학교와 중·고교를 동문수학했던 절친의 최근 근황을 들었다. 두 딸들이 30대 후반에 결혼해 큰 딸이 외손녀를, 둘째 딸이 외손자를 낳아 육아 중에 있다고 했다. 4세와 2세인데 얼마나 보고 싶은지 퇴근과 동시에 외손주를 보러 매주 한 집에 한 번씩 보러 간다고 했다. 두 딸이 늦게 결혼하기 전까지는 반려견과 십여 년을 동거했다. 지금은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긴 했지만 다른 반려견을..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선한 양심
    어제 오후 비가 내리고 도로는 젖어 있었다.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하고 막 도로에 진입해 불과 100여 m를 가서 신호등 앞에 서있는데 마주 오던 승용차 운전자가 운전석의 창을 내리고 나를 향해 무어라고 외쳤다. 나는 창을 내리고 소리를 들었다. “유류 주입구가 열렸어요” 나는 감사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신호등 네거리를 지나 적당한 위치에 차를 세웠다. 유류 주입구가 열려 있었다. 아마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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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상과 환상
    사람은 상상하는 동물이다. 상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상상의 결국이 인류에 해악을 끼치기도 하고 유익을 끼치기도 한다. 최근 서점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벵하민 라바투트의 “매니악”이란 소설이 있다. ‘매니악’이란 말은 ‘미치광이’를 뜻한다. 이 소설이 다루는 주제는 과학의 진보가 이성의 광기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걸고 있다. 즉 과학적 발전이 숭고한 이념이나 공익적 목적이 아니라 몇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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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지변·인재지변
    신년 첫날 가까운 일본에서 비보가 날아왔다. 7.6 강도의 지진이 이시카와 현을 강타해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뉴스였다. 계속해 여진이 일어나고 있는 재난 지역의 파손된 처참한 광경과 시민들의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이 TV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사망자는 220여 명이 넘었고 부상자는 천여 명이 넘고 무너진 가옥이 3만여 채이며 이재민은 수만 명이 된다고 한다.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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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가 바늘이 되다
    아침 일찍 서둘러 일어나 서울 가는 고속버스에 올랐다. 고대 안암병원 신장내과와 비뇨기과 정기진료를 위해 가는 길이다.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왔다. 순환기내과와 소화기과도 정기진료를 다닌다. 오늘은 8시간 금식 후 채혈과 소변검사, 비뇨기 검사를 위한 CT 촬영도 있다. 그리고 두 시간 후에 검사결과를 보면서 각각 담당 교수에게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강남고속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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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
    올 들어 가장 추운 나날이지만 강원도는 신나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 다시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구 반대편에선 전쟁으로 평화가 깨어지고 있지만 강원도는 평화를 구축하는 평화의 제전을 치르고 있다. 평화는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너와 내가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 진정한 평화이다. 이번 청소년동계올림픽 슬로건은 “함께할 때 빛나는 우..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시대의 스승
    청년 시절 함석헌 선생의 강연에 참석해 본적이 있다. 민주화를 위해 투사로 나선 분이라 형사가 강연장 뒤편에 서있었지만 하실 말씀을 다하셨다. 3선을 위한 개헌의 불법성을 거론하셨다. 강직하고 엄한 어투로 강연장을 가득 채운 청년들 가슴에 불을 질렀다. 길고 흰 수염을 날리시면서‥ 진정한 자유와 민주가 무엇인지 설파하신 시대의 스승이셨다. 원주에 있는 가나안 농군학교를 어렵게 찾아갔던 적이 ..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통일의 아미(army)
    작년의 마지막 날,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회사인 X(옛 트위트)에 한반도인 남북한의 야간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불빛이 환한 한국과 평양으로 보이는 일부 지역 외에는 캄캄한 암흑으로 뒤덮인 북한, 극도로 대조적인 사진이었다. 머스크는 이 사진을 발표하면서 “미친 아이디어: 한 국가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재로 반씩 쪼개어..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어게인
    새해가 밝았다. 다시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다가와서 지나가는 게 아니라 여기에서 누리는 것이다. 철학적인 말로 실존을 살아가는 것이다. 새날은 새로운 실존이다. 이제부터 이 새로운 실존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선택에 달려있다. 나의 선택이 나를 만든다. 나의 실존을 어떻게 시작할 건가, 이것이 문제다...
  •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아직 늦지 않은 미래
    2023년, 한 해를 살아오면서 숱한 소식을 맞았다. 무엇보다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전쟁이었다. 만화나 영화처럼 포탄이 떨어지고 건물이 파괴되고 인명이 살상 당하는 장면을 매일 뉴스와 미디어 매체로 들었다. 전쟁에 대한 세계인의 분노와 시위 소식도 매일같이 들려왔다.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이 유린 당하는 비극을 대책 없이 바라만 보았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생명과 문명, 자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