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100인의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선언문’에 반박
“안전한 낙태는 거짓말… ‘태아 죽일 권한 달라’는 것
강간이나 산모 위험 등 극단적인 경우들 들어 선동
남의 자식까지 키우자는 데 용기 내 볼 생각은 없나”

낙태 태아 생명
©뉴시스

케이프로라이프 여성 및 청년 단체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로 국회가 올해 연말까지 형법 낙태죄를 개정해야 하는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28일 발표했다.

이들은 “호주제 폐지운동에 참여했다는 공로를 이용하여 낙태죄 전면 폐지 악법 선동에 앞장서는 100인의 여성 인사들에게 고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는 ‘호주제 폐지 운동을 함께한 여성 100인’이 27일 언론에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선언문’을 배포한 데 따른 것이다.

여성 100인은 이 선언문에서 “호주제 폐지에 대해 격렬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여성들이 호주제로 인한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며 “어떤 여성도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도록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는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케이프로라이프 측이 일종의 반박 성명을 발표한 것. 이들은 여성 100인에 대해 “낙태죄 폐지가 호주제 폐지처럼 여성을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킨다고, 변화는 두려운 것이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과연 그럴까”라고 물었다.

이들은 “당신들이 여성들에게 가자고 하는 새로운 세상의 모습은 과연 어떤 세상이란 말인가? 낙태가 자유한 세상에서 여성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며 “그대들 정도의 지적 수준이면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라는 말 자체가 정치적인 언어임을 알 것이다. 낙태 자체가 여성의 몸과 마음을 망가지게 하는 것이지 안전한 낙태는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어 “여성들은 낙태를 하는 이유로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들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여성들을 돕기 원한다면 이 문제를 국가가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에 대해 말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라며 “그런데 주장하는 것은 단 한 가지 ‘태아를 죽일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것밖에 없으니 그 저의가 심히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또 “낙태죄 폐지에 찬성하는 대중들의 질문은 세 가지다. ‘강간당해 생긴 아이를 낳으란 말이냐?’, ‘산모가 위험한데 낳으란 말이냐?’, ‘왜 여자만 책임져야 하는가?’ 이 말만 들어도 많은 여성들이 선동 당했다는 것이 증명된다”며 “강간,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산모 위험, 부모의 전염성 질병까지 이미 모자보건법에 낙태가 허용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알려주지 않고, 낙태죄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로 오히려 강간이나 산모 위험 등의 극단적인 경우들을 들어 선동해 왔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여성만 낙태로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므로 강력한 남성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낙태죄 유지를 원하는 우리 여성들도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사회지도급 인사라는 여성들과 여성단체들이 내야 할 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 팩트”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들이 주장하는 낙태 허용은 원하면 누구든지 낙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오로지 자신의 편의에 의한 낙태 결정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과연 성관계의 주체인 남녀의 편의에 의해 잉태된 생명을 죽이고 없애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가?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100인의 여성들이여 여기에 답하라”라고 했다.

또 “임신중단, 재생산권! 일반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들의 용어로 사람들의 사리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그대들 지식의 활용 방식인가? 임신중지는 또 뭔가? 죽인다는 것에 대한 일말의 양심인가? 비범죄화는 또 뭔가? 낙태법의 입법 목적이 ‘태아의 생명 보호’인데,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여성의 상황으로 논점을 바꾸면서 낙태를 정당화하고 국가의 ‘태아생명보호’ 의무를 희석시키려는 저의가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들은 “100인의 이들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한다. 악한 행동에 선동되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부끄러운 짓”이라며 “기껏 내자는 용기가 자기 뱃 속에 있는 아기를 죽이자는 것이냐? 키우기 어려운 아이들을 기꺼이 함께 키우겠다는 용기는 내지 못하는가? 키울 수 없는 여성들의 아기를 우리가 서로 도와 키워주자는 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니겠는가? 남의 자식까지 키우자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를 내 볼 생각은 없는가”라고 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생명을 해한 자들은 악인으로 남고, 어려움 속에서도 생명을 구한 자들은 후대의 귀감이 된다. 당신들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나는 원치 않는 아기들은 없애도 된다는 데 앞장섰다’고 기억되길 원하는가”라며 “후손들에게 그들의 존재 가치는 ‘부모가 임신 당시 원했는냐 원치 않았는가에 달린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고 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들은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려는 우리 여성들은 그 생명 자체의 가치를 인정한다. 우리 여성들은 모든 생명은 평등하며 존중받고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법은 한 번 제정되면 그것이 일으키는 파장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악법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말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지금 학교 성교육은 ‘성은 즐거운 것, 자신이 원하면 성관계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고, 학생인권조례에 임신, 출산까지 인권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면서 “성교육의 주제는 성폭행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란다. 이들이 보는 세상은 온통 성폭행이 난무하여 강간으로 인한 원치않는 임신들로 괴로워하는 여성들만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강간으로 인한 낙태는 전체 낙태의 0.3% 미만이다. 낙태 전면 허용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그 이상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소수의 여성단체의 소리만 듣지 말고 생명을 지키려고 하는 건강한 많은 여성들의 소리를 경청하라”며 “임신 14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면 살아남을 태아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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