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사도행전 2장 1-6절
성경에 보면 난해구절이 많이 있는데, 사무엘상 28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되었던 사울왕은 초창기에는 겸손하게 국정을 운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교만해졌고 권력의 노예로 전락하게 되었다. 특히 말년에는 블레셋과 결전을 벌이게 되었는데, 그때 블레셋의 엄청난 군사력을 본 사울 왕은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승산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제서야 하나님을 찾았지만 하나님께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다급해진 사울왕은 죽은 사람에게서 귀신을 불러낸다는 한 무당을 찾아가서 죽은 사무엘의 영을 불러 줄 것을 요청한다. 사무엘은 자신을 기름 부었던 선지자였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사울왕의 부탁을 받은 무당은 사무엘을 불러서 자신의 입으로 사무엘의 말을 전해 주게 된다.
그래서 이 본문이 이해하기 힘들다. 하나님의 종, 선지자의 영이 어떻게 일개 무당에 의해서 불러내 질 수 있는가 하는 말이다. 그런데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불러낸 사무엘의 영은 금방 거짓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무엘상 28장 13절에 보면 “왕이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무엇을 보았느냐 하니 여인이 사울에게 이르되 내가 영이 땅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았나이다 하는지라” 무당은 사무엘의 영이 땅에서 올라왔다고 했다. 이 말은 무당이 거짓말이었다. 아니면 무당이 무언가를 불러내었다면 사무엘의 영이 아닌 거짓 영이었다. 왜냐하면 전도서 3장 21절에 보면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 백성들의 영이 땅으로 내려가지 않고 하늘로 올라가는 사건들이 기록돼 있다. 하나님께 쓰임 받았던 성경의 종들 중에 죽음을 보지 못했던 사람이 두 명이 나오는데, 엘리야와 에녹이다. 이들은 하늘로 올라갔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이다. 요한복음 6장 51절에 “나는 하늘로서 내려온 산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오셨고, 구속사역을 마치시고 하늘로 다시 승천하게 되셨다. 그렇다면 신자는 어떻게 되는가? 계시록 7장에 보면 구원받은 백성들의 무리가 궁극적으로 하늘에 있는 보좌 앞에서 영원토록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여기에 진리가 있다. 신자가 지향해야 할 삶은 이 땅의 삶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는 삶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골로새서 3장 1-2절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즉 하나님 백성의 모든 근원도 하늘이고, 최종적인 목적지도 하늘나라는 뜻이다.
오늘 본문은 오순절날 성령의 강림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성령의 강림 사건은 교회의 탄생을 말하고 있다. 이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서 교회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한 성령의 능력은 공동체뿐 아닐 개개인의 삶도 능력 있는 삶으로 변화시켜 놓았다. 도대체 어떤 현상이 나타났기에 놀라운 변화를 이루게 된 것인가? 1절에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 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했다고 말한다. 급하고 강한 바람은 성령의 역사를 형태화해서 나타낸 것이다. 급하고 강한 바람, 즉 성령의 바람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늘로부터 내려왔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성령님은 땅에서 올라오거나 옆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옴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성령의 역사는 인간에 의해서 비롯된 사건이 아니다. 하늘에서부터 하나님이 친히 이루시는 것이다.
우리는 팬데믹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 무엇인가? 하늘의 능력을 구해야 한다. 이 땅의 것들로 이 땅의 문제들을 풀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방법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하늘로부터 임하는 성령이 임할 때 나타나는 열매는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첫째, 3절에 불의 혀 같이 갈라지는 것들이 각 사람에게 나타났다. 불이 혀 같이 갈라지는 방언을 말한다. 둘째, 11절에 하나님의 큰일을 말하기도 한다. 하나님의 비전을 보기도 하였다. 셋째, 새 술에 취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성령의 역사를 술에 취했다는 말로 비유했다는 것은 성령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는 뜻이다. 술을 취하면 인간의 힘이 사라진다. 새 술에 취했다는 것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성령의 능력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이때 우리가 사모해야 할 것은 하늘로부터 임하는 성령이다. 하늘로부터 임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이 땅을 살아가려고 해도 힘이 없다. 내 안에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늘로부터 임하는 능력을 힘입어야 한다. 그때 방언과 같은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비전과 꿈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성령의 능력으로 이 땅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늘로부터 임하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펜데믹을 이겨내고 절망 가운데 소망을 이뤄가길 축복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