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05회 총회가 28일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이다. 총대들은 전국 23개 교회에 흩어져 총회에 참여했다.
개회예배에선 제104회 총회장 육순종 목사가 ‘주께로 돌이키사 진리와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예레미아애가 5:21, 요한2서 1:3, 누가복음 15:2)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육 목사는 “코로나19는 인간의 자업자득이다. 더 이상 인간의 무한욕망의 질주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창조세계의 경고다. 코로나19는 예언자”라며 “성서에서 예언자는 인간의 거짓된 삶을 고발했고 하나님께 돌아오라고 선포했다. 코로나19는 인간의 멈추지 않는 욕망에 대한 경고다. 결국 우리 삶의 방향 전환은 존재의 근원이신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개는 수동태다. 성령께서 주께 돌이킬 마음을 주셔야 우리는 돌이킬 수 있다. 우리 삶을 주께로 돌이키는 은혜를 하나님이 주기시를 바란다”며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탕자의 죄는 허랑방탕하게 살았던 게 아니라 아버지 없이 살아갔던 것이다. 그는 아버지 집에 돌아와 함께 살아야 했다. 이것이 참된 회개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살면서 절망하는 건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내 안의 깊은 곳과 연결되며 사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 내면 깊은 곳에 거하신다. 아무리 사용해도 고갈되지 않는 자비와 사랑의 샘을 마련해 두셨다. 그곳이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며 “코로나19 시기는 우리가 불확실한 삶에서 사랑과 진리와 자비의 샘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
육 목사는 “삶의 의미, 존재의 의미를 묻는 현대인들이 존재의 근원인 하나님께로 돌아가려고 할 때 우리는 그 물음 앞에 잘 준비돼 있는가? 하나님께로 잘 오도록 신학적 길을 잘 닦아두었는가?”라며 ”우리는 삶으로 그리스도를 보여줘야 한다. 세상은 우리 교인을 통해서 살아계신 예수님을 보고 싶어 한다. 주께로 돌아가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로 살아가는 삶이다. 이는 이웃의 손을 잡아줄 때, 내 지갑을 열어 이웃과 나눌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이 일상에서 시작하는 복음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후 총대 642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105회 신임 임원단 선거가 진행됐다. 신임 총회장에는 단독 입후보한 이건희 목사(청주제일교회)가 찬성 558명, 반대 82표를 얻어 당선됐다. 신임 부총회장 선거에선 단독 입후보한 김은경 목사(익산중앙교회)가 찬성 543표, 반대 91표를 얻었고, 김철수 장로(동촌교회)는 찬성 584표, 반대 55표, 무효 3표를 얻어 각각 목사·장로 부총회장에 선출됐다.
3파전이었던 총무 선거에선 기호 2번 김창주 목사(무임)가 당선됐다. 전체 642표 중 과반수인 367표를 얻었다. 이어 이훈삼 목사(주민교회)가 190표, 이성진 목사(제주남부교회)가 82표를 얻었다. 기장 총무는 4년 임기제다.
앞서 신임 총회장 이건희 목사는 공약사에서 “코로나19는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정복하려던 결과다. 1666년 당시 영국 런던은 페스트로 인구 중 20%가 목숨을 잃고, 교회당 88개 전소됐다”며 “그럼에도 아이작 뉴튼은 전염병으로 낙향한 뒤 미적분, 중력의 법칙 등을 발견했다. 페스트가 없었다면 사과나무 아래서 중력의 법칙을 발견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극은 공포와 연민을 가지게 하지만 근본적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기준을 발견하게 한다. 사명을 가진 우리교단이 한국의 교회를 바르게 이끌고 생명지향성을 사명으로 재확인해야 한다”며 “갈대상자 속의 어린 모세처럼 우리가 교회와 민족이 탄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희망을 주는 일에 여러분과 함께 동행 하고 싶다”고 했다.
신임 목사 부총회장 김은경 목사도 “이 시간은 하나님의 사인과 뜻을 밝히 알아서 변화해야 하는 때다.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 같이 기장의 역사 안에서도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하늘의 뜻은 예수의 성육신이다. 지극히 연약함과 병듦을 고치셨던 예수님을 우리 지체들이 드러내는 게 교회의 건강성을 드러내고 회복하는 것이다. 생명과 평화의 씨를 심어서 의를 이루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신임 장로 부총회장 김철수 장로는 “코로나19로 매우 어려운 때다. 이를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하고 준비해왔다. 내가 섬기고 있는 대구동천교회는 올해 90주년을 맞이했다”며 “1976년부터 예수를 처음 믿은 이후, 회사 직원들을 전도하며 하나님께로 바르게 인도하는 인생을 살아왔다. 이것이 기초가 돼서 장로가 되고 노회와 총회를 봉사할 기회를 얻어서 감사하다. 코로나19라는 비상한 시대, 기장총회를 확실히 섬기고자 한다”고 했다.
신임 총무 김창주 목사는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린다. 기장 총회로 선출해준 모든 총대원들과 기장 공동체원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선택이 희망의 시작이자 추락한 한국교회의 위상을 세우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나는 부족하다. 여러분의 지도와 사랑을 부탁드린다.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자. 기장을 세워가는 일을 함께 해가자”고 했다.
제104회 총회장 육순종 목사는 “차기 총회장은 더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다. 차기 총회장은 코로나 한복판에 있다. 많이 기도하고 격려해 달라”며 “한국교회의 향도 역할을 잘 하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한편, 이날 총회는 오후 4시 45분에 정회했다. 총회는 내달 19일 속회돼 정치부·선교부·국제협력부·교육부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총회 마지막 날인 내달 20일에는 법제부·신도부·재정부 안건을 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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