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신학대학협의회와 한국신학교육연구원이 4일 오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단기념대강당에서 ‘코로나 이후 대학교육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2020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먼저 경건회 시간에 설교를 맡은 권용근 총장(영남신학대학교)은 ‘위기와 학습’(마14:22~3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권 총장은 “스승 중에서도 가장 좋은 스승은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교육을 통해서 사람을 변화시키고 이끌어 보려고 하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우리가 되돌아보면 감당할 수 없는 위기를 통해 비로소 변하게 된다. 왜냐하면 변하지 않고는 새로운 시간들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바뀌어야 만이 새로운 시간을 감당할 수 있고, 이러한 면에서 위기는 가장 훌륭한 교실이자 스승”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이 내가 하는 것 같고, 가르치는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 도우시지 않으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우리들의 삶의 한계를 보게 된다”며 “어쩌면 한국교회가 오병이어 사건 이후 혼미해진 제자들처럼 부흥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교만함과 하나님 앞에 하나님 없이 갈 수 있다는 우리의 신학이, 코로나19로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하면서 교회란 무엇이며,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코로나 사건을 통해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정말 믿음으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우리가 믿음을 놓칠 때 ‘코로나’라는 바다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믿음을 통해 나아갈 때 코로나를 통해 한국교회와 대학이 더 새로워지고, 그 다음 사역을 감당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강사로 나선 김선배 총장(한국침례신학대학교)은 ‘신학대학교의 패러다임 변화: 개인지성을 넘어 집단지성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김 총장은 “코로나19로 대면과 비대면의 교육환경을 경험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대학은 다문화와 복합문화, 융합과 소통인데 교류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습자의 피동성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대학문화를 살리면서 학문간의 교류를 원활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이 시점에 교육의 패러다임이 전환해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문에서 중요한 것은 변증과 토론이다. 변증과 토론이 활성화 될 때 교수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에 활발한 교류와 토론이 원활해진다. 침신대의 사례를 들자면 성서와 사역 현장의 융합을 들 수 있다”며 “교육 당국의 법적 기준에 맞추는 과정 운영으로 신학대학 고유의 특성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고, 목회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교육과정이 부족하다. 이에 먼저 성서신학 강화를 통해 신학의 기본적 토대 마련이 필요하고, 또 사역 현장과 밀착된 실천신학 교과목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성서와 사역 현장의 융합으로, 사역현장과 밀착형 교과목을 개발하고 목회자의 실제적 자질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안목회와 창업선교, 예배와 CCM, 영상과 미디어, 스피치 훈련 등이 바로 그것”이라며 “이로인해 설교자로서의 역량이 향상되고, 목회 현장에서 문제해결 능력의 증진과 통전적 신학교육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또 “교수학습방법의 혁신으로 탐구와 소통으로 학습하는 ‘창의적 집단지성 수업’(C-LTM) 방법을 개발했다”며 “강의 중심의 지식 전달 교습 방법은 한계가 있다. 학생중심의 토의법, 자기주도적인 학습 방식으로서 ‘Teaching’이 아닌 ‘Learning’ 중심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C-LTM은 교수와 학생이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가 배우고, 학생의 창조적인 사고와 다양한 관점을 키워 주도록 하며, 교수가 학습설계자와 학습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며 “수강신청 전 교과목 소개 영상을 제공하고, 10주 이상 C-LTM교육을 실시하는데 매주 선행학습을 위한 자료제시 및 학생들의 학습활동이 포함되고, 한 주차 수업 시 70 퍼센트 이상 토론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그는 “교육환경의 혁신으로 어느 곳이든 학습공간인 캠퍼스가 되도록 했다”며 “학생들은 기존의 경직된 도서관이나 강의실을 탈피하여 카페공간에서 학습을 하고, 전통적인 교육 환경은 학습자를 관성에 빠뜨려서 창의력 계발 저해는 물론 집중력마저도 소진하는 역작용을 하기 때문에 학습, 놀이, 휴식 등이 균형 잡힌 창의적 공간, 소통 협력의 공간, 공유 확산의 공간, 공유 확산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교육 정책과 대학교육의 변화로서 한국의 대학구조와 이를 주관하는 교육부의 개입은 일본의 대학구조와 매우 유사하며, 학과별, 전공별 평가 기준 대신에 획일화한 기준을 통한 평가는 각 대학 고유의 특화된 장점을 배제하고 객관성 없이 대학을 서열화하게 된다”며 “사장경쟁 원리에 대학을 맡기고 대학 자체의 자정 능력을 신뢰하면서 대학이 변화되도록 유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학대학교는 목회자와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는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학생들이 먼저 성경을 바로 알고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그리고 시대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내용, 교수학습방법, 교육환경의 변화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고범석 박사(한국교육방송공사 소프트웨어교육팀 팀장)가 ‘코로나19와 대학교육’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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