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옷에 덥수룩한 수염이 아닌 새하얀 방역복을 입은 산타, 순록이 이끄는 썰매 대신 킥보드를 타고 선물을 나르는 산타… 코로나19로 인한 이색적인 풍경에 지역 주민들이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주민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거리를 활보하는 산타들에게 반가움을 표했다.
행복한교회는 2003년 개척 이후 매년 성탄절에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직접 만든 음식으로 한끼 식사를 대접하는 ‘따뜻한 밥상’ 행사를 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올해 ‘따뜻한 밥상’을 할 수 없게 되자, 고심 끝에 방역 나눔, 비대면 나눔 등의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방역 산타 역할을 맡은 교회 청년들은 오전 일찍부터 직접 소독기를 들고, 골목 구석구석을 소독했고, 이어 사전 신청을 받은 여러 가정들을 돌며, 방역을 이어 갔다. 방역을 마친 후에는 성도들이 만든 성탄 축하 떡케이크를 나눴다.
이들은 과자와 음료, 마스크(KF94) 등이 들어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를 직접 들고, 지나는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이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으로 멋을 낸 차량을 타고 초등학교 주변을 찾아 아이들에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갖가지 모습으로 등장한 산타들에 주민들도 환호를 보냈다. 한 주민은 “코로나가 오래 지속되며, 동네와 사람들의 분위기가 매우 침체 됐었는데, 오랜만에 동네에 활기가 생긴 것 같다”며 “잊지 않고, 매년 지역을 위해 헌신해 주고 계신 행복한교회가 있어 우리 동네의 행복이 커지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행복한교회는 이 지역 주민들에 ‘꽃 많은 교회’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매년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교회 주변을 감싼 수많은 꽃들은 이 동네의 또 다른 명물이 된 지 오래다.
교회 설립부터 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행복한교회는 매년 12월 둘째 주를 구제주일로 정하고 있으며, 이날 모인 헌금으로 연 4회 정도 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목사는 “사실 우리 교회는 매우 작은교회다. 하지만 나누다보니 크고 작은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더라”며 “나눔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성탄의 나눔으로 지역 주민들이 잠시라도 웃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라며 “새해 하나님의 치유하심으로 사람들이 코로나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