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의 저자 이철환 작가가 있다. “연탄길”은 수십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이철환 작가의 글은 따뜻하고 위로가 있고 뭉클한 감동이 있다. 그런데 이철환 작가에게도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가? 연탄길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를 찾아다녔는데 어느 곳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출판사에서 5번 거절할 때마다 “내 원고의 어느곳이 문제냐고?” 물어보았단다. 그러면 거의 답변을 안 해주는데, 해주는 곳이 있더란다. 피드백을 듣고 수정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연탄길 원고가 더 완성도 있게 탄생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고난이 축복이 된 것이다.
예능 프로 중에 “히든 싱어”를 종종 본다. 히든 싱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의 노래를 가지고 원조 가수와 모창자들이 경합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번 시즌에서 김연자와 화사를 제외하고 진성, 비, 백지영, 김원준 같은 대표적인 가수들이 떨어졌다. 모창자들이 원조 가수보다 더 원조 같은 노래를 부른 것이다. 히든싱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인이고, 스타를 꿈꾸는 무명의 가수들이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원조 가수들을 이기고 우승할 때마다 그들의 감격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이 프로가 인기 있는 이유는 시청자들도 모창자들처럼 언젠가는 인생의 무대에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까 스튜어디스를 오랜 시간 준비했던 한 청년이 항공사 채용이 없어지면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지 몰라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 현실을 보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성경은 고난 뒤에 영광이 있다고 말씀한다. 지금 우리가 당하는 고난은 장차 받을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날 수만 있다면 고난이 축복이 되는 기적이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오늘 본문에 보면 인생의 문제와 씨름하는 한 여인이 나온다. 아이를 낳지 못해 사무엘상 1장에서는 한나가 슬퍼하며 울지만 2장에서는 한나가 노래한다. 기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럴 수 있다. 오늘은 슬퍼하고 낙심할 수 있지만 내일은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한나처럼 기적을 경험하는 인생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예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2절에 보면 엘가나에게 두 아내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한나와 브닌나이다. 한나의 이름이 먼저 언급되는 것으로 볼 때, 한나가 첫 번째 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곧바로 두 여인의 이름 순서가 바뀐다. 한나가 자식을 낳지 못하니까 브닌나가 먼저 나온다. 당시 문화에서는 아이를 낳느냐 못 낳느냐에 따라서 여인의 사회적 신분과 집안에서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음에도, 엘가나와 한나는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3절에 보면 엘가나가, 매년 한 번씩 가족을 이끌고 실로로 올라가서 하나님께 예배하며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엘가나가 매년 예배하며 제사를 드렸다는 것은, 엘가나가 율법에 순종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엘가나는 가족 모두가 정기적인 예배를 드리도록 가정을 이끌었던 것이다.
한나가 임신하지 못한 것도 힘든데, 브닌나가 한나를 괴롭힌다. 6절에 매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 한나를 자극하고 격노케 했다. 어떻게 괴롭혔을까? 유진 피터슨이 번역한 메시지 성경에는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한나의 경쟁 상대인 브닌나는 한나를 모질게 조롱하고 아픈 곳을 건드려,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자녀를 주지 않으신 것을 계속 의식하게 했다”. 한나가 참 불쌍한 것은,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 예배할 때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는 예배드릴 때 이런 조롱과 괴롭힘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예배드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브닌나같은 사람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조롱해도 예배를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온라인이든 현장이든 예배드리는 것을 멈추지 말길 바란다.
몇달 전부터 가정 예배를 매일 드리게 되었다. 마태복음 1장을 묵상하는 날이었다. 잘 아는 것처럼 마태복음 1장은 족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1장을 묵상하고 돌아가면서 나눔 시간을 갖는데, 7살 된 아들이 1장에 보니까 “낳고 낳고 낳고”가 계속해서 나온다는 것이다. 성경 관찰을 잘했다. “낳고 낳고가 계속 나오는 것처럼 우리도 성경을 읽고 읽고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에 충실한 해석은 아니지만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아이들의 나눔 속에 생각지 못한 깨달음을 얻을 때가 종종 있다.
사무엘상 1장 5절과 6절을 보면 반복되는 말씀이 있다. 5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니” 6절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 브닌나가 괴롭혔다고 말한다. 한나의 문제가 하나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성경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한다. 이유가 뭘까? 저자는 한나의 문제가 여호와로부터 왔다면 여호와만이 한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아픔도, 우리의 문제도, 하나님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를 바란다. 코로나도 경제적인 문제도, 질병에 대한 치유도,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진로의 문이 닫혀 버린 젊은이들, 교회에 올 수 없어서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때에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엘가나와 한나처럼, 예배의 자리에 나오는 것이다. 주변의 조롱이 있어도, 예배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예배드릴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주시고, 놀라운 기적을 베풀어 주실 줄 믿는다.
최철준 목사(지구촌교회 젊은이목장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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